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도봉산행 -용두팔 12월 정기총회

섬돌 2011. 12. 19. 16:13

일     시 :2011년 12월 18일 (일)  맑음

코     스 :도봉유원지 입구-녹야원-은석암-다락능선-포대-포대능선-망월사-총회장소

참 석 자 :강석용+1 , 강홍렬, 권승칠, 김규일, 김상현, 김성권, 김세봉, 김용민, 김종권+1, 김창덕, 김태선, 박 돈, 박병준, 박찬정,

              박종범, 박창현, 백종대+1, 송봉환, 송재혁, 심상혁, 원창연, 오진탁, 유광수, 이명철, 이승배, 이장원, 조병국, 황기수,

              이제만, 정승수 -33명

 

  어제 해외출장에서 돌아와 채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로 아침을 맞는다.

  2011년 용두팔 정기총회날이기에 한명이라도 더 참석해 주길 바라는 회장단들의 간곡한 문자메시지가 미국 로체스터까지

어김없이 날아드는데.......

피곤함도 뒤로하고 서둘러 베낭을 챙겨 뛰쳐 나왔다.

  서두르다보니 환승역에서 우왕좌왕하다 열차를 놓쳐 만남의 시간 10시를 넘겨 도착해 보니......

  친구들은 모두 자운봉을 향해 떠났고, 그들이 올라가 길을 쫓아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숨가쁘게 따라 오르는데, 사시예불을 마친 고즈녁한 사찰이 눈에 든다.

 오늘 하루도 안전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합장을 하고 ......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했다.

 늦어도 기다려 주었던 친구들의 고마운 마음.....

 나 때문에 산행도 천천히 오른다는 배려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허겁지겁 오른는 산행길!

 그래도 눈앞에 펼쳐지는 수려한 산세와 청아한 산새소리를 뿌리치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리 몇겹의 옷으로 무장을 했지만 맑고 시원한 산바람의 유혹을 비켜갈 수는 없지 않은가.

 

크게 심호흡을 하며 자연의 품안에 안겨 있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숨가쁘게 뛰어오른 은석암에서는 바라춤과 나팔 그리고 법고를 두드리며 망자을 위한 제를 올리고 있었다.

 능선길로 오르다 보니 친구들을 앞질러 왔기에....

 잠시 틈이 나서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친구들은 또 앞질러 가버리고.....

 다시 오르는 능선길에 마주한 자운봉과 포대능선이 자꾸 나를 불러 세운다.

 오른편으로는 도봉의 멋들어진 산봉우리들이 손짓하고, 산기슭 망월사의 전경이 그림처럼 앉아 있다.

 드디어 만난 친구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 좋다.

뒤 늦게 합류한 광수도 함께 추억을 남겨보자.

봐도 봐도 아름다운 산!

껍질 속으로 웅크리고 한살을 곱씹으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나무들의 독백소리에도 귀 기울려 보자.

밤새 내린 찬서리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어린 나뭇가지에게 따뜻한 손 내밀어 아침인사도 건네어 보자.

홀로 침묵하며 수행하는 구도자처럼 올 곧게 서있는 나무에겐 목례라도 드리며 올라보자.

 

산이 한층 가까이에 함께 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네마음이 내마음

너와나는 한마음

모두가 산을 닮아 아름답고 행복해 하질 않는가!

 

 섬세하면서도 자상한 제만이가 닮았을까?

우직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품은 석용이를 닮았을까?

서글서글하면서도 정이많은 용민이를 닮았을까?

고고하면서도 방정한 세봉이를 닮았을까?

과묵하면서도 성실한 광수를 닮았을까?

누가 누가 자운봉을 닮았을까?

 제만과 함께하면 제만의 모습으로..... 석용과 함께 하면 석용의 모습으로.....용민과 광수도 모두 자운봉과 한 모습이다.

 제 모습을 내지 않고 누구도 품어주고 안아주는 자운봉이 함께해서 더욱 멋진 친구들의 모습!

 멋지고 사랑스럽다.

용민 덕분에 나도 걸터 앉았는데 ....ㅠㅠ

허접하고 덜렁대는 나에게도 빙긋이 웃어주는 자운봉! - 고마워요~~~

어찌보면 요염하고, 어찌보면 늠름해 보이는 자운봉의 자태가 자꾸 눈에 밟힌다.

나목들 사이로 내비치는 팔등신의 빼어난 몸매에  넋을 잃고 한참을 서 있었다.

겸허함과 장엄함도 엿보인다.

세상 모든 마음을 담아낸 채 늘 한결같이 서 있다.  

어쩜 늙어가는 우리들의 한해 한해 모습도 모두 그 넓고 큰 마음 속에 차곡차고 담아 두었으리라.

내년 ....

그 다음에 우리들이 찾아주면 오늘을 기억하며 빙긋이 웃어주겠지?

우리들이 알콩달콩한 이야기들도 모두 다 고이 담아 두었으면 좋겠다.

이 웃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더듬어 꺼내주면 좋겠다.

깔닥 깔닥 - 깔닥고개를 오르며 우린 무슨 생각을 할까?

이 길을 오르면 자운봉으로 오를까?

깔닥고개를 올라.....우로 굽은 좁다란 산길을 따라 오르면 자운봉에 오르겠지?

헌데.......

지금 병국이가 화가 났다.

자운봉으로 해서 포대능선을 거쳐 망월사로 내려서려고 했는데.......

앞장서 걷던 제만이 샛길로 접어들어 포대를 거치지 않아 몹시 서운한 듯, 사패산까지 갔다가 내려가자고 어깃장을 놓는다.

그래도 다함께 모여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점심시간

오늘 점심은 정기총회를 위해 조촐히 준비한 간식들을  나누어 먹기로 했다.

그래도 각자 싸온 음식들로 바닥은 금새 풍요로워 진다.

막걸리 한사발에 친구와 정을 나누어 마신다.

걸죽한 술맛에 농익은 친구의 사랑이 묻어난다.

소주잔도 맛이 달다.

친구가 담아 주는 행복을 함께 마셔서 그런가 보다.

살아온 햇 수 만큼  참 많이도 닮았다.

서로의 사랑만큼 눈빛도.....

서로의 웃음만큼 입술도....

언제나 보아도 사랑가득, 정도 가득 - 석용부부

우린 워뗘유~~

우리가 더 닮아보이잖유?

늘 용두팔의 마스코트처럼 알콩 달콩 살아가는 종대 부부!

솔로도 둘이 함께하면 워뗘?

기수와 창연이 연인처럼 한몸이 되고......

암모니아 내음 물씬 풍기는 홍어회에 막걸리 한사발 함께하는 홍탁모임 홍렬이와 규일이도 우정을 뽐내고 섰다.

오늘은 무엇들이 그리도 바쁘진 단체사진 한장을 찍을 수가 없다.

얘들아! 대충 한번 서 봐~

지리산 빨치산들도 아닌데.....

차림새는 웬지~~~

뒤늦게 오르는 빨치산 낙오병?

 종대가 후미에서 오르고...

아내와 함께 사랑을 나눈다.

잘 찍지는 못했지만 .....

오늘만큼은 실컷 석용부부의 추억을 만들어 줘야지~

얼마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오늘 이 사진이 고운 추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이젠 이 아래 망월사로 내려서야만 한다.

망월사의 범종루

 

그리고 금당

언덕위로 산신각(?)...

고풍스러운 단청에 한참을 홀로 선 세봉의 뒷모습.

어쩜 세봉이는 단청처럼 단아한 모습을 닮아 있는지 모른다.

금강문 너머의 모습처럼....

언제나 단단한 너의 심기가 영원히 변치 않았으면 싶다.

나도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친구인 너를 닮기를 소원해 본다.

멋진 친구 - 세봉!

드디어 오늘 정기 총히를 갖기로 한 음식점에 모여 앉았다.

총무인 승칠이 식순표를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2년간 용두팔 산악회를 이끌어 온 찬정이- 앞으로 2년을 또 이어가기로 했다.

원주에서 온 진탁이 감사로써 감사의 말을 마쳤는데......

그 또한 다시 2년을 더 감사해야만 한다.

여기 저기 감사가 쏟아진다.

감사 - 감사해!

 

용두팔 산악회 총무도 병국이 유임되었다.

회장: 박찬정,     수석 부회장 : 김규일,       총무 : 조병국,       감사 : 오진탁

다들 박수로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오늘 정기총회의 모든 경비는 심상혁 본회 회장이......

2차 자리를 옮겨 의정부 친구네 부대찌게에서의 모든 경비는 명철이와 성권이 용두팔 산악회를 위해 베풀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연시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