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남기기(친구)

2008년 비젼교무 추억여행

섬돌 2008. 12. 23. 20:57

   < 백설로 뒤덮힌 속초에서>                           

 때        : 2008년 12월20일 (토)~ 2008년 12월 21일(일) 1박2일

 장  소   : 썬밸리 리조트(고성)

 참석자 : 박동성, 김주선법우내외.  정승수,한유순 법우내외.  정영수, 강미경법우내외, 문중국법우           

        정병삼, 정형옥법우 내외 그리고 인성, 우성(4). 하경훈,이은수법우내외 그리고 현석. 황태호법우

이종찬, 정섭채법우내외 그리고 한별,동해,준해(5). 최원동,박금화법우내외.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뜨니 구름 가득한 하늘이 눈이라도 펑펑 내릴 듯 하다.

'마음 따뜻한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며......

각자가 준비한 정성어린 음식 보따리를 풀며 수다떠는 아낙들의 웃음소리도 듣고 싶고....

약간의 술기운에 웃고 떠들어 보고도 싶다.

땀 흘리며 설악의 어느 계곡을 찾아들어가 자연에 동화되어 보고도 싶고.....

권금성 정상에 올라 설악의 정기를 듬뿍 담아오고도 싶다.‘던 어제의 생각이 현실로 다가온

아침 영수내외를 기다렸다가 함께 집에서 출발을 했다.

 

뻥 뚫린 외각순환도로를 따라 동서울 인터체인지를 지나던 시간이 11:00.

 

내년이면 고3이 되는 딸아이가 열심히 공부하여 원하는 학교에 입학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아내의 건강

을 위하여 상원사 사자암 적멸보궁에 올라 108배를 올리고 싶어서, 일찍 서둘러 출발코자 했으나 많이 늦어져

마음이 바쁘다.

 

잠시 막혔던 문막을 지나 둔내를 넘어섰는데....

경훈이 전화를 했다.

“나 지금 광명인데....네비게이션이랑 씨름하고 있어...곧 뒤따라 갈게.”

이미12시가 넘어 1시를 넘기고 있는 시각.

모두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월정사 부근 산채 비빔밥집을 먹기 위해 참고 도착하니 오후 2시.

 

경훈에게 전화를 했다.

"병삼 가족은 양평을 지나고 있다면서 자기가 빨리 달릴테니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한다.“

(에궁 내 배가 밥 달라고 신호를 보낸게 언제고...눈은 삼십리나 쑥 들어갔는디....ㅋㅋ)

일단 4명이 식사를 마치고 허겁지겁 달려온 일행들이 모두 식사를 마친 시각이 오후3시.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전나무 숲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면 월정사를 지나 비포장길이 나온다.

 눈길에 조심조심 오르며- 곁눈질로 얼어붙은 계곡의 바위틈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도 바라보고 - 지난 가을

아내와 함께 찍었던 단풍나무 숲길도 바라다보았다.

겨우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는데......

잠시 뒤따르는 경훈을 기다리다 다시 오르려하니 차는 이미 헛바퀴질만 할뿐...

도무지 더 가고 싶어하질 않는다. 

 

  <상원사를 지나 사자암으로의 힘찬 전진>

 

                   <경훈랑 둘째 현석이의 살인미소>

 

 겨우 후진을 하여 갓길에 주차를 하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오르는 상원사!

  골짜기를 타고 내리는 바람이 차고 매섭다.

  오대산의 정기가 온 몸으로 달려와 안기는 듯 하다.

  춥고 매서운 바람이지만 달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빙판길인데도 아무런 생각없이 상원사 적멸보궁을 향해 오른다.

 이미 오래전에 예약된 여정처럼 누구도 돌아 내려올 걱정을 하지 않고 묵묵히 오른다.

앞서가던 주선법우와 은순법우가 우릴 기다려 사진도 찍어주고.....

힘들어하는 법우들이 서로를 토닥이며 어렵게 오른 적멸보궁.

주변은 온통 하얀 눈꽃세상으로 반짝이고 있다.

오대산 산허리를 따라 펼쳐진 설국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속세의 모든 근심걱정을

내려 놓으며,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바로 극락정토일 수 도 사바세계일 수 도 있음을

본다.

마음속으로 오래전부터 달려 왔기에 비좁은 법당 안에 들어서자마자 앞서 올라온 주선법우가 자릴 내어주고

나도 따라 108배를 올리니 마음 또한 뿌듯하다.

몸이 편치 못한 이들은 3배를 올리고....

백팔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모두 서둘러 하산을 했고 동성이 나를 기다려 준다.

 

   <적멸보궁 사자암에서 백팔배를 마친 동성>

  <서울에 두고온 여친 생각에 커플링을 만지작 거리며 우수에 젖은 현석>

 

 벌써5:30분이 넘어서고 있었고....

 그때서야 산은 해가 빨리 지고 어두워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 올라오던 길은 온통 눈길에

 빙판길이었음을 걱정을 해 보지만 어쩌겠누~~~

얼마되지 않아 세상은 어둠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 랜턴과 아이젠 하나도 없이 더듬대며 내려오는 산길에서 모든 이들에게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래도 모두가 절 친구들임에 상원사 문수전에 들러 삼배도 하고 달력도 받아들고 내려오는데....... 병삼법우

가족에게서 썬밸리 리조트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리조트에서 먼저 도착하여 기다릴 법우들을 생각하니 마음들이 급해졌다.

 나와 영수 그리고 동성내외가 주문진 항으로 달려가 회를 떠 가기로하고, 일행은 진고개

 휴게소에서 서로 차를 바꿔 탔다.

 오늘도 날씨가 좋았던 탓에 횟감은 싱싱하고 무척 싸다.

 제일 큰 오징어가 7마리 만원, 약 3kg짜리 광어도 1마리 2만원. 방어에 돔까지.....

 푸짐하게 장을 보고 회를뜨는 동안 동성이 홍게를 한 보따리 사가지고 왔다.

 리조트에 도착하니.....우리 일행이 맨 꼴찌다.

 (아니~~~....병삼법우 일행이 더 꼴찌? 삐침으로 나갔다 더 늦게 도착했으니...ㅋㅋ)

 그냥 알고 있으려니 생각하고 행동했던 나의 무책임한 행동이 오늘 아침에 형옥법우와 통화를 하면서도

오대산 상원사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아 무턱대고 기다린 그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게되어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다.

 

 < 주거니 받거니 20년 우정이 썬밸리에 뚝뚝 묻어나는 구랴~~~>

 

 < 회 한점에 회포를 풀고....술한잔에 추억담이 술술~~>

<그랴도 모잘라 홍게 살 한점에 우리네 얼굴도 홍조를 띄고>                                                          

 

<법우들의 즐거운 만남을 위해 손수 설거지 보시를 하시는 미경, 섭채법우>

 

 그래도 식사와 술자리가 깊어갈수록 이해해 주고 함께 해 주며......내가 상상했던 정담들이 오가는 자리가

 펼쳐지매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따뜻하나 마음하나로 만났던 옛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

 너나없이 동맥경화 걸린 사람처럼 꽉 막힌 세상 속에서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함께 웃으며 막힌 가슴을 활짝 열어 내보일 수 있는 자리!

 조금은 서운한 소리를 해도....... 형, 동생으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아름다운 자리!

 오늘은 너무 오랜만에 만나 조금은 어색했어도.......팔월유구를 기꺼이 허락해 준 원동법우내외의 배려에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자리!

(팔월유구란- 내년 8월에 원동법우 고향 유구에서 천렵(?)을 겸한 여행을 말함)

아이들은 오늘의 대장 인성이를 필두로 모두에게 골고루 돈을 나누어주고 PC방과 게임장에서 놀다 오라

하였던니.......노래방에 가서 잼나게 놀았단다.

특히 한별이가 혼자 여자여서 걱정을 하였는데......놀고 들어오는 그의 얼굴에 화색이 가득하다.

 <ㅋㅋㅋ 잠시 카메라에 동심의 V를 그리며 좋아하는 못난이 세자매???>

 <에궁~~ 좀전에 못나이 세 자매라 하였더니 울 마눌님까정....ㅋㅋ 이쁜이 네 자매라 해주셈>

 

밤이 깊어지면서 운전을 하고 온 이들은 피곤에 지쳐 잠자리에 먼저들고....

영원한 술의 라일벌(?)이자 막역지우(?)인 동서, 영수, 종찬이 끝까지 자리를 빛내주고...

잠결(내가 그렇게 떠드는데 제대로 잠을 자겠어????)에 중국이 형님들 술상까지 봐줘가며

떠온 오징어 회로 오징어무침으로 안주상을 보아주었다.

그들이 파장을 하고 잠자리에 든 시각이 얼추 새벽3시를 넘어서는 듯 했다.

오대산 적멸보궁을 오르면서 몹시도 힘들어하던 은순법우는 여자들 숙소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 아내의 병시중을 들어주랴.....법우들 챙겨주랴 이리저리 바쁜 경훈이 또한 안쓰러운데.....아들 현석이마져 엄마 걱정에 7층을 오르내렸고......

형옥법우가 5층에서 쟁반에 음식을 싸서 올라갔다 온다.

예민한 아내는 밤새 토하느라 잠 못 이루는 은순법우 곁에서....잠자리가 불편한 법우들을

위해 잠자리를 봐주며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단다.

법우들의 정이 듬뿍듬뿍 가득하다.

벨소리에 눈을 뜨니 아내가 내려와 전기밥솥을 누르고....아침상을 차리기 위해 그릇을 챙겨

올라가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창밖으로 흰눈이 흩뿌리기 시작한다.

조금 지나자 이젠 완전히 함박눈으로 변해버렸다.

그때까지도 우린 걱정없이 모두를 깨워 아내가 끓인 오징어 국에 각자가 준비해온 옴식들

(알타리무 김치, 겉절이, 오징어 젓, 키조개 젓, 고사리나물, 숙주나물, 콩자반, 멸치볶음,

오이버섯무침,등.......)로 진수성찬이 차려지고- 밥을 두공기나 뚝딱 해치웠다.

 

<밤을 지샌 비젼 교무의 어제와 오늘 .....오늘과 미래가 한자리에...ㅋㅋ>                                       

 <늦은 밤까지 비젼 교무를 위해 불침번을 서신 분들의 자랑스런 얼굴...종찬은 어디 갔누???>

 

 모두가 아침을 마치고 리조트를 출발한 시간은 아침11:00.

 오늘의 이 모습처럼 이 웃음을 잊지 않고 함께 하는 비젼 교무가 되었으면 싶다.

 

  <청간정에서 청승떠는 것은 아니지유~~~>

 <사랑은 요로코롬 애틋하게 해야지유>

 

 <얘들아~~ 아빠오기전에 울끼리 한방 찍자~~~ 섭채법우와 한별이 그리고 준해>

<그래도 한가족이 최고야~~~추워도 좋아! 얘들아 모두 웃어봐...종찬,섭채법우와 한별,동해,준해...행복OK!>

 

 <여인네처럼 찍혔다고 다시 찍어 달라는 동성.......글쎄....>

 <동성아! 왜이리 불쌍해 보이누~~! 차라리 앞 사진이 좋다.>

 

<은순법우는 아팠지만....아들에게 관동팔경의 비경 청간저을 보여주고픈 아빠의 마음 그리고 현석>

 

 < 결혼 후 처음 함께 비젼교무를 찾은 원동, 금화법우의 예쁘고 다정한 부부의 모습>

 <울 부부도 이만하면 괜찮지??>

 <뭔 사진이 이리 많누???? 골라서 젤 좋은 사진 찾으시유~~1.>

 <2>

 <3>

 <호탕한 성격과 희생정신이 강한 영원한 총무 중국법우>

 

< 어때요?? 울 가족사진????예쁘게 봐주세염~~~>

 

 < 정말 오늘의 이 웃음이 늘 함께 했으면 좋겠구요.....서로가 항상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시길....>

 

 <청간정에서 그만큼 찍었으면 됐지~~~ 내려와서도 더 찍누??>

 <서서 찍었다고 이젠 앉아서도 한방 더 찍어 달라시네~~~행복한 가족들의 모습 정말 예쁩니당>

 <허걱! 이젠 정말 시로~~~~>

 

 <관동 팔경중의 비경 청간정의 모습 > 

 

 설악산을 가기 전에 바다구경을 하고 싶다는 병삼법우 가족을 위해 관동팔경중의 하나인 비경인 청간정에

들려 고 이승만 대통령이 쓴 현판도 감상하고 하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내려다 보며 가족끼리 추억도 담아본다.

설악동으로 출발! 그때부터 우리는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 얘들아~~ 오늘처럼 항상 밝은 웃음 잃지말고 건강하고 힘차게 살아라~~>

< 함박눈이 내리는 속초에서 운전하는 우리는 괴롭고 나머지 모두는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설악산 금강굴까지 갔다오겠다는 우리의 희망은 척산온천을 지나 목우재 터널을 오르는 산길에서부터

앞차들이 오르지 못하고 U턴을 하게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모두 오늘 행사를 뒤로하고 미시령을 넘기로

하였는데.......

꽉 막혀 꼼짝도 하지못하는 차량행렬에 겁을 먹고 고속도로를 타기로 결정한 일행은 서둘러 속초를

빠져나오려하였으나 샛길 길도 녹록치가 않다.

눈길에 차들과 운전하는 이들은 어쩔줄 몰라 했지만 옆에 탄 어른들과 아이들은 마냥 신나고 즐겁고

들떠있다.

어찌나 하얀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지.......

나도 어렵게 오른 비탈길위에서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한참을 눈을 맞고 있는데....

영수는 그새 눈사람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아내와 미경법우는 소복히 쌓인 눈밭을 여기저기 걸으며 일행을 기다린다.

머지 않아 모두 올라섰고 우린 잠시 그곳에서 눈싸움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렇듯 천지 가득히 쌓인 하얀 눈을 처음 본다면서 좋아라하는데...

마음 한 켠으로는 서울 갈 생각에 앞이 캄캄한데도 마치 모두들 마술에 걸린 듯 도대체

걱정들이 없다.

아침에 각자 싸준 김과 김치와 멸치가 어우러진 주먹밥도 동이 났고 배는 출출해 지고

강릉으로 향하는 도로는 빗길처럼 눈이 말끔히 녹아 걱정없는 해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어른들은 동해의 별미 참문어에 참이슬 한잔으로 오늘을 마무리.....> 

 <아이들은 청국장에....송이 순두부 정식으로.....얘들아! 너희들은 크면서 더 맛있는 것 먹을수 있잖아~>

 

 한계령을 넘는 양양 삼거리에서 점심으로 동해안의 별미 참문어전골과 금방 만든 손두부 그리고 송이청국장

에 이슬이도 세병이나 널부러졌다.

 술친구들 곁에서 한잔 받아 마시는 술맛이 꿀맛이다.

 꿈틀대는 참문어로 직접 요리를 만들어 주시는 주인장의 자랑이 “서해와 남해는 돌문어, 동해안에는 참문어

라며 그 맛과 효능에 대해 열심히 설명도 곁들여 주신다.

 어제저녁 먹다남은 오징어 회와 생선회도 올라와 점심도 꽤나 맛있고 행복했다.

 

 근데, 나의 오기로 일행은 그곳에서 찢어져 강남파는 강릉 고속도로로 가기로 했고 강북파는 다시 미시령으

로 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아뿔사!

 미시령에 도착해보니 이젠 아예 경찰차들이 바리케이트를 친 채 통제하고 있었다.

 설악산을 들어갈 수 없어서였을까?

 원없이 울산바위만 쳐다보고 아쉬워 강릉으로 향한 시각은 오후3:00.

 이젠 미련없이 속초를 등지고 부지런히 엑셀을 밟으며 고속도로를 접어드는데 눈발이 더욱

거세진다.

 앞을 내다볼 수 없을정도로 퍼붓는 눈길에 혹여 앞차가 서 버리면 오늘밤 여기 고속도로 위에서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그래도 어제 부처님 전에 기도를 해서였을까?

 태백산맥의 준령을 넘어 나머지 일행도 폭설의 고속도로를 아무런 사고없이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오는길에 따끈한 원두커피에 추위도 녹여가며......

오늘의 공포와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마시며 즐거웠던 2008년의 추억여행은 또 다른 어둠의 입속으로 젖어

들고 있었다.

 

2008년 12월21일 !

언젠가 우린 또 오늘을 기억하며 추억담을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