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0년8월28일 토 흐리고 맑고 비....
장 소 : 북한산 삼천사
인 원 : 김시순, 김금옥, 정경자, 이은순, 하경훈, 박희숙, 천희순, 유경순, 박동성, 김영도, 황숙희, 정승수, 황창영
구름이 무겁게 내려 앉은 하늘에선 비가 내렸다간 해가 뜨기도 하고 바람도 거세다.......
2시30분 구파발에서 기다릴 법우들에게 전화를 했다.
이미 출발한 1진과 후미에서 남은 법우들을 태우고 온 경훈법우.
일기가 불순한데도 많은 법우들이 삼천사 사찰순례겸 법회를 위하여 참석해 주었다.
삼천사 일주문이 비에 젖어 반짝인다.
세속이 모든 때를 말끔히 씻어버리고......맑고 고운 마음만 가지고 들어가라는 듯.
아담한 산사는 중생의 마음을 닮아 올망졸망 예쁘게 가꾸고 꾸며 놓았다.
그래서 더욱 정이가는 산사!
오늘 목우재는 이곳에서 세속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 놓고자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전각 대웅보전 뒤로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의 탑이 있어 우리들의 고단한 삶을 반조해 보고, 기도하기
에 안성맞춤인 절!
오늘은 삼천사 석가모니 부처님과 적멸보궁......그리고 나한상....지장보살과 마애불.....산신령과 나반존자를 모신 전각등...
간단한 설명과 기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벌써 모든 법우들의 눈은 반짝반짝....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듯 했다.
이어서 군법당 포교와 각 팀들의 보시음식들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장병들에게 어떤 음식을 해 주어야 좋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다양한 음식 메뉴로 장병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다양한 법우들로 구성된 법회팀도 그들에게 불법(佛法)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법문으로 변화를 주자는 내용들이었다.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과 좌우 협시보살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있고, 뒤로는 영상회상도를 부도로 나타내어 장엄하기 이를
데가 없다.
염주 한 알 생(生)에 번뇌, 염주 두 알 사(死)의 번뇌.......
백팔번뇌 잊으려고 머리를 조아린다.
고된 삶을 잠시 잊고 본래의 마음을 바라보고자 머리를 숙인다.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이도 있을 것이다.
참회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삼천사 법당을 나와 빗소리에 젖어 북한산을 타고 오른다.
오늘의 108 기도가 우주 가득히 충만하였으면 싶다.
108배가 끝나고 법당뒤 진신사리탑에서 탑돌이를 했다.
여전히 비는 내리는데......
뒤로 보이는 마애불에 삼배도 올려야겠다.
바닥이 젖어, 비닐로 된 방석을 내와 삼배를 올렸다.
다들 비에 젖은 불탑과 불상이 각자의 마음속 부처와 하나임을 느끼고 깨달아 알아가려 함 일게다.
모든 신중과 천왕과 금강역사의 호위로 .....맑고 깨끗해진 우리네 본성을 처럼 방울 방울 맺힌 빗방울의 영롱함 이여!
저 뒤의 산령각 신령님도 지긋이 내려 보고 계신듯 싶다.
북한산 정기가 어린 산령각의 산신령님!
어찌 눈어두운 우리가 볼 수 있으랴만........
부도를 통하여나마 님의 기(氣}를 받고 싶은 어린 중생들의 기도를 굽어 보살펴 주옵소서!
추녀 끝 매달린 풍경너머 빗소리!
세상 잠을 깨우고.....
닫힌 우리의 마음을 적시고......
허물벗은 매미처럼 우리의 때 묻은 육신을 씻어 내려는 둣 그칠 줄 모른다.
그래도 모든 세상사 내려놓고 장기를 즐기는 벽화 속 신선의 한가로움이 왠지 한 생각안에 모두가 있음을 깨우쳐 주려는 듯 하다.
우리 중생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없는 듯 ........
늘 그자리에 있으면서도 내색하지 않은 채 서로의 삶을 채워주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든 것들로부터.......
보잘 것 없는 나의 아상과 아집이 마구 부끄러워 진다.
오늘 법회와 사찰순례가 끝나고.....
배낭가득이 무엇을 이고 속세로 향하는가?
올 때 그 마음보다 더 무거운 짐 하나 짊어 지고 가는것은 아니겠지?
무겁고 힘든 마음은 모두 내려놓고.........
부처님의 자비광명만 가득 담아 내려가기를 소원해 본다.
법우들을 위해 떡을 한말씩이나 해오신 회장님의 마음이 모든 법우들의 입을 즐겁게하고.....
한 봉지씩 정을 담아 간다.
동성법우는 가지와 호박을 한아름 따와 법우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고....
목이 마를까봐 내 얼굴만큼이나 큰 복숭아를 준비해 오신 박희숙 법우.
많고 적음을 떠나, 나누고 함께하는 목우재의 아름다운 마음이 너무 좋다.
이어서 도토리 묵과 감자전.......
닭볶음탕으로 저녁식사와 간단한 곡차를 나눈다.
텁텁한 막걸리 맛처럼 털털한 목우재의 모습들이 정답지 않은가~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씩 이해하며, 조금씩 하나되어가는 목우재........
언젠간 보다 많이 양보하고, 보다 많이 이해하며, 보다 많이 하나된 목우재로 성장한 모습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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