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남기기(친구)

2009년 비젼교무 여름유구 여행

섬돌 2009. 7. 21. 21:15

오랫동안 기다려 온 유구의 원동&금화법우 시골집 가족여행!

몇 해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안마당과 대문 앞 - 그래도 여러 법우들이

낫을 들고 힘을 보태니 그럴듯한 집 두채가 마당에 들어서고........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찡그린 하늘을 이고 차령산맥이 집 뒤를 호위한 채 우뚝이 버티고

서 있있습니다. 그 골짜기를 따라부는 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술잔을 들이켭니다.

 

 

 

복분자주의 달콤함에 이내 전신에 퍼지고 나근해질 때쯤 뜰채를 들고 냇가로 고기잡이를 나갔습니다.

들녘엔 벌써 벼이삭들이 아이들 허리만큼 자라 푸르름이 가득한데, 동네 강아지들만 꼬리를 흔들며

달아나며 짖어댈 뿐, 조용하기만 한 마을길을 따라 얼마를 내려가 물에 발을 담굽니다.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이내 정신이 번쩍듭니다.

원동법우가 동네 물고기들을 불러모으고, 나는 뜰채로 연신 고기를 잡아내니 어느덧 양동이

수북히 고기가 채워집니다.

 

 

해물 찜에 삼겹살에 닭백숙 그리고 금방 잡아 끓인 어죽까지 웰빙 먹거리와 곁들인  복분자

술잔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밤늦은 시간,

금방 먹어 본 어죽 맛에 아이들을 데리고 랜턴 불 밝히고 다시 고기잡이를 나가

어둠속에 허우적대며 냇가를 오릅니다.

즐겁고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밤공기를 타고 멀리 메아리쳐

울립니다.

밤이 깊어가자, 다들 잘 집을 찾아 들어가고.......        

 

밤새 비바람에 모두 안녕들 하신지......

쪽빛 하늘을 닮은 닭의장풀 꽃잎이 밤새 내린 비로 더욱 맑고 싱그럽게 아침인사를

보냅니다.

뚱딴지 꽃을 닮은 노란 원추천인국(?)꽃들이 담장 가득히 하얀 개망초 꽃들과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구름사이로 고개 내민 고운햇살에 몸을 말리고 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집 저집에서 고개를 빼꼼이 내밀며 서로들 정겹게 아침인사를 나누고, 미경법우와 형옥법우가

만든 닭죽이 만들어지고......

푹 고은 닭백숙에 녹두와 찹살과 가시오가피를 넣고, 그 속에 따뜻한 마음까지 가득히 담아내 온

아침밥상 - 길 건너 띠안 마을까지 새벽바람으로 달려가 법우들에게 주려고 얻어 온 금화법우의

김치와 아내의 오이지 무침까지 곁들이니.......

아! 밤새 비바람 속의 고생도 단숨에 사라지고, 살가운 법우들의 정성으로 즐겁고 행복한 아침을

열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조금만 배려와 나눔이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포만감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아내가 만든 양념으로 법우님들이 밤에 잡아 온 고기로

또 어죽을 끓이고.......

다른 이들은 물가에 평상을 펴고, 남은 닭죽과 술과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커다란 개울가 버드나무그늘 아래에서 따가운 햇빛을 피해 즐기며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원동법우내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물가에 가득합니다.

우성이가 물놀이를 하자고 자꾸 덤벼듭니다.

한참을 둘이서 물장구도 치고 물싸움도 하며 보냈습니다.

 

 

 

마음씨 고운 원동법우 내외의 정을 듬뿍받고 돌아오는 길엔 고랭지 감자도 한바구니씩

담아들고 올 수 있었음도 그들의 넉넉한 마음 담아 온 게지요.

집뒤 동해사의 비구니 사찰 여인네의 손길을 닿아서 였을까.....

단아하고 평온한 사찰이었습니다.

방죽에는 예쁜 연꽃이 꽃망울이 봉긋히 피어나고 연못엔 한가로인 비단잉어가 노닙니다.

금당 앞마당을 가로질러 도라지꽃 옆으로 이름모를 꽃들이 나란히 줄지어 피어있고....

용마루 위로는 흰 구름이 두둥실 산마루를 넘습니다.

한가롭고 호젓한 산사만큼이나 비구니 스님의 여여로움에 다시금 눈길이 가는 소담스러운

곳!

 

 

 

 

 

 

그곳을 나올 때는 스님께서 가는길에 더우면 먹으라고 큼지막한 수박 한덩이를 안겨줍니다.

외로움이 찾아들 때면 문득 찾아오고 싶은 곳!

길가에 빨간 동백꽃이라도 흐드러지게 피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오름길에 작은 개울물이

조잘대며 앞서 달려 내려와 원동법우와 함께 우릴 마중을 합니다.

예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원동법우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만들어준데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