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무의도 호룡곡산 (용두팔 10월 정기산행)

섬돌 2011. 10. 16. 23:33

일     시 :2011년10월16일(일) 07:00~18:30

장     소 :무의도 호룡곡산

참 가 자 : 강석용+1, 권승칠, 김규일+1, 김상현, 김성권, 김세봉, 김종권+1, 박 돈, 박종범, 박찬정+1, 백종대+1, 송재혁+2, 심재길
우진욱, 유광수+1, 임계택, 이승배+2, 정승수, 정재인, 조병국, 원창연, 곽형근 (32)

새벽부터 도심을 가로질러 가을내음과 친구들의 정을 듬뿍 담고 달려올 버스를 기다린다.

그리움이 설레임으로........

설레임이 반가움으로.........

용두팔의 만남은 언제나처럼 웃음꽃으로 시작된다.

아라 뱃길을 따라 곧게 뻗은 인천공항 고속도를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저멀리 외딴 무인도 하나 눈에 든다.

밀물에 얼굴만 빼꼼이 내민 외딴 섬.

가끔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물새들 쉼터도 되었다가.....

오가는 고깃배들 이정표도 되어주었다가......

밤이면 하늘 가득이 꿈을 먹고 사는 섬.

네 잔등에 내마음 살포시 얹혀 놓아 본다.

정이 흐른다.

드디어 도착한 장전항!

포천 강장군이 준비해 온 수출용 이동 막걸리를 각 1병씩 나누어 준다.

비상 식량처럼 각자 배낭에 챙겨 넣고 부두로 향한다.

부지런한 산객들을 실어 나른 배가 우릴 향해 부두로 접안하고 있다.

무엇이 그리도 신이 나는지.......

갈매기 떼들은 끼룩 끼룩~~~♬

뻐국이는 뻐꾹 뻐국~~~♪ ♪

우리들을 실어 나를 배에 승선이 시작되었다.

배에서 바라다 보이는 저곳이 우리가 오늘 산행을 해야 할 국사봉이다..그리고 그 너머로 호룡곡산이 있다.

출항한 배가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갈매기 떼들의 호위를 받으며 선상에 서 있자니 기분이 상쾌해 진다.

춤추며 노래하며 따르는 갈매기들과 푸르른 하늘가 뭉개구름.....

바라다 보이는 풍경마다  너무 아름다워- 모두가 이야기가 되고 시가된다.

 

동화 속 천진스러운 개구쟁이 친구들의 모습처럼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는 상현과 종대!

선창가에 빙 둘러 서 있는 친구들은 제각각 바다를 바라다 보며 살 찐 가을 전어의 전설을 더듬고 있지는 않는지.......

승배 딸 승연이와 아들 종서의 싱그러운 웃음소리가 푸두득 바다 한가운데로 날아간다.

열린 바다 푸르른 속삭임에 마음이 너그러워 진 그들 웃음에서 바다는 이미 그들의 친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가슴속에는 조나단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었다.

더 멀리 보기위해 더 높이 날으는 새 - 갈매기의 꿈을 그들도 담았을 게다.

꿈꾸면 내려선 섬 - 무의도!

장군복을 입고 춤추는 형상을 가졌다고 하여 이름지어 진 섬 -무의도(舞衣島)

각자 생긴대로,,,,,,

각자 마음대로.......

무의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뒤돌아 들머리로 올라선다.

오늘의 선두는 박돈!

용두팔에 뒤늦게 나타난 그이지만 - 그의 활약은 축지법을 쓰는 도사처럼 허우적 허우적 산길을 내달렸다. 

시작부터 저만큼 뒤 쳐저 올라오는 친구들!

세상 바쁠게 뭐 있어~~

쉬엄쉬엄

풀섶에 숨어 핀 야생화 꽃들에게 눈인사도 해 주며........

알콩달콩 우리네 사는 세상 이야기보따리도 풀어 내 보이며........

호젓한 숲길에 사람 냄새 가득 뿌리며 내 걷는다.

엄살쟁이 창연이는 오늘도 여전히 힘들다고 궁시렁 궁시렁~~

그래도 앞장서 걷는 그의 발걸음은 언제나 힘차면서도 느긋함이 있다.

띄엄띄엄 찾아주는 재인이도 범상치 않은 산객의 냄새가 난다.

첫 쉼터에서 포천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데......

승배 왈“ 야! 내가 손수 담가 온 막걸리가 있는데, 오늘 영 제 값을 못받을 것 같어~”

허지만 그의 술담는 솜씨는 가히 명인에 가까울 만큼 연한 듯 진한 막걸리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였고.....

걱정하던 술 네 병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팔려버렸다.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막걸리보다도 담백하고 맛있었다.

 

자! 이제 막걸리 힘을 빌어 힘차게 출발!!!~

국사봉을 향하여 오르다 보니 저 멀리 실미도가 눈에 든다.

북파 공작원들의 원혼은 말이 없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 하나!

실미 해수욕장으로 이어진 섬 실미도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뭍사람들의 입으로 멋지게 살아나고 있었다.

아픔의 역사를 가슴에 묻고 초연히 앉아 있는 섬이어서인지 더욱 멋져 보인다.

그 위에 부부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담아 본다 -찬정 부부

용두팔 잉꼬- 종대부부

서로를 말없이 보듬어주는 - 유광수 부부

안 그러는 척 닭살 돋는 애정을 과시하는 - 강석용 부부

싱글이면서 부부이상의 묘한 관계를 가진 - 임계택과 우진욱

그들을 흉내내어 본 -지평과 나

이제 국사봉으로 오르기 전 첫 고개를 넘어 내려 섰다.

폐부를 도려내는 듯 아픔을 토해내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온 숲을 쩌렁쩌렁 긁어댄다.

그윽히 담아내던 나뭇잎들도 뚝뚝 떨어져 내린다.

애절한 울음소리가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체념이 아닌 새로운 인연의 씨앗이었으면 좋겠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모두가 내면으로부터 아름답게 영글어 갔으면 좋겠다.

숨막히는 가을 숲에서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았으면 싶다.

그곳에 바다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언뜻 언뜻 가을 숲속으로 동화되어 가는 무리들~

어느새 가을 산길은 때론 침묵이 되었다가 노래가 되기도 하며 내 삶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제사 중턱에 걸터 앉았다.

목한차례 축이고 올라야겠다.

 규일부부의 잔잔한 미소가 바람결에 일렁인다.

억새풀들도 꿈이 하늘로 산으로 바람되어 흩날린다.

어젯밤 빗물에 목을 축였을 법도한데 야생화 꽃들이 목마른 듯 애처롭게 올려다 본다.

아직도 풋풋한 사랑의 수줍음이 묻어 난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코스모스처럼 야들야들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서로의 손을 꼭 잡은 그 아름다운 마음 - 영원한 모두의 바램일게다.

국사봉 8부 능선에서 실미도 방향으로 병국이 사진을 찍어준다고 자청을 한다.

늘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면 사진이 없다며......

사내들끼리 찍는 사진에서는 홀애비 냄새가 나는 듯 하다. ㅋㅋㅋ(내몸에서 나는게 아녀~~ 성권아!)

오늘따라 재혁이는 지난번 화악산 등산에서 겹질린 발목 때문에 뒤처져 오고......

자식을 아끼는 어미의 마음으로 아들과 굳세게 오르는 모정!

부모의 마음은 모두가 한결 같음이리라.

늘 산행시마다 사진 찍으려 동료들 챙기느라 변변한 사진하나 없는 병국이를 위해~~~(병국아! 너도 냄새나지~~ㅋㅋㅋ)

저멀리 하나개 해수욕장을 향하여도 한 컷!

역광으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질 않았지만......

언제나 나도 사진을 잘 찍으려나~~

                                                        <8부능선에서 내려다 본 실미도 >

어떨 때  편안한 친구처럼.......

어떨 땐  자상한 아빠로.......

자유분방하면서도 명랑하고 쾌활하게 자라 준 아들 딸들과 함께 한 승배! - 늘 오늘처럼 착하고 반듯하게만 자라다오!!!

 소시지 김밥.....그리고 유뷰초밥 등등....

   현미김밥....

 형근표 골뱅이 무침!

창연이표 유부초밥!

청포도와 ....

머루포도..

돼지고기 수육과 순대 그리고......

아기자기 정성이 담긴 밑반찬들.....

아침에 따근하게 볶아 온 낙지 볶음.....

 훈제 연어와 기막힌 소스~

 매콤한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따근한 계란말이

순대국에 얼큰한 신라면 국물까지......

산속에서 먹는 진수성찬으로 모두의 입이 즐겁고 호강했던 점심시간!

돈이가 싸 온 6년 된 모과 주로 목을 축이고 나니 얼큰한 술기운에 힘이 솟는다.

산행 금주라고 하였건만.......

간단히 한잔 걸치는 술맛을 빼고는 어찌 가을 산행의 참맛을 알랴~~

배도 두둑하겠다.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구름다리를 향해 하산을 시작했다.

발아래 펼처지는 하나개 해수욕장의 풍경을 감상하며......

용두팔에 사진을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아직도 20대 청춘들처럼 다독거리며 서로를 챙겨주는 종권 부부의 모습을 너무 예뻐서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훗 날 낭게 뭐라고 해도....

드디어 구름다리 앞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호룡곡산 정상을 가고 싶은 마음 반!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내려서서 쉬고 싶은 마음 반!

갈까 말까 망설이는 친구들......

그래도 사나이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지~~~

돈이가 또 앞장서 호룡곡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헐떡 헐떡~~~

후들 후들~~~

일착으로 호룡곡산 정상에 오른 박돈 , 정재인 그리고 나!

공비보다 더 잰 걸음으로 올라채는 돈이를 따라 선두들 사진을 찍어주려다가 내 명에 살수 있을까 ?

호랑이와 용이 싸운 산이라 하여 이름지어진 '호룡곡산' - 정상에서 헐떡이는 숨을 참아가며 어깨동무를 한다.

뒤이어 오른 형근이와 포곡 그리고 창연이!

에궁~~ 포천 나으리도 부부가 잘도 오르셨구랴~~

 

광수 내외도 역시~~

은평구 구민인 승배와 창연이 서로 나온 배를 자랑이라도 하듯 불쑥 내밀어 보인다.

누가 상현이보고 독사라고 했는가!

멋진 청년같구만~~

종범, 승배, 재인, 승칠

권승칠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쉬고 있는 임계택과 우진욱이를 빼고도 6반 친구들이 어깨동무를 했다.(명예6반 창연이까지..ㅋㅋ)

오늘따라 호룡곡산 정상에 오르자며 앞장서 올랐다고 좋아하는 찬정의 모습이 천진스럽다.

애궁~

아직도 쑥스러워 고개를 제대로 못드는 구먼~

그래도 사진 한방찍겠다고 재촉을 하니 얼릉 V자로 얼굴을 가리는 센스! 우후후~~

그대들은 종권부부!!

그려~

인생은 이렇듯 털털하게 함께 웃고 함께 머리 맞대고 살아가는 겨~~~

언제나 입에 침이마르도록 부인자랑에 여념이 없는 종대 부부!!

식목일도 지난 가을 어느날 머리를 심고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바라는 성권이 상현이의 무릅에 머리를 맡기고 애교(?)를 떤다.

애구~~징그러워~

지평 세봉이 언제나 후미를 책임지느라 뒤늦게 올라섰다.

그를 위해 다함께 어깨동무하며 활짝 웃어준다.

친구란 이런 것이여~~

《논어》의 〈옹야()〉에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  

(樂, 樂. , . 樂, )"고 하였다.

바로 우리 용두팔 친구들을 이르는 말이 아닐런지.......ㅋㅋㅋ

서쪽으로 지는 가을 햇살에 은빛 햇살이 바다에 내려 앉는다.

바다는 커다란 가슴으로 끌어 안는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된다.

드디어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내려섰다.

아스라이 수평선을 바라만 봐도 속이 후련하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무의도 산행!

지혜롭지 않아도 좋다, 어진 사람이 못되어도 좋다....가을이 익어가듯 자연과 더불어 우리네 삶도 홍시처럼 잘 익어갔으면~~

앞서가는 친구들의 발자욱을 따라서.......

뒤이어 친구들이 따른다.

저 멀리 오늘 우리가 올랐던 호룡곡산의 모습을 다시 담아둔다.

여인네 품안처럼 암팡진 곳도 있지만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산길로 이어진 오늘 산행.

환상 길로 내려 설 때면 눈앞에 펼쳐진 서해 낙조의 황홀한 모습에 넋을 잃을 수도 있을만큼 외연(外緣)도 아름다운 산!

우리를 태우러 올 페리를 기다리고 있노라니 늦은 오후 한가로이 고깃배 몇척이 눈에 든다.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낚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

마지막까지 인원점검에 여념이 없는 포곡!

오늘만큼은 내가 사진찍는 것 잊어도 되는데.....

마지막까지도 여느 대학생 연인처럼 바다를 바라보며 가을을 음미하는 종권부부!

마치 드라마 주인공처럼 짜여진 신을 잘 소화해 내고 있는 듯 자연스러운 부부의 삶이 고스란이 투영되어 보인다.

늙어가며서도 청춘처럼 연애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행복은 언제나 그대와 함께 할 것이다.

선상위에 검은 선글라스 차림의 정재인!

입에 굵은 파이프 하나 물면 멋진 마도로스처럼 보일텐데......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멋지다.

 사실 이 사진을 안 올릴려고 했는데......

상현이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손수 캔 자연산 굴과 소주를 사가지고 왔기에 그 정성에 감복해서 올린다.

치즈와 키조개의 환상적인 조화!

가리비 조개들의 불같은 이글거림~~

조갯진국과 어우러질 각종채소들의 모듬!

날 잡아 잡수~~ 대하가 입을 쩍벌리고 그 옆으로 동죽들이 비장한 듯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비밀스럽게 은박지에 쌓여진 저 놈은 무엇인고?

혼자 죽기 싫다고 자폭하는 친구 석화라고 한데나~~~검게 그을린 피조개며 흑색으로 변한 홍합도 침묵하고 있다.

오늘 이들은 성권이와 세봉이 친구들을 위해 마련한 저녁만찬!(고마워 친구!!!)

또한 조개들의 희생이 우리모두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오늘만큼은 아내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앞다투어 구어주고 먹여주고~~

술잔마다에는 정을 가득담아 여기저기 나눠주고~~

오가는 술잔속에 우리들의 웃음소리도 커져만 간다.

그래도 서해안에 왔는데,,,,,, 가을 전어를 먹어보지 않고 가면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만큼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뼈가 연해진 연어 새꼬시 맛에 흥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자주들 보면서도 만날때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고 즐거운지~~~

해는 이미 바닷속을 풍덩 빠져버렸고.......

어움의 입이 대지를 뒤덮어 버린 시각.

주위에 전등불들이 훤하게 어둠을 밝혀주고 있건만, 시간가는 줄 모들고 이야기 보따리는 계속되어진다.

그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

수다떠는라 목도 아플텐데 산낙지 한접시 먹고 힘내부러~~~

요즘 양기는 아래로 가지 않고 입으로만 올라 오는지........

도저히 일어서자고 하지 않고는 밤을 샐것만 같다.

언제나처럼 조금은 아쉬움을 남겨둬야 또 다음이 기다려지는 법!

다들 즐겁고 행복한 시월의 용두팔 산행이었으리 믿으며 오늘 산행기는 여기에서 닫을까 한다.

 

그래도 헤어짐이 아쉬워 합정동파는 댕구치고 건전하게 헤어졌는데, 도봉구파는 한잔 더 하고나서야 헤어졌다는 소문이 바람결에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