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남기기(친구)

목우재 가을 단합대회(동해안-설악-만월산 현덕사)

섬돌 2008. 10. 21. 21:18

진홍빛  단풍이 오대산 자락을 타고내리며 익어간다.

아침을 달려 찾아온 상원사 계곡에 앉아 둘만의 오붓한 점심을 먹는데, 다람쥐 바위틈에 숨어 우릴 엿보고

물고기는 한가로이 가을햇살을 맞으며 동그란 두눈으로 경계를 한다.

오늘은 바람도 숨죽이고 가을 정취에 취해있는듯하다.

목우재 단합대회 선발대 역할과 혹여 동해안 오징어회라도 사먹으려면 차가 필요할 것 같아 혼자 결정했지만

아픈 아내에게 가을의 오대산 과 설악산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월정사 용마루위로 파랗게 열린 하늘을 보니 눈이 시리다.

 담쟁이 넝쿨은 빨간 옷으로 치장한채 오수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한가로운 절집의 오후!

 석가모니불 염불을 하는 스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고요를 깨고 달려와 잠을 깨운다.

 지난 밤 광란의 밤을 보냈다.

 가무가 어우러진 흥겨운 밤- 지천명의 나이에 재롱도 피워보고......ㅋㅋ

 짙은 안개로 울산바위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채 아침을 맞았다.

 밤2시까지 곡차의 힘을 빌어 수다를 떨다 잠이 들었지만, 이른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아침산책을 가겠다는

 일행을 위해 핸들을 잡았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권금성을 뒤로하고 여기에도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남편의 팔짱을 꼭 끼고 있는 은순법우....

 그리고 싱글(?)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편을 나눈다.ㅋㅋ

 

 그래! 이모습이 찍사인 내 맘에 더 든다.

 무엇을 그리도 골똘히 쳐다보는지.....

 아침공기가 맑고 상쾌한데 좀더 웃어보이시징~~~~

 

 

 석가모니 좌불아래 부부가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오늘처럼 늘 서로위해주고 아껴주며 알콩달콩 살기를 부처님전에 약속도 하고....

 

 이분들은 서로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언니동생으로 늘 함께 하겠다고 다짐도 하고.....

 

 나와 함께 사진을 찍는 아내는 행복한듯 눈을 감았당....

 그냥 사랑한다고 말로 해도 되는데~~~~

 

 아직도 잠에서 들깬 남편땜에 혼자 온 주선법우와 목우재를 어려워하는(?) 병삼 법우를 남겨두고 혼자 온

형옥법우가 새침한 얼굴로 서로를 위로하며 부둥켜 안는다. 

 

 신흥사 담장에도 온통 빨갛게 가을을 염색한 담쟁이 넝쿨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뭔 얘기들을 그리도 잼나게하는지.....

 웃음소리가 예까지 들리는 듯하다.

 이렇듯 해맑게 웃는 웃음만큼 행복한 마음도 가득이 담아갔으면 좋겠다.

 

 신흥사 요사채 뒷편으로 권금성이 아침햇살을 받아 잠에서 깨어 나고 있다.

 

 극락보전 문지방까지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 있다 

 

 당간지주를 세워놓았던 돌 앞에서도 여전히 ......

 누가 그렇게 안찍으며 부부 아니랄까봐....찰싹 붙어 찍누?

 

 지나는 길손을 붙들어세워 나도 명함을 내밀었다. 

 

흔들바위를 돌아 흘러내리는 계곡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가을 단풍과 단청이 어우러져 한층 더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서있는 일주문!

 단아하게 수백년을 우뚝이 서서 설악을 지키고 신흥사를 지킨 역사(力士)와도 같아보인다.

 이길을 따라오르면 비선대를 거쳐 금강굴에도 갈수있고...

 소근대며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 오르면 흔들바위를 지나 울산바위에도 오를 수 있는데......

 아침 전 산책겸 나들이였기에 서둘러 마쳐야만 했다.

 함께 오지 못하신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들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영진항 바닷가로 나왔다.

맘껏 애교를 부려보는 금옥법우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다.

빨간 손수건 뒤로 살짝 인격도 감추시고....ㅋㅋ (멋져부러요~~~)

 

 아침산책에서 못해본 팔짱도 껴보고 원없이 걸어보는 동성-주선법우님 내외!

 이제사 잃었던 웃음이 귀에 걸린다.

 부부란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이렇듯 함께 있으면 좋은가보다. 

 

 유경순 총무님이 주머니에 깊숙이 손을 묻고 필두에 서서 양쪽으로 호위를 받으며 걷는 모습이 칼있음아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

 서부의 총잡이도 아닌데 걷다말고 건맨 포즈를 취하시는 법우님 모습도 잼난다. 

 

 등산을 할 수는 없었지만......

 바닷가 커다란 돌무덤이 있어 마치 산 정상에 선듯 맘껏 기분을 내본다.

 비릿한 바닷내음에 입에선 침이돌고......

 누군가로부터 동해안에 와서 싱싱한 회를 먹어 보고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회장님도 정상에 올랐다.

저 밑에있는 동료를 불러대는 법우님들의 표정이 천진스럽다.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숨은그림을 찾듯 각자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도 잼날 것 같아서.......

 

 다양한 표정과 생각을 갖고 있는 목우재 법우님들의 모습이지만......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맑은 마음을 담아내는 모임.

 순박한 영혼이 가득한 님들의 모임이기에 우린 하나일 수 있음이다. 

 

 잠시 땀도 식히고 힘든 마음도 내려 놓으시고......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삶이 더욱 아름답다.

 벗이 옆에 있어 더욱 따듯해 보인다.

 

 지금 저를 찍어주시는 엄봉숙 감사님의 표정이 예사롭지가 않다.

 뒤에서 그모습이 엉뚱해 웃고 계시는 것은 아닐텐데..... 함박웃음이 예쁜 김정자법우님!

 

 모두모두 지금처럼 항상 웃음가득한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늘 행복한 표정으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바다에서 콧바람도 씌워주고......

 언제나 마음한켠에 그리움하나 담고사는 만월산 현덕사로 달려갔다.

 새로 짓고있는 요사채가 벌써 멋진 골격을 갖추고,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나무 울긋불긋 단풍진 주변경관에서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감을 느꼈다.

하늘거리는 억새풀의 반짝임이 계곡에 가득히 꿈으로 날리는 현덕사의 가을에서 난 또하나 마음의 단추를

풀었다.

툇마루에 앉아 산너머 지는 해를 바라만봐도 마음 저 밑둥으로부터 올라오는 평온함이 있는 곳!

오늘도 현덕사는 가을 태양을 머리에 이고 고요히 만월산을 지키고 섰다.

나도 따라 잠시 서있었다.

 

현덕사에서 점심공양을 마치고.....

산아래 소금강에서 우린 또 뭉쳤다.

주문진항에서 떠온 광어와 방어 그리고 오징어회로 법우님들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먹는다는 것은 행복의 시작인듯 싶다.

행복에는 굳이 말이 필요치 않다.

거기에 몸에 좋다는 메실즙과 참이슬이 서로 몸을 섞어 만든 곡차가 어우러지니 흥이 절로 난다.

 

이젠 서울로 올라가야만 한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일행은 버스에....그리고 나는 그뒤를 따라 오대산 자락 - 진고개를 오른다.

양 옆으로 어제보다 더욱 선명해진 단풍이 손 흔들어 마중을 한다.

고속도로를 따라 올라오는 서울길..........

그다지 밀리지 않은채 이천휴게소에 도착한 일행은 헤어지기가 아쉬운듯, 각자가 준비해온 정성 담긴

반찬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모두의 빈틈없는 배려와 사랑이 녹아 흘러 꿀맛이다.

밥이 아니라 사랑을 듬뿍먹고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며 가을단합대회를 닫는다.

 

일일히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어도......

모두가 한결같이 오늘의 이 행복을 마음에 묻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늘 오늘처럼 건강하시길......

 

 

 

 

'추억 남기기(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성곽(혜화문-창의문)  (0) 2009.06.21
2008년 비젼교무 추억여행  (0) 2008.12.23
2007년 비젼교무 여름여행  (0) 2007.07.16
연꽃과 비젼교무 법우들  (0) 2006.09.19
창원출장길에서  (0) 200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