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관에서는 돌아가며 숙직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는 당나라 때 영주18학사의 고사에서
유래 된 것이다.
조선조 선조 때 문신 강신이 40여 일 동안이나 교대를 하지 못하고 홀로 숙직을 하였다.
교대할 사람들이 모두 궁중 일에 매여 있었기 때문이다.
시절과 풍경이 변하여 그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 그의 형에게 교대를 요청하였으나, 그의 형은 매일 술에 취해 오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날 저녁에 형이 오자, 강신은 한편 기쁘기도 하고 한편 노엽기도 하여 말하였다.
" 어째서 형님은 집에서 항상 취해가지고 나를 이처럼 고달프게 하십니까?"
이에 그의 형 강서는 화가난 듯,
" 나는 네가 보고 싶어 왔는데, 너는 어찌 나를 감히 원망하느냐?"
하고는 옷을 떨치고 달려나가 버렸다. 그래서 강신은 또다시 여러 날을 숙직에 묶여 있게 되었다.
<< 於于野談 , 어우야담 >>
예나 지금이나 고통은 안으로 홀로 삼키고, 즐거움은 내 뱉어야 하나보다.
노엽게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되돌아 나가는 형의 소치나 모처럼 찾아온 형에게 그렇게 말함으로써
또 다시 숙직을 자처하게 된 동생 모두를 경책함이리라.
세상에는 안하무인하여 교만스럽게 자기 입맛대로 다 내 뱉으며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나, 그들 대부분의 경우 주위에 사람이 없다.
나의 말과 주장을 앞세우기 보다는 조용히 남의 말을 경청해주고 보듬어 주는 아량을 배워가야
할텐데.......
혹여 나에게 안하무인의 방자함이 없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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