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부끄러운 자신을 돌이켜 본다

섬돌 2010. 4. 14. 09:49

   

 

지중추부사 이자견은 성주 사람으로 대가기라는 기생을 사랑하였다.

일찍이 강원감사에 임명되어 갈 즈음에 대가기가 부서진 부채하나를 선물하였는데,

만1년여가 지나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부채를 바꾸지 않으니, 결국엔 부챗살

몇 개만 손에 쥐고 돌아왔다.

이말을 들은 사람들이 웃자, 이자견이 말했다.

“여러분 웃지 마시오. 본인은 참으로 중용의 도를 아는 사람이라오.”

“어째서 그렇소.”

“중용에 ‘한 가지 선을 얻으면 마음에 정성껏 간직하여 잃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를

않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배꼽을 쥐고 웃었다.

이는 선(善:착할 선)과 선(扇:부채 선)의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 思齋摭言,  사재척언 >>

 중용에서 공자는 득일선즉권권복응이 불실지의(得一善則拳拳服膺 而弗失之矣)이라

하여 '안회의 사람됨이 중용을 택하여 한가지 선을 얻으면 받들어 가슴에 꼭 지니고

그것을 잃지 않았다.'는 말을 이자견이 잘못알고 한 말인듯 싶다.

 

 나도 살면서 가끔이 자신에게 깜짝 놀랄만큼 잘못된 지식을 편견으로 내세우는 경우를

느낄 때가 있다.

 

책에서 보았는지...

어디에서 들었는지.....

출처도 정확치 않으면서 내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남에게 말을 전달하고 나서 집에 돌아와

생각을 정리해 보면 가끔은 근원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다.

 

혹여 나의 그릇된 생각과 사고가 남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을런지.....

 

강변북로에 지천으로 노랗게 물들인 개나리 꽃들의 만개를 보면서, 혹여 그 안에 핀 하얀 목련이

되고 싶지는 않았는지.....

 

부끄러운 자신을 돌이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