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할퀴고 간 모감주나무 가지에도
아직도 그리움 주렁주렁 매달린 당단풍나무에도
키 작은 조릿대의 시퍼런 설움위에도
가만 가만 흰 눈이 내립니다.
지지리도 궁색했던 가난이 싫어
칡넝쿨만큼이나 모질게
버티고 견뎌낸 지난 세월
어느덧 우리들 머리위에도
밤 새 소곤소곤 흰 눈이 덮였습니다.
멋지고 아름답게 살아 내리라던
푸르른 약속들은
숨소리 펄떡이는 옹달샘처럼
마음가득 솟구치는데
속절없이 흰 눈만 산 속 가득합니다.
우리네 인생 새 봄으로 거듭난다면
마음 밑둥 작은 사랑 흔들어 깨워
새순 틔우고 꽃눈 반짝일 수 있을까요.
꽃밭 가득 맑고 아름답게 향기로 채우고
오손도손 정겹게 살아낼 수 있을까요.
눈밭에 서서 하얀 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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