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백두대간 21차 삽당령-고루포기산 - 대관령 구간 산행기

섬돌 2015. 9. 6. 21:14

일       시 : 2015년 9월 5일 06시 서울 출발 -2015년 9월6일(일) 오후 6시 서울 귀경 1박2일

참석인원  : 박찬정, 송재혁, 황기수, 어윤석, 이제만 ,  조병국,  이장원, 이동관, 고영춘, 김세봉, 김재원, 정승수 (총12명)

산행코스  : 첫째날(5일)  삽당령-6.8km-석두봉-5.4km-화란봉-1.95km-닭목재  14.15km  (10시30분 출발 - 오후 6시 경 하산)

                둘째날(6일)  닭목령-6.6km-고루포기산-5.4km-능경봉-1.8km-대관령  13.8km ( 6시 30분 출발 - 오후 3시 30분 하산) 

 

백두산에서 뻗어내린 큰 산줄기라는 의미를 지닌 백두대간!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한 큰줄기는 북쪽의 낭림, 두륜, 금강산을 거쳐 남쪽의 오대산, 태백산에 이르러 중봉을 이룬 뒤 속리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이어져 내린 한반도의 축이요, 뼈대이다.

용두팔의 백두대간 산행은 201331일로 거슬러 올라기 지리산 복성이재로부터 시작하여

김규일, 고 김성권, 김세봉, 박돈, 박찬정, 송재혁, 이동관, 이제만, 조병국, 황기수 (10)가 첫발을 내 디뎠고 오늘 21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며 수많은 사연과 추억을 만들어 왔다

오늘은 그 길에 또다른 추억하나를 만들기 위해 삽당령고갯마루에 섰다

이제만, 황기수, 어윤석, 송재혁 친구들이 하루 전 선발대로 도착하여 캠핑을 하며 오늘 산행코스와 주변을 점검하고 우리 따뜻하게

맞이한다.

삽당령은 산 정상의 모습이 삼지창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으로 서쪽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석두봉으로 동쪽으로는 두리봉과

석병산으로 이어지는 고갯마루로 고요함과 푸르름안고 늦은 아침을 떠들썩한 우릴 반긴다.

준비가 끝난 친구들이 백두 대간 들머리 표지석에 섰다.

오늘 산행도 안전하고 즐겁게.....!!!

기념사진을 찍고 난 친구들이 갑자기 웅성웅성 회의를 한다

무엇일까?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두대간 친구들이 처음 산행에 참석한 나를 위해 도열을 해서 - "받들어 스틱! "

대단한 환영식을 해주려고 밀당(?)을 꾸민거다.

사소한 마음하나까지 생각하고 보듬어 주는 따뜻한 마음이 깃들어 있는 백두대간 친구들이 있어 오늘 산행도 행복할 것 같다.

총 산행 거리는 약 14.5km 이지만 하루종일 좋은 친구들과 숲길을 걷노라면, 놀며 쉬며 갈 수 있는 산행일 것 같아 마음도 평안하다.

삽당령을 출발하여 석두봉과 화란봉을 거쳐 닭목령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대장 이제만이 앞장을 서고 언제나 한결같이 후미에서는 백두대간 산행 햇병아리인 나를 지켜 주기 위해 세봉이 뒤따른다.

시작부터 키큰 나무들로 가득한 울창한 숲이 우릴 반긴다.

첫발을 내 딛자마자 이내 우리는 산내음이 가득한 숲의 정기에 취해 버렸다.

가파르게 차고 오르며 가빠지는 숨소리......

깊게 숨을 들이켤 때 마다 심장에 붙어있던 세속의 찌꺼기들의 아우성이 한숨으로 토해나온다.

시작부터 온 몸이 푸르러진다.

한걸음 걸음마다 고요와 맑은 선계(仙界)를 걷는 기분이다.

굳이 짊어 진 배낭이 거추장스러운 산아래 짐처럼 느껴진다.

맨 몸으로 호젓이 걸어도 좋을 것같은 친근감은 무엇때문일까?

 

하얀색 참취 꽃 친구들이 새하얀 이를 하나가득 내보이며 활짝 웃어 보이고...

마타리 꽃들은 노란 마후라를 두른채 산들산들 춤추며 반기고 있다

며느리밥풀꽃은 밤새 구박맞은 듯 어깨가 축 처져있어 안스러워 보인다.

그래도 산길 구석구석에는 정(情)이 가득가득 느껴져서 좋다.

인색함보다는 넉넉함이

초조함보다는 느긋함이

날카로움보다는 부드러움이

따돌림보다는 포용력이 가득한 곳 - 숲........그 길을 따라 걷다보니 백두대간의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듯 하다.

고개를 들어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빼꼼이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뱅그르 돌아보아보고 나니 새삼 작은 내가 보인다.

내려 놓고 갈일이다.

쉬엄 쉬엄 갈일이다.

붉은 자주빛 꽃싸리의 간질어지는 웃음소리도 들어보고 가자.

그들만의 밀어에 귀 기울여 소통해 보자.

눈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는 느낌 !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이 되어

우리의 삷을 결정 짓는다고 하지 않던가!

열린 사고로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호강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제 막 제 2쉼터에 도착했다.

갈증도 식혀가며 .......

주위도 살펴가며 보듬어 갈일이다.

세상사 돌이켜 보면 한낱 꿈인 것을.......

이웃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주며 어우렁 더우렁 어울려 갈일이다.

오래전 잊혀졌던 그루터기에는 이끼가 자라고 앙증맞은 버섯들이 집터를 마련했다,

세월의 무상함이여~~

제 3 쉼터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산아래 구경도 하며 주변 경치를 즐긴다.

잡목들 사이로 낙락장송들이 우뚝 서서 백두를 지키고 서있다.

금강송은 백두대간을 따라 삼척지역까지만 분포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기개가 대단하다.

잠시 쉬어가려고 하니 새끼 도마뱀 한마리가 마중나와 우릴 반긴다.

자연인의 모습이다.

욕심을 내려 놓은 표정이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며 .....

잠시 날개를 접고 쉼터에 앉아 돌아온 길을 음미해 보는 것도 멋스럽다.

마치 우리 인생의 뒤안길을 되돌아 보듯....

오늘따라 옅은 구름이 내려앉아 산은 더 아늑하고 고요해 보인다.

여름을 붙들고 서서 가끔 불어오는 색바람(초가을에 선선히 부는 바람)에 쓸쓸함마저 느껴지는 산!

산에도 세월은 간다.

길모퉁이에 사랑나무가 서 있다.

한몸으로 태어나 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하나가 된 나무.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가지를 틔우고 서로를 인정하며 기나 긴 세월을 함께 살아 온 나무 - 사랑나무.

우리의 삶도 이와 같이 나를 고집하지 않고 서로를 인정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 산비장이 보라색 꽃>

<억새풀>

                <꽃 개미취>

     <미역취>

동해의 바람이 파도에 실려와 대간의 ()에 산산이 부서져 꽃이되고 수풀이되고 나무가 되었다. 우린 거센 파도를 타는 윈드 써퍼들처럼

바람을 이고 계곡에 묻혔다가 하늘로 솟구치기도 하며 능선을 걷는다.

 가끔 우린 길위에서 예쁜 친구들을 만나 노닥대며 어울려 놀다 가기도 한다.

꽃밭에 숨어 숨바꼭질도 하며 걷는다.

꽃개미취와 노랑 마타리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숲속 야생화 꽃밭에서 우리는 나비가 되고......

꿀벌이 되어도 보며, 한참을 맴돌다 갔다.

숲 속의 장대한 힘을 느끼며 가쁜 숨을 토해내며 걷는 산행......

걷고 또 걸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하나- 그 길 위에서 우린 사랑을 배우고 우정을 나누며 친구를 얻는다.

발 끝에 채이는 돌맹이 하나 ...작은 버섯들의 작은 떨림까지도.... 그리고  길섶으로 나 앉은 작은 들풀들의 지친 어깨도 어루만져주며

고운마음 하나 놓고 가는 것이 산행이다.

세속의 아픈 파편들일랑 여기에 떨구고 가자!

그리고  내 본연의 마음자리 하나 가슴에 담아가자.

늦여름 매미들의 외침이 여름내내 나른했던 초목들을 깨우고 푸르른 나뭇잎 새로 날아오른다.

우리들도 가쁜 숨을 토해내며 계단을 박차고 석두봉을 향해 오른다. 

드디어 석두봉에 올라섰다.

구름속 햇살이 어깨춤을 추며 바람으로 스러진다.

우리는 시공에 구애됨이 없는 발걸음에서 비로소 자유인이 되어 보기도 한다.

<이제만 대장>

< 김세봉 후미대장>

< 고영춘>

< 6반 -고영춘, 정승수, 박찬정, 조병국 >

<조병국 대간 총무>

<박찬정>

<정승수>

석두봉에서 제 5쉼터방향을 내려서며 점심을 먹을 장소를 물색한다.

오늘 산행의 길가에는 온통 키작은 조릿대가 지천에 널려있다.

결코 웃자람이 없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서걱대며 소리들이 따라걷는다.

기수가 썰렁한 말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이동관은 거푸집을 좋아해..... 우리들 머릿속에는 똥고집만 있고.......남정네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은 계집이야"

가끔은 우스개소리로 우릴 즐겁게 해주는 세봉과 기수가 있어서 좋다.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

총무님이 준비해온 볶음밥 전투식량과 주님을 영접하며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송재혁, 어윤석>

짓궂은 재혁이 장난을 친다.

다리하나 들고.......포즈가 어째 좀???

이제 화란봉을 향해 다시 출발이다.

방금 전 점심을 먹어서 모두들 쉬어가기로 했다.

식후에 바로 걷고 운동을 하면 위가 늘어나서 비만이 되기 쉽다고 한다.

산행길에 가끔은 마주 앉아 노닥노닥 수다를 떨며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숲의 정령들도 우리의 수다에 귀기울리고  있는 듯 숨을 죽이고 있다.

금새라도 오를 것같은 화란봉은 보이지 않고 숨은 차온다.

그래도 는개(안개비와 이슬비 사이의 순우리말)가 간간히 내려주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으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빗속 하얀 우산을 들고 뽀얀 속살 내민 버섯들의 모습이 참 곱다.

 

 <장수하늘소 >  

이제 화란봉 아래 마지막 쉼터이다.

모두들 남은 음료와 간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재만은 오늘 더위를 식혀 준 찢어진 접이 부채를 못내 아쉬워 하고 있다.

 

푸르른 날에 땀흘려 산행을 하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들이키는 산내음을 어찌 도심에서 느낄 수 있을까?

특히나 백두대간 산행은 일반 등산객과 조우할 일이 거의 없다보니 우리들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걷는 내내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느낌으로 걸을 수 있어 좋음을........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란 이런것이구나! - 새삼 느림의 미학과 걷는 즐거움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행운을 준 친구들이

그저 고맙다.

지금 사진으로 다시봐도 그때의 푸르른 자연과 숲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 하다. 

<화란봉 바로 아래에서 이제만>

각자들 화란봉을 담고 싶은 모양이다.

그대들 인생도 부챗살처럼 퍼져나가 번성하기를 소원해 본다.

뒤늦게 따라오른 몇몇도 함께 추억을 담아본다.

지금보다는 먼 훗날 다시 들쳐보고 싶은 그날의 추억을 위해..........

하신길에 마주친 소나무의 모습이 요상하다.

마치 멧돼지 이빨처럼 기묘하게 생기기도 해 보이고.... 너털 웃음을 짓는 어르신의 얼굴을 닮아도 보이고.....

자연또한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이는 모양이다.

뽀얀 줄기가 여인네의 속살처럼 보드라운 자작나무 숲길도 지났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인 닭목령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고개의 모양이 닭의 목처럼 생겼다고 하여 닭목재라고 불리어졌으며 한자화해서 계항치(峙)라고도 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에 속하는 곳으로 대단위 고랭지 농산물로 유명한 곳임을 알게 된 것도 이번 산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가 머물고 갈 대기리 마을회관 같은 곳이다.

넓은 방과 거실 그리고 잘 정돈되어있는 이부자리 등......

더할나위 없이 깨끗하고 비소식에 보일러까지 돌려주는 마을 인심에 평안한 잠을 청할 수 있었던 숙소이다.

마을회관 앞 접시꽃 한송이.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보니 금새 가슴이 뜨거워지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새악시처럼 예쁜 접시꽃이 비에 젖어

더욱 붉게 빛난다. 내 마음도 따라 설레인다.

 

제만이, 재혁이, 동관이가 서로 일일 주부를 자처하여 고기도 썰고.......고기도 구워가며 화기애애한 저녁시간을 가졌다.

이미 저녁시간이 되어 동네 작은 슈퍼는 문을 닫았고......

동네 청년회에 남겨둔 소주 한박스까지 가져다주는 친절로 모든 친구들이 맘껏 주님 영접을 하면서  즐기수 있었다

마을앞 개울가에서 홀랑벗은 채 알탕도 하고 와서 인지......

술도 술술들어가고.......김치볶음밥까지 만들어 준 제만이 덕분에 배불리 저녁까지 해결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더불어 기수가 오늘 산행의 의미를 담아 근사한 건배사에 모두가 축배를 드니 이 행복한 기억을 어찌 잊을소냐!

" 백두산!  -  백살까지 두발로 산에가자~~"  그래서 한잔~~

" 청바지!  -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또 그래서 한잔~~

얼큰하게 취한 친구들이 하나 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고.......

 

우린 밤새 단꿈을 꾸며 잠을 잤다.

밤 1시에 국민 안전처에서 문자가 왔다. 『6일 01시20분 삼척시지역 호우경보 - 산사태, 상습침수지역 대피』

그래도 판쵸를 입고 다시 닭목령 앞에 서니 맑은 날씨와 다르게 시원한 느낌과 촉촉히 젖어드는 빗물이 싫지가 않다.

고랭지 무우밭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노란 꽃망울 오롯이 그리움 가득

달이 차면 오시려나

그리움 가득 품어 안은 달맞이 꽃

 

술잔에 드리운 달빛을 마신다.

촉촉한 향내가 마음을 적시고

온몸을 감싸 안았다.

 

나도 어느새 달맞이꽃이 되어 버렸다.

 

비에 젖은 달맞이 꽃의 청초함에 마음을 빼앗겨 보기도 한다.

자주빛 립스틱 짙게 바르고 산객을 유혹하는 송이꽃(삼척지역 산꾼의 이야기)이 가는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한다.

  <배초향 ?>

지천에 야생화들과 꽃향기....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풀벌레 울음소리 가득한 백두대간 산행은 눈과 코와 귀 오감을

행복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왕산 제2 쉼터에 도착했다.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고, 우린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어쩔수가 없어 각자 옷매무새를 고쳐 입고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원기를 보충한다.

산아래 빼꼼이 보이는 빨간 지붕의 시골집이 한폭의 그림이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탁트인 고랭지 푸르른 밭과 골짜기마다 피어나는 운무  .......가을은 이 비를 맞으며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금강송의 멋들어짐은 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비가 와도 좋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또한 자연의 오케스트라인 것을.........

사진이 흐리게 나오면 그게 또 무슨 상관이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고라니는 저만큼 달아나 버렸고, 빗방울 맞으며 온산을 헤집고 다니는 멧돼지들의 짓궂은 심술에 놀이에  

깜짝 놀란 버섯들과 풀꽃들이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핀다

빨강버섯, 노랑버섯, 찟어진 버섯-- 버섯들도 오늘비에 한껏 신난 모습들이다.

송전탑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물안개가 자욱한 산행.....

꽃들은 빗방울 소리에 생기가 가득하고.......우린 그 속에서 한껏 즐겁다.

 

 

악천후 속에서도 우리는 고루포기 산에 도착했다.

고라니와 노루도 포기한 산 - 고루포기산이라는 썰렁개그로 또한번 우리를 미소짓게 한 기수!

정상이1,238m나 되는 산이지만 닭목령 산 중턱에서 부터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이다보니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다.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따라 능선을 타고 이렇게 솔향 그윽한 산길과 참나무 군락의 오솔길......반짝반짝 자작나무 숲길 등

산마루길, 시골길, 논두렁 밭두렁길........이길 저길 아름다운 산하를 굽이굽이 돌고 넘어- 오고 또 남은 그길을 따라 걸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멋진 일이냐!!!!

물안개 자욱한 숲에서 연리지 나무를 보니 마치 우리가 원시림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때묻지 않은 태초의 숲!

비밀의 정원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하늘에 예쁜 별들이 가득하다.

우린 마치 꿈길을 걷는 상상에 젖어도 보았다.

세차게 나뭇잎을 때리던 빗방울도 잠시 멈추고 바람도 잦아들면서 우린 서둘러 곰탕 국물에 라면을 풀어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또 부지런히 배낭을 챙겨 산행을 하기로 했다.

뜨근한 국물에 칡주 한모금과 달콤한 커피한잔의 행복!

궁색하다기보다는 낭만스러운 점심이었다.

전망대를 거쳐 행운의 돌탑에 다다랐다.

행운의 돌탑에 각자의 소원을 담아 돌맹이 하나씩 쌓아 올렸다. - 용두팔 모두의 건강과 안녕도 함께

그리고 각자가 원하는 포즈로 사진도 찍어본다. - 일찍 사진을 찍고 난 제만은 느긎한 포즈로 갈증을 해소하며 다른 친구들의

기원이 끝날 때까지 영춘이와 함께 기다려 준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정상 능경봉에 올랐다.- 단 한명의 낙오도 없이......

해발 1,423.2m 정상에서 우린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 - 길들이 너무 고요하고 맑고 청량할 뿐만아니라 부드러워 강릉시에서 바우길이라는 별개의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용두팔 백두 대간팀은 또 하나의 구간을 무사히 마치고.........

벌써부터 다음 구간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으로 설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 부지런히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풀섶에 숨어 자란 온갖 버섯들이 아쉬운듯 우리 발꿈치를 붙든다.

<마타리 꽃>

<투구꽃>

<참동자꽃>

<흰 금낭화>

온갖 야생화들도 빗속에서 떠나가는 산객의 바지춤을 자꾸 붙들어 세우려 한다.

그래도 우린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길을 피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산아래에는 벌써 다음 산행을 위한 표지판이 서있다.

마음이 들뜬다 ......아! 가고 싶다.

마음이 함께하는 친구들과 호젓한 산길을 걷은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관령 휴게소로 내려서기 전에 잠시 이름모를 비 앞에서 기수와 조우하고 다시 빗속을 부지런히 걸어 내려간다

<달개비 꽃>

<쉬땅나무 꽃>

<마타리 꽃>

<산비장이꽃>

수많은 꽃들과 나무와 풀잎의 길마중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

그들이 준 사랑을 가슴에 품고 이젠 작별인사를 해야만 한다.

고맙고 행복했다고 ........

잠시 머물다 가는 길이지만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이곳을 영원히 마음속에 담아두고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대관령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 앞에서 옷매무새를 다시 가다듬고...

 

친구들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에 이 글로 감사를 대신코자한다.

다들 건강하게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오늘은......

 

짧았지만 오랫동안 기억될 몇 안되는 백두대간 산행 - 앞으로도 봉사와 산행에서 고민을 해야할것만 같다. 

고맙다.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