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이구나.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네 손 하나 따뜻이 잡아 줄 힘이 없다.
메마른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처럼
허공을 맴돌다 스러지는 진심.
이곳저곳 논밭들을 둘러봐도
쌓아 놓은 낟가리 하나 보이지 않고
몇 줌의 이삭만 손에 쥔 채
석양을 바라보는 부끄러운 내 모습.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데
자꾸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것은
네 시름 나눌 작은 여유조차 없어서다.
널 위한 기도가 무슨 힘이 될까마는
시리고 아픈 마음 어쩔 수 없어
먹먹한 가슴으로 가난한 손을 모은다.
- 섬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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