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퇴근길 칼바람이.....

섬돌 2011. 1. 20. 16:59

 

 

            上善若水   상선약수

인생을 살아가는데 최상의 방법은 물과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 老子 , 노자 >>

 

독기오른 새벽바람이 날을 세우고 하얀 이빨을 들춰내며 혀를 날름댄다.

잠덜 깬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는 그의 혀가 섬뜻 매섭고 날카롭다

 

옷깃 깊숙이 얼굴을 파묻고 버스가 올 때까지 발을 동동 굴러본다.

비로소 지하철을 갈아 탄 후에야 움추렸던 목을 쭉 빼고 눈동자를 어슬렁거리며

앉아서 졸고 갈 자리를 찾는다.

 

눈치빠른 표범처럼 날랜 젊은이가 자리를 차지한 채, 눈을 감아 버린다.

 

난 오늘도 선 채 못다 잔 잠을 보충하기 위해 끄덕이며 출근을 한다.

이렇듯 일상의 생활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거의 정형화 된 삶 속에서 일탈을 꿈꾸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많다.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다보면 자칫 짜증과 울화로

자신의 삶이 팍팍해 질 때는 오히려 조용히 눈을 감아보자.

 

피곤에 지쳐 졸 때도 많지만, 마음의 안정을 위하여 눈을 감아 보자.

까만 침묵의 공간에서 나를 내려놓고 나즈막한 소리로 간절히 기도해 보자.

 

물처럼 걸림없이 어루만지고, 감싸안으며........

남이 아닌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자.

 

고요한 적막 한가운데 부처도 있고 달마도 있을 터인데......

 

퇴근 길 칼바람이 오히려 기도가 되고 나를 세울 수 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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