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6년 3월 20일 일요일 오전 10시
장 소 : 수락산
참석인원 : 강석용,강홍열,권승칠,김규일+어부인,김상현,김세봉,김영진,김용회+어부인,김재원, 박 돈,
박종범,박찬정,백종대,성연욱,송재혁,오진탁,윤치명,이규완(9),이기선,이동관+어부인,
이명철,이문호,이승배+어부인,이제만,조병국,황기수,황재목,임순만,박병준,정승수,
김재영,최재헌,이상원,이문로........38명
수락산 역 1 번 출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일요일 아침 부지런을 떨며 베낭하나 걸쳐 매고 길을 나섰다.
표독한 콘크리트의 회색 웃음이 풀풀 찢어진 벽지를 헤집어 나오고
방바닥 벌어진 틈으로는 누런 강력 접착제의 고약한 독성이 키득인다.
구석구석 노려보는 눈빛과 찌그러진 표정의 독기(毒氣)들로 가득한데
나른한 육체로 널부러진 채 무표정한 얼굴로 TV박스에 고정된 시선.
일요일 아침이면 늘상 그러려니 아무렇지도 않게 그 안에 내가 있었다.
밖에서는 봄볕이 아침 창문을 두드리며 눈웃음 치고
새집틀고 신혼방 차린 까치네도 빼꼼히 문열고 세상밖 봄소식을 기웃대는데
나도 오늘은 겨우내 묵은 옷장을 털어 내듯 일상의 나른한 허물을 벗어 던지고
빌딩 숲에서 걸어나와 자연의 숲으로 찾아들고 싶다.
차들의 굉음소리가 온 도시를 휘젓고 다니고
매퀘한 매연의이 흐느적거리며 춤추는 도심.
허공을 맴도는 수많은 불필요한 언어들의 공해는 어쩌랴.
오늘만큼은 우리를 묶고 있는 모든 정형화된 감옥으로부터 빠삐용이 되어 탈출을 시도하고 싶다.
수많은 핍박과 눈총 그리고 모진 학대 속에서 잠시 마음하나 바꾸면 자유를 꿈꿀 수 있고, 행복을 노래할 수 있음을........
용기없는 자기 변명으로 스스로 갇혀 살아 온 수많은 나날들~~
시원한 바람과 상큼한 공기가 온 몸을 간지럽히며 파고드는 숲에 들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장을 꺼내어 푸른 숲에 활짝 펼쳐보이고, 순하고 여린 봄바람에 적시고 싶다.
아직은 동장군의 눈치를 보며 양지바른 한 켠 숨어 핀 생강나무 꽃들이 꼼지락거리며 걸음마를 시작한 녀석들에게 눈인사도 해주고 싶다.
여기저기 작은 생명들이 움트며 일어나는 소리가 온 산에 가득하다. 사랑으로 충만된 숲의 기도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그안에서 한결같이 병든 영혼들을 흔들어 깨우고 치유해 주는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아프다는 핑계로 하루를 널부러진 채 TV앞 긴 의자에 내 자신을 쳐박아 두지 말자.
그것은 오히려 나를 일상의 테두리 안에 가두고 학대하고 방치해 버리는 행위임을 알면서 위선의 자기 합리화로 포장하지 말자.
친구들이 곁에 있어 함께 탈출을 감행할 용기를 가질 수 있어 좋은데..........
그들도 어쩜 나처럼 매일 도심의 감옥에서 탈출을 꿈꾸며 실행하는 용기(?)있는 자들이 아닐까?
한 발자국 떼 놓을 용기만 있다면 용두팔이 늘 거기에 서 있음을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우리가 남이가?"
친구들의 옷에도 봄이 물씬 느껴진다.
시산제 날이어서인지 배낭들도 다들 가볍고 심지어는 백두대간 공비들마저도 달랑 옆구리에 매는 가방하나 들쳐매고
봄나들이를 나선 듯 한 차림들~~
그래도 뒤처져 올라오는 친구들을 기다려 주는 메너만큼은 역시 용두팔 답다.
재영, 재혁, 재목, 재헌, 재원 - 오재를 불러모은 황기수 회장의 너스레에 모두가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금강산도 식후경? 시산제 올릴 약주가 하나 둘 비워지고.......
배낭속의 먹거리들이 하나 둘 안주로 올려진다.
겨우살이주와 오디주등.....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오만 주님들을 영접하며....낄낄대고 웃음소리가 고개를 넘는다.
숲으로 깊이 들어설수록 .........
도심의 숲에서 멀리 달아날수록......
청량한 초록의 향기가 바람에 일렁이며 춤추는 골짜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사계절 밤낮을 한결같이 푸르른 그리움으로 주저앉은 이끼들의 눈빛으로 뒷꼭지가 따끔대는 것도 느낄 수 있어 좋다.
갑판위 갓잡아 올린 등푸른 생선처럼 펄떡이는 오감으로 자연과 마주할 수 있어 행복한 산행.
친구야!
잠시 앉았다 가자.
우리가 걸어 온 길 함께 더듬어 보며 쉬엄쉬엄 걷는 길이 좋지 않더냐.
말보다 눈빛으로 봄볕을 함께 느끼니 행복하지 않았더냐.
산길 오르느라 가쁜 숨 내쉬며 흘린 땀 식히려 앉았는데 산아래 소식이 아득하기만 하다.
우리 이대로 신선이나 되었으면..........
한쌍의 원앙이 부럽지 않네.
그대들 다정한 모습이 신혼같구먼!!!
어느덧 산 중턱을 넘어선 채 수락산 정상이 저멀리 손짓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네 그려.....
시산제를 올리는 곳이 도대체 어디메뇨?
시산제는 뒷전이고 잠시들 쉬어가세.
봉두난발 규일댁은 뽀샵해서 올리라고 성화인데.......
아 ~~ 그모습이 예쁘구먼 더예뻐지면 낭군님 근심만 커지겠네.
에헤라 디여~~ 친구들아 너도 좋고 나도 좋고 다함께 어울려서 함박웃음 지어보소.
오늘 우리의 마음을 조선조 매월당 김시습이 어찌 읽었는지.....
짚신신고 발길 닿는대로
- 김 시 습 -
온종일 짚신 신고 발길 닿는 대로 가노라니
산 하나 넘고 나면 또 산 하나 푸르네
마음에 형상이 없거늘 어찌 육체의 종이 되며
도는 본래 이름이 없거늘 어찌 빌려서 붙이리
간밤에 안개 걷히지 않었는데 산새들은 지저귀고
봄바람 못다 불었는데도 들꽃은 훤하고
지팡이 짚고 돌아 가는 길 산봉오리들은 고요하다
푸른벽에 어지럽던 안개는 느지막에 개이네
드디어 시산제 장소에 도착했다.
20분이면 오를 수 있다고 했는데.....1시간20분을 걸었다.
내가 못들은거여? 아님 거짓말한겨?
우리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강나무 꽃들이 무심히 우릴 쳐다보고 있다.
봄이 성큼 내 눈으로 들어와 심쿵!!!
나는 어느새 온몸 가득이 부자가 되어버렸다.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
산악회 임원들의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시산제 상은 차려지고..........
준비가 완료되었느지...... 최종 점검도 끝났으니 이제 산신령님을 모셔와야한다.
개회식을 시작으로 순국선열데 대한 묵념과 산악인 선서, 자연보호 헌장이 읽혀지고........
회장님의 인사말에 이어 재례의식이 행해졌다.
회장단, 부회장, 감사, 반별 ......그리고 오늘 참석해 주신 어부인들까지 .......
시산제 중간에 참나무 꼭대기에 다람쥐 달라붙 듯 버섯을 따온 순만이도 있었다.
웃고 떠들며......그 와중에 엄숙하게 치루어진 2016년 시산제는 끝이나고 우리 일행은 오늘을 기념하기위해
다함께 모여 "용두팔"을 힘차게 외쳤다.
올 한해도 우리 모두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각자의 소망도 곁들여 제를 지냈으리라.
올해보다는 내년에는 더많은 용두팔 식구들로 풍성해 질 수 있기를 다함께 소원해 본다.
아직도 용기내어 일탈을 꿈꾸고 있지 못한 친구들에게 함께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걸어보고 싶다.
이렇듯 늦둥이 하나 낳아 처음 용두팔 산악회를 찾은 이상원친구처럼.........
어느날 문득 용두팔 산악회의 문을 활짝열고 들어설 친구들을 기다리려 보기로 하자.
죽어도 아니오겠다고 버팅기던 친구 재원 - 요즘엔 물만난 제비마냥 용두팔 산악회에 안오면 몸살날 정도로 온몸으로 행복한 표정!
그처럼 산악회를 좋아하게 될 친구들이 많아지기를 간구하여 보자.
그리고 다같이 건강하게 많이 웃고 사랑하며 산길을 걸어보자.
아니 우리 삶이 보다 윤택할 수 있도록 동행자가 되어 걸어보자.
오해보다는 이해를 ........
고집보다는 배려를 ........
분노보다는 아량을 ........
경쟁보다는 함께하는 여유를 갖고 길을 나서보자.
가식과 위선을 벗어 던진 채 ....그 길위에서 만날 수 있는 꽃과 나비와 새들의 아름다움에 동화되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인생이 아름답다고 외쳐보자.
본회 이기선 회장과 성연욱 총무이사가 뒤늦게나마 뒷풀이 장소에 참석해 줘서 자리를 빛내 주었고.........
전임 김규일 회장의 감사패 수여식과 친구들의 사랑의 메시지 전달에 이어 삼삼오오 회식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우리의 끝은 언제나 "두팔 두팔 용두팔!"과 함께 교가합창으로 마무리를 했다.
흥이 난 종대와 승배는 교가에 맞춰 부르스도 추면서........ㅋㅋ
다들 건강해라......그리고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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