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무등산 산행기(용두팔)

섬돌 2016. 2. 1. 10:36

산 행 일 시 : 2016년 1월31일(일) 맑음

산 행 코 스 : 증심 주차장 하차 - 증심사- 당산나무 - 중머리재 -  용추갈림길 - 장불재 (중식) - 입석대- 서석대 - 목교 - 원효사 주차장

인         원 : 이제만.이문로.송재혁.김광묵, 박찬정.김재원.김세봉.어윤석,이동관.조병국.정승수.김규일, 김영진 + 박기철, 유순두  


어제 저녁 우리가 묵었던 평촌마을 반디 민박(마을회관 2층)의 전경이다.

친구들을 위한 배려로 방을 3개로 나뉘어 주주(酒酒)신봉팀, 축구관전팀(?), 코골이 및 이갈이팀으로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였으며 편안한 잠자리를 가진 아침, 오늘도 병국이와 제만이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곰탕, 김치전골탕, 황태북어탕 등

다양한 속풀이 아침 식사가 마련되었고, 9시가 되어서 출발할 수 있었다.      


밤새 하얗게 무서리가 내린 평촌마을의 아침은 여느 시골마을과 다를바 없이 평온하고 고요했다.

출발을 알리는 2층 난간에 설치한 어릴 적 새벽종을 울리는 재혁의 종소리에 다들 버스에 탑승하여 출발!



9시 30분쯤 도착한 무등산 입구 증심사 주차장에 내려 각자 산행준비를 마치고 잠시 기념촬영을 했다. 


무등산 (無等山)은 무진(無盡), 서석, 무돌뫼 등으로 다양이 불려지기도 하였으나, 본 의미는 "비할데 없는 산",

"등급을 메길 수 없는 산"으로 한문적 풀이가 가능하나 불교적 의미로 보면 상당히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반야심경의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 을 줄여 부처의 깨달은 지혜 - 즉 더이상 오를곳도...

비견할 것도... 등급을 메길 것도 없는 절대 경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섬돌생각.


증심사 일주문을 거쳐 산행을 시작하기 전 부지런히 앞서가 대웅전에 들러 3배를 하고 신중단에 3배를 하며 오늘도

용두팔 산악회의 안전 산행을 발원했다.

증심사(證心寺) - 마음을 증거하는 절?

불교의 핵심은 자신이 바로 누구인가를 바로 깨달아 아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간화선(看話禪)에서는 화두로 "이뭣고, 뜰앞의 잣나무, 마른 똥막대기"등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가는 고행을

서슴치 않는다.

내가 왜 똥막대기이며, 내가 왜 뜰앞의 잣나무란 말인가?

중생의 눈으로 그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오늘 산행은 고요히 자신을 돌아보고, 때묻지 않는 자신 - 본래의 자신은 어디에 서 있는지 반조해 보며 걸어야겠다.


증심사를 거쳐 조금 오르다 보니, 마을을 지키고 산을 지키는 신이 깃들어 있다는 당산나무 아래에 다다다.

여기에서 병국이와 세봉이.......그리고 나를 제외한 분들이 어젯밤 주님을 영접한 분들로........이분들 덕분에

오늘 산행은 무척 편안하고 느긋하게 할 수 있었다. 


용추삼거리로 오르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길로 그리 힘들지 않다.

다만, 어젯밤 너무 간절히 주님께 온몸을 바친 분들께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여 후미를 담당하고 있을 뿐~~~


당당한 포스가 느껴지는 선두팀들의 장불재에 도착 모습과 달리.......








후미팀들의 초췌해진 표정이 안스럽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후미를 따라 오르는 정신력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입석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잠시 장불재 표지석앞에 섰다.

식사를 마쳤음에도 아랫마을 공기와 다른 찬바람이 모두의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산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아침에 화창하던 하늘도 어느덧 구름이 짙게 내려앉았고, 매서운 삭풍이 매정하게 우리를 몰아세우고 있지만 다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출발~~~~~

백마능선쪽으로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뿐 한가롭다.

우리가 올라야할 입석대 방향으로는 많은 산객들이 줄지어 오른다.


우리 일행은 오늘 서울에서 개별로 합류하고자 출발한 유승두와 박기철 친구를 기다리기위해 많은 시간을 장불재에서

할애하였고, 산행속도도 늦추었다.



이제 막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육중한 체구에 점심까지 든든히 채운 배를 가지고 입석대를 오르기에는 조금은 휴식이 필요하다.

쉬어가는 광묵이를 향해 병국이 한마디 내 뱉는다.

"용들이 산에 오르니 날씨가 험악해지는가벼~~~. 너 이무기도 아닌 광무기인디~~~~".

 무등산 입석대 앞에서

                 - 섬돌생각 -

수 만년 주상절리 바위틈 숨어 지내다

날카로운 발톱 들춰내며 막아서는

세칼바람 산 울음소리에

고개들어 가던 길을 멈추어 선다.

 

시공을 건너 뛴 태고의 신비

무거운 침묵은 온 산을 감싸고

고요한 숨소리 반짝이는 참 빛

온 산 가득이 청정낙원이어라.

 

무성한 그리움들일랑 풀어 헤치고

때 묻은 영혼은 바람에 날렸거라

모든 나고 죽음이 마음에 달렸거늘

여기 이대로 맘껏 사랑하며 살고 싶다.


< 세봉, 재혁은 알겠는데.......그 옆에 두건을 두른 당신은??? 영진>


이제 서서히 다시 입석대로 올라야만 한다.

앞서 간 친구들이 삭풍에 떨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김재원>


<박찬정>

<이문노>

<어윤석>

<이동관>

<김규일>

<조병국>

<정승수>

<송재혁과 김영진>

<김영진>

<김세봉>


미워도 다시한번~~~~~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졌다는 주상절리 입석대의 현재 모습이다.

이런 절경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리........

자연의 조화에 그저 감탄할 뿐!




입석대 바로 앞에 다시 선 친구들~~~

다양한 표정으로 여러장을 함께 올려본다.















정기산행때 아들과 함께 와서 정상 도전에 실패했던 광묵이와  젊은시절 관악산을 1시간 30분에 정상까지 내 달렸다는

영진이.......그리고 수술로 인한 몸만들기에 들어간 규일이와 주주모임 고문 재혁이와 찬정이......

꼬래비라도 좋다..낙오만 말아다오!!!


입석대를 돌아 오르니 바로 작은 입석대(소입석대)의 멋진 모습이 또 우리를 맞는다.




오늘 우리와 합류하기위해 서울에서 개별 출발한 유순두와 박기철을 마중하기위해 장불재에서 이제만이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뒤로 광활하게 펼쳐진 백마능선의 부드러 산허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으며 그들을 기다렸다.




친구가 좋아 무작정 만날것을 기대하며 전라도 광주까지 달려오는 친구

그 친구를 위해 13명의 친구들이 느릿느릿 거닐며 기달려 주는 여유로운 마음.

찬바람아 물럿거라~~~

눈에 덮인 승천암이 길게 허리를 곱추세우고 하늘을 향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뒤돌아 보니 저 아래 순두와 제만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순두와 만남의 기쁨을 나눈다.

그리고 그들이 오르고 난 뒤 저 아래 홀로 묵묵히 수도승처럼 걸어 오르느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박기철"




오랜 해외생활로 지친 심신으로 친구들을 보기위해 광주까지 달려와 준 정성! 

친구란 오랜동안 서로 연락이 되지 않아 만날 수 없어도

어느날 문득 마주보며 손잡아 줄 수 있어야 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함께 웃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오래된 장 맛처럼 구수하고 정이 있어야 한다.

서먹함이 없어야 하고, 금새 옛날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용두팔이 좋은 이유는 그런 친구가 많기 때문이다.


드디어 모두 서석대에 올라섰다.

완만하게 오르막으로 형성된 전형적 육산인지라 놀며 쉬며 그래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어 좋았다

제만이를 필두로 서석대 앞에서 다들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각자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여러장의 정상 사진은 각자 알아서 잘 나온 사진으로 가져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삭제하지 않음>

다들 함께 사진을 찍고나니 어윤석, 김재원, 이동관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너무 추워 정상주도 생략하고 바로 원효사방향으로 내려서기로 했다.

아마도 서둘러 내려간 모양이다.


키작은 나뭇가지에도 서리가 내려 하얗게 눈꽃이 피어나고 있다.


천황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바람이 일어난다.

잠자던 억새풀들이 파르르 떨며 일어서고 동장군이 되어버린 바위만 장승처럼 산허리를 지키고 있다.


아직도 무등산은 우리에게 보여줄게 너무 많은 모양이다.




서석대 아래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 장관이다.

여기 저기 보물찾기라도 하듯 숨겨진 비경들을 보고 지나느라 정신이 없다.

무성하고 푸른 잎을 볼 때면 풍성하고 시원해서 눈이 즐겁다면 겨울산은 살을 에는 추위와 맞서 이겨내는

자연의 숭고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모두가 구도자요 우리의 스승같다.



모두가 서로 융화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산의 모습들

잘나고 못남없이 포용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산친구들에서 우린 겸허해질 수 밖에 없다.

작은 넝쿨하나 나름의 쓰임이 있음을.........

상대를 인정하는 작은 마음의 배려가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는게 아닐까?


많은 구도자들이 땅에 숨소리를 들으며 차디찬 눈위에 발가벗겨진 채 서있다.

견딘 자만이 새 생명으로 태어남을 .....

숭고한 자기성찰의 시간이 푸르름으로 깨어날 것이다.


이젠 우리도 발걸음을 산아래 우리가 살던 곳으로 옮겨야 한다.

산에서 보고 듣고 배운것은 가슴에 묻어야 한다.

평생을 지금처럼 낮추고 숙이며 살 일이다.

산길을 돌아 홀로 가는 저 나그네는 누구인가?

그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게다.


한겨울 녹음이 우거진 숲 아래 잠시 머물다 간다.

마음만큼은 언제나 한결같은 푸르름을 간직하며 살자. 친구야!

산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친구야

그리고 우리 서먹함을 산바람에 멀리 날려보내자.

산아래 막걸리 맛을 함께 나누며......

달리는 차안에서 남은 마지막 정까지도 모두.  

헤어지면 금새 보고싶은 그런 친구로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