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아내와 자식에게...

섬돌 2009. 3. 20. 09:07

  

 

 고종 32년 12월 백정의 면천을 허락하고, 칠립을 쓰게 했다.

 옛 풍속에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백정은 감히 칠립을 쓸 수 없었으며, 오직

패랭이만 썼다.

 이에 여러차례 지시하여 칠립을 쓰도록 권장하여 백정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으나,

그들은 의심하고 두려워하여 감히 쓰지 못하고 후일에 쓰겠다며 결코 쓰지 않았다.

                        << 梅泉野錄, 매천야록 >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시절, 천민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후사가

두려워 감히 칠립(갓)을 쓰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옳은 일일지라도 백성의 마음이 돌아서기 전에 바로 고쳐야하거늘 민심이

돌아선 뒤에,  때 늦은 계획과 보완은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가정일도 나랏일과 다르지 않아 매사에 관심과 배려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하거늘 어찌 허투루 살아가랴.

 

 아내와 자식에게 모범이 되는 가장은 되지 못할 지언정, 부끄럽지 않은 아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