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수락산 시산제 (용두팔)

섬돌 2015. 3. 16. 09:07

일       시 : 2015년 3월 15일 일요일 10시 날씨 맑음

장       소 : 수락산

참석인원  :강홍렬, 김재영,  김상현. 권승칠. 김세봉. 김창덕. 김석종. 김재원. 송재혁+어부인. 조병국. 박친정+어부인.  

               박 돈. 이제만. 이승배+어부인. 이장원. 이용복. 이동관+어부인. 오재득. 윤우섭.  백종대+어부인. 이문로.

               김규일. 정승수. 강석용. 이규완. 특별참가 최병호 내외 (30회 후배 ) . 김진익.  전시호, 이명철 (총35명)

         집을 나설 때는  쌀쌀한 아침기온에 옷들을 두툼히 끼어 입고 나왓으나, 햇살이 비추며 기온이 상승

수락산 고개너머로 얼굴을 내민 아침햇살이 친구들 얼굴에 쏟아져 들어온다.

오랜만에 만난 기쁨을 나누기도 하고, 그동안 서로의 안부도 물어가며 ........

모두의 시선이 출구를 향하여.......

아직도 도착하지 못한 용두팔 친구들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문로총무의 출석 확인과 선두대장 박돈과 후미대장 김세봉의 모습과 더불어 멀리 춘천에서 한달음에 달려와준 재득이의 모습도,,,,,

마지막 한명까지도 혹여 빠뜨리지 않을까 꼼꼼이 챙겨주는 전임 조병국총무의 세심함까지........

늦었다고 꾸짖음보다 혹여나 안스러워 할까봐 속마음까지 보듬어 주며 걱정해 주는 친구들!

친구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웃음꽃이 활짝 열리는 모임 - 용두팔.

오늘도 겨우내 숨어 핀 봄꽃 - 김재영, 강홀렬

그리고 형형색색의 많은 꽃(친구)들로 오늘 산행은 더욱 빛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출발을 준비한다.

드디어 출발!

종대 어부인은 남푠 손을 뿌리치고 석용이와 손잡고 룰루랄라~~~~

명보엄니(석용 어부인)의 명을 받아 오늘 안전산행을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데???

워째 평상시 종대랑 함께 걸을 때보다 한결 신나고 즐거운 표정원 뭥미???

진량에서 올라온 우섭이는 이번 산행이 두번재인데. 포스는 완죤 백두대간 공비?

예전에 민주산악궁 친구들의 모습이 그립다.

산행을 하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고, 쉬었다 다시 걷다 힘들면 아예 정상을 갔다고 올때까지 산아래 할매 두부집에서 막걸리 동동주 시켜놓고

걸죽하게 한잔 들이키며 기다려 주던.........

하나 둘 갈고 닦은 실력으로 공비과로 전입신고를 하고나니,  남은 몇몇은 다리고장에 한숨뿐이됴, 그나마 남은 나마저도 요즘은

앞뒤로 쫓아가며 사진 찍기도 숨이차고 다리가 후덜거리니.......

아! 세월의 무상함이여~~~

그래도 시작은 좋다.

앞서 올라가 산으로 들어서는 친구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어부인들은 떼어 놓고 인상쓰며 오르는 승배와 종대 - 학창시절 유도부의 포스는 오간데 업소 헐떡이는 숨소리가 거칠어 진다.

남양주 화원에서 온 강렬꽃, 아차산 밑에 숨어 핀 재영 꽃 - 그옆으로는 꽃의 향기에 이끌려 동면에서 깨어난 독사가 있다.

이제 막 산을 오르려고 하는데, 벌서 작은 쉼터에는 땀을 닦으며 쉬어가자고 보채는 친두들이 있다.

친구야 쉬어가자.

이리가나 저리가나 가야할 세상

너무 앞서가면 안타깝다하고

너무 뒷서오면 고독하다하니

친구야 함께가자.

 

길섶에 피어나는 야생초도

웃자라다 잘린 키큰 나무도

어우렁 더우렁 함께 웃고지고

어깨동무 살갑게 살고지고   -섬돌 생각

 

동관이의 말이 생각난다.

얼마전 직장에서 명퇴하고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보니" 안보이던게 보인다"던 말.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너무 옹색하지도 말고.......

함께 손잡고 산에 오를 수 있을 만큼의  여유와 웃음만큼은 잃지 않기 살아갈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오늘 시산제에 필요한 떡을 짊어지고 오르는 조병국

무거운 짐은 서로 나누어 메기도 하고 , 등산이 힘든 친구에게는 어깨를 토닥여 주며 말동무 되어 오르는 산행!

장원이 - 이용복- 박돈 - 이동관  서로서로 힘든 일을 자청하는 친구들의 우정을 보며 옆에서 헐떡이는 숨으로 내 한몸

추스리지 못해 따라가는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하기도 했다.

늠름하고 자랑스러운 용두팔의 공비들(박돈대장- 이장원 - 이제만 대장)

앞으로 신흥공비로 투입될 김재원 그리고 두번째 참여한 이용복

 

시산제를 치루기 위해 팻말이 쳐지고, 임원들의 부지런한 손놀림을로 재삿상이 차려진다.

웃는 돼지머리가 좋다던데........30회 후배님의 정성으로 빙긋이 웃는 표정의 돼지머리도 올려지고, 자손번성 대추와 밤 그리고...

오늘 차려진 제사상은 산에 오니 사의 주인인 산신령에 올리는 우리의 예의로 생각하자!

각자의 집에도 세대주가 있듯이.....

이제 시산제 준비도 끝이나고 순서에 입각하여 시산제를 올려야 한다.

 

 

 

 

 

웅성웅성 ....시끌시끌......

그래도 시산제를 고하는 이문로 총무의 목소리가 수락산 허리를 돌아 정상으로 오른다.

4열 횡대로 줄이 맞혀지고, 개회식은 초헌관 김규일 회장의 첫잔과 함께 신고를 시작으로 아헌 종헌......

순국선열 및 먼저가신 산악인(특히 김성권 동문)들을 위한 묵념과

박돈대장의 선창으로 산악인 선서가 이어진다.

중간 중간 딴청(?)을 피우는 친구가 있다...ㅋㅋ (창덕아 너 말고)

이어서 자연보호 헌장이 읽혀지고....

본회 김진익 회장을 대신하여  김상현부회장이 간단하게 인삿말을 한다.

역시 멋쟁이는 인삿말도 간결 명료하다니까! ㅋㅋ

 

6년간 용두팔 산악회 총무로서의 소임을 충실하게 해준 병국이에게 모두의 정성을 담아 감사패를 전한다.

너도 웃고 (시원섭섭해서), 나도 웃고 (잘 해주었다고)

앞으로 더더욱 잘 할 수 있는 든든한 신임총무 이문로가 잘 해주어서 웃고.....

분향강신 - 김규일 회장

강신문 낭독

참신 - 용두팔 전 참석자들이 함께 3번의 큰 절을 올린다.

초헌을 올리는 김규일 회장

 

독촉 : 시산제문 낭독은  김세봉 후미 대장이 해 주었다.

아헌 - 잔을 올리는 정기산행 박돈대장

종헌 : 용두팔 백두대간 이제만 대장이 술잔을 올렸다.

이제부터 헌작을 올린다.

용두팔 산악회 고문 송재혁의 술 한잔과 두툼한 봉투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전 산악회장 박찬정.

전 용두팔 회장 이장원

용두팔 본회 부회장 - 김상현

본회를 대표해 절을 마치고.....이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또 제를 올린다.

본회의 두툼한 봉투외에도 간절한 소원을 큰 소리로 외치며 절하는 그를 보며 다들 박장대소와 함께 그와 그 가족의 행복을

기원했으리라.

김세봉 후미대장의 헌작에 이어,

 

전 후임 총무의 헌작이 끝났다. 이젠 더이상 임원은 없지?

1,2,3반 친구들이 합동으로 제을 올린다

4반 친구들의 헌작이 끝나고 나니....돼지머리에는 누런 금빛 지폐가 늘어나고, 돼지는 더욱 웃음기가 많아진 듯 하다.

6반 친구들이 헌작에 앞서 잠시 기념 촬영을 하고(명예 6반도 고개를 드밀고..ㅋㅋ)....

6반 친구들의 헌작도 끝나고....

나머지 모든 반들이 함께 제사를 올린다.

마지막 헌작은 등산애호가로써 오늘 돼지머리까지 희사한 30회 후배 부부가 하게 되었다.

오늘 우리의 안전산행 즐거운 산행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준비한 시산제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퇴주잔을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권하라고 하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병국 총무에게 전해주는 후배님 아내!

술을 못하는 병국이의 당혹스러운 표정......

그래도 떡두꺼비 같은 손으로 따르는 술보다는 젊고 예쁜 여인이 따르는 술잔이 좋은지 냉큼 받아 들이킨다.

그 표정을 지켜보는 모습이 마치 동물원의 ........

그 한잔 술이 하루종일 얼굴이 홍조가되어 싱글벙글 했다는 풍문이 거짓은 아니었겠지?

돼지머리님도 연신 싱글벙글 - 오늘은 모두가 싱글벙글!

이제 모두의 산신제배를 끝으로

축문을 태워 하늘로 올려보내는 소지가 끝났다.

다함께 올 한해도 무탈하고 건강 안전 산행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음복!

지난 겨울 기나긴 가뭄에도 불구하고 저 밑둥부터 부터 박차고 올라온 작은 떨림이 있다.

침묵의 나목위로 콧바람 하나 훅 날리면 

꽁꽁 동여 맨 옷고름 하나 툭 열어 젓힐 것 같다.

수줍은 미소 그리움이 가득한 속살

물오르는 소리 동심이 뛰고 있다.

 

그래서 봄이 간절히 기다려 진다.

 

아직은 이르지만 봄을 준비하는 나목들의 모습과 물오른 나무들의 꽃망울을 보며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주체할 수 없다.

시산제가 끝나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음복과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나도 음식을 먹느라 잠시 상현에게 카메라를 주었더니 옛날 흑백사진을 만들어 놓고 말았다.

허긴 옛것도 좋은 것이여~~~

여기까지는 그래도 흑백으로 보니 운치가 있는데........

어째 이사진은 6.25 동란 때 피난민들 같어~~~~~

 

이제 주위쓰레기도 남김없이 잘 주어담고 ......자연보호 헌장에 맞도록 담배도 삼가하고.....

건강하고 유익한 산행이 되기를 바래본다.

2015년 수락산 시산제도 이렇게 잘 마무리하고 이젠 하산을 준비해야 했다

오늘 동행해 주신 후배님 부부의 모습도 담아놓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기고 몇몇친구들과 함께 매월정까지 산행을 하기로 했다.

내가 사진을 찍는 기술이 부족한 건지? 아님 사진을 찍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두번의 사진이 하나의 표정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재원아~ 석종아~ 그냥함께 웃어주징~~~~

그래도 지나가는 산객의 사진찍는 솜씨가 나보다 나아보인다.

수락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아랫동네의 모습

우리는 다른 친구들에게 혹여 실례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매월정(육각정)까지 서둘러 다녀오기로 했다.

신흥 공비 김재원과 용북회 산악대장이었던 김석종은 바람처럼 나비처럼 훯훨 날아가버리고......

비지땀을 흘리며 쫓아 오르는 내 곁에는 역시나 후미대장이 지켜주고 있었다

 수락의 산능선을 따라  저 멀리 불암산이 우뚝 서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빼곰이 매월정의 모습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국의 산을 부드럽고 미큰해서 좋다.

여인의 허리처럼 늘씬한 곳도 있지만 살찐 황소처럼 펑퍼짐한 곳도 많아서 좋다.

한국의 산은 향기로워서 좋다.

꽃내음 풀향기 그윽해서 좋다

한국의 산은 사시사철 팔색조라서 좋다.

'미련한 곰보다 재주많은 여우가 좋다.'는 속담처럼 볼품없이 밋밋한 산보다 때로는 싱그러운 웃음을......

때로는 뜨거운 입술을......때로는 고독과 우수를 ......

한국의 산은 친구같아서 좋다.

언제 어디서나  다가가면 손벌려 맞아주는 따뜻함이 있어서.

애궁~~~

나는 아직도 허덕이는데 벌써 앞서간 재원이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어달랜다.

아~ 나도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다음에는 더 부지런히 따라다니며 촬영도 해 줘야겠다..(마음뿐~~ㅠㅠㅋㅋ)

정상까지는 갈 수 없었지만.....

시산제를 마치고 잠시 모임에서 이탈(?)한 부랑아들의 뻔뻔함(?)이 왜 싫어보이지가 않지?

오늘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도 그리고 모레 먼 훗날 함께하기를 바래본다.

  <짚신신고 발길 닿는대로>

온종일 짚신신고 발길 닫는대로 가노라니 산하나 넘고 나면 또 산하나 푸르네.

마음에 집착없거늘 어찌 육체의 종이 되며, 도는 본래 이름 없거늘 어찌 이름을 붙이리.

간밤의 안개 촉촉한데 산새들은 지저귀고 봄바람 살랑이니 들꽃이 환하네

지팡이 짚고 돌아가는 길 일천 봉우리 고요하고 푸른 절벽에 어지런 안개 느지막이 개네.

                              - 매월당 김시습 -

조선 초 생육신 김시습은 세조의 왕위찬탈이후 모든 출세의 길을 단념하고 경주 금오산 기슭에 묻혀 산 당대의 유, 불, 선 삼종의

종교를 섭렵한 사상가요 지식인이었으며 학자였던 그가 성종이후 수락산 동봉에 폭천 정사를 지어놓고 산 10년여의 발자취가

아닐까 추정된다.

매월당 김시습을 기리고자 지어진 매월정에서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먼데 산을 바라보는 이규완.

이젠 부지런히 내려가야만 한다.

왔던길을 잃고 잠시 고민도 해보고/////

잠시 일탈을 꿈꾸던 사내들은 이내 그들이 가야할 곳을 알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남자들이란 가끄믄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듯이........

오늘의 시산제에서도 잠시 고정의 틀에서 벗어 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식당에 다다르니 이미 친구들은 밥상을 받아놓고 서로 술도 권하면서 즐기고 있다.

민주 산악궁 전시호 황제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의정부의 명철이도....

그리고 공사다망한 용두팔 본회 김진익 회장도 마무리 인사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참석해 주었다.

병국이의 산악회 총무 이임식을 못내 아쉬워하며 커다란 앨범에 친구들의 속내를 적어도 보았다.

우리가 용두팔로 인연을 맺은 지 어언 40년. 앞으로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40년을 강조한 김진익 회장- 그리고 축배제의로

마무리 인사를 대신하고.......

오랜만에 모두의 합창으로 교가를 불렀다.

다들 감회가 새로운듯 힘차고 우렁차게 한명의 빠짐도 없이 식당이 더나갈 듯 우린 교가를 불렀다/

오늘의 이 우렁참과 함성이 오랫토록 모두의 가슴에 진한 여운으로 남기를 바려며 ..........

헤어짐의 아쉬움은 식당 밖에서도 한참동안 이어지고......

못내 헤어짐이 아쉬운 친구들은 당구장으로 몰려가고.....

몇몇은 일찌감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고........

그래도 뭔가 아쉬움이 남은 형아들은 시내 한폭한 남대문 시장을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휘젓고 다녔다는데........

일요일이라 많은 상점을 문을 닫고 그들은 허름한 포장마차에 들러 애꿋은 몇잔의 막걸리와 소주로 아픈 마음을 달랬다고 하니

친구란 이렇듯 애틋하기도 하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것인가 보다.

함께한 모든 친구들  고마웠고........못온 친구들 몫까지 더해서 시산제 올렸으니 다음에 꼭 함께하길 바래보며 오늘 저녁은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