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우리집 강아지 미르 만큼이라도...

섬돌 2010. 5. 7. 09:48

        

 신라 말년에 서신일이 성 밖에서 살았는데, 어느날 사슴이 몸에 화살이 꽂힌 채 뛰어 들어왔다.

이에 꽂힌 화살을 뽑아주고, 사슴을 숨겨 주었더니 이내 사냥꾼이 와서 찾아내지 못하고 돌아갔다.

 

 꿈에 한 신선이 나타나서

“사슴은 내 아들인데 그대의 도움으로 살아났으니, 마땅히 그대의 자손으로 하여금 대대로 재상이

되게하여 은혜를 갚으리라”고 했다.

 

 서신일(徐神逸)의 나이가 80세가 되어서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서필(徐弼)로써 고려 광종 때

내의령 벼슬에 이르렀고, 서필(徐弼)은 서희(徐熙)를 낳아 태사가 되고, 서희(徐熙)는 서눌(徐)訥)을

낳았는데 내사령이 되었고, 삼대가 모두 공신으로 태실(太室))에 배향(配享)되었다.

                                 << 櫟翁稗說, 역옹비설 >>

 작년 여름 유구에 놀러 갔었을 때 일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어른들에게는 맛있는 어죽을 끓여 주기 위해 냇가에 나가 

고기를 잡았다.

 깨끗한 시골의 냇가에서 자란 미꾸라지며 참붕어들을 하나 가득히 잡았었는데......

 그날 고기를 잡다가 그만 커다란 돌에 손가락을 찧어, 뼈가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몇 달간을 깁스를

하며 고생하여 나았다.

 

 그 날, 손을 다치는 순간 내가 너무 많은 생명을 죽이는데......

 "그 벌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에는 감포에 놀러 갔었을 때, 어린 사슴이 관광객 앞까지 내려왔는데....

많은 이들이 어린 사슴을 잡으려고 이리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며, 측은지심이 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서신일 처럼 뭇 생명을 살려 주지는 못할망정 찾아가 죽이는 어리석음이여!

 인연법을 배우면서도 인연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여..

 평생을 베풀고 살아도 짓는 죄업을 갚지 못할 진대, 소중한 생명을 죽임에 있어서야........ㅠㅠ

 

 우리집 강아지 '미르'만큼이라도 사랑으로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