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수제자 자로가 지방관직에 나아갔다.
그는 수해를 대비하고자 백성들을 징발하여 치수공사를 했는데, 그들이 너무
가난하여 배고픔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에, 자비를 털어 식량 한포대와 음료수 한통씩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공자가 제자 자공을 시켜 그 식량과 음료수를 거두어 들이도록 했다.
자로는 화를 내며 공자에게 달려와,
" 스승님, 저는 장마철을 대비하여 가난한 백성들을 징발하여 치수공사를 하였고,
백성들이 너무 가난하여 식량을 나누어 주었는데, 왜 자공을 시켜 훼방을 놓으십
니까? 스승님께서는 제가 '인'(仁)을 베푸는 것이 마음에 드시지 않으십니까?
인(仁)의 도(道)를 늘 가르치시던 분이 스승님 아니셨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백성이 굶주리는 처지라면, 어찌 임금에게 아뢰어 구제수단을 강구하지 않는게냐?
그 일을 게을리하면서 사재를 털어 백성을 구제하려는 것은, 곧 임금을 무시하는
처사요, 백성으로 하여금 그대만을 고맙도록 여기게하는 매명행위(賣明行爲)로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으니, 당장 중단하면 상관없겠으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실각하고 말것이야."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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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백성을 궁휼히 여기는 자로의 성품도 가히 높이 사야만 하겠으나, 혹여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이 개인에게로 돌아감에 있어 나라에 불충할 수도 있고,
나아가 자신의 공적으로 치부될 수도 있음을 경계함이리라.
또한, 후자의 경우 타인의 시기와 모략에 말릴 수 있음도 주의를 주고 있음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현세에도 이는 변함이 없어, 공인은 일을 함에 있어 나라와 대의를
앞에 두고 생각하고 처신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공자가 자로에게 마땅히 신하가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하여 가르쳤다면, 이글에서 나는
자식된 자로써 부모를 공경함에 있어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칭찬받게 하지는 못할
지언정, 최소한 욕 먹히지 않게 해야할지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세상 생각한 대로 살아지기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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