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6년 06월 15일 (일)
산행 장소 : 가평역 - 보납산(329.5m) - 마루산(424.9m) - 가평역
참석인원 : 황기수, 오재득, 이동관, 오진탁, 이권우, 이문로, 이동훈, 조병국, 박찬정, 윤우섭, 유순두 , 김재원, 이용복, 이제만
박기철, 송재혁, 강홍렬, 이승배, 정승수 19명
상봉역에서 만나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가평역!
화창한 날씨가 용두팔을 반긴다.
다들 오늘 날씨만큼이나 활기차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달에 한번 함께하는 등산이지만 만날 때 마다 새롭고 만날수록 정이드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서로 마주하기만 해도 얼굴가득 웃음이 넘쳐나는 친구들.........
어제가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문득 나를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발가벗은 나를 바라보았다.
어느덧 눈가에는 깊은 골이 패이고 살 가죽은 주름이 가득하다.
어쩌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안에 내가 있고 남은 알토란같은 세월을 어떻게 살아내야 이세상 떠날 때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덧 60고개가 눈앞인 우리의 자화상을 보며 보다 값지게 아름답게 사는 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한달에 한번 하는 용두팔 산행도 내가 찾는 답안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가평역에서부터 시내를 거쳐 가평천을 옆에 끼고 보납산으로 가는 작은 둑방길을 걷는 친구들의 모습을 따라 발길을 옮긴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르름이 반겨주는 호젓한 물안길을 친구들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직은 발걸음이 거뜬한 친구들의 뒷모습에서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드디어 보납산으로 들어서는 입구!
보납산은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이 가평군수로 부임하여 2년여를 재직하는 동안 산 전체가 바위로 덮여있는 보납산을
너무 좋아해서 그의 호를 '석봉'이라 하였다는 설과 그가 떠날 때 이 산 어딘가에 그가 아끼던 벼룻돌과 보물을 묻어두었다는데서
'보납산'이란 설등이 깃들어 있는 산이란다.
보납산은 보광사길로 돌아 오를수 있지만 바로 들머리에서 약600M를 치고 올라가면 곧바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또한 오르는 길목마다에서 가끔 뒤돌아 보면 푸른 하늘을 가득담아 흐르는 가평천과 한가로운 가평읍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멀리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 물줄기의 힘과 기가 암릉에 부딪혀 용천혈을 타고 온몸에 힘을 북돋는 것 같아
오를수록 힘드는 가운데 힘이 솟는다.
시작부터 숨이 턱에 차는 친구들도 있고........
성큼성큼 오르는 친구들도 있다.
마치 백두대간을 걸을 때처럼 한가롭고 우리 용두팔 친구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으며 오를 수 있는 산!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은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식혀준다.
앞서가는 친구들은 뒤이어 오르는 친구들을 걱정해 주고........
서로의 마음이 하나되어 산길을 따라 오른다는 것! - 누군가 저 앞에서 나를 기다려 준다는 것이 이렇듯 마음 따뜻해 짐을
함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사진을 찍기위한 포즈일까?
아니면 뒤늦게 따라오르는 친구들에게 힘내라고 손짓하는 것일까?
산등성을 따라오르며 가끔 이렇듯 쉬어가는 여유!
마치 우리의 삶을 닮아있어서 좋다.
뚝뚝 묻어나는 땀방울에서 힘들고 어려운 고갯마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그의 얼굴엔 작은 미소와 여유가 묻어나지 않는가?
친구와 함께하는 산행의 맛이 이 표정안에 다 담겨 있음이리라.
녹음이 우거진 수풀 사이로 아련히 보이는 북한강과 자라섬의 모습을 어찌 못난 사진기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 안에 느끼는 풀내음과 바람소리 새소리의 보드라움은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한발자욱 떼어 놓을 때 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의 파노라마를 어찌 다 담을 수 있으랴.
수많은 시선(詩仙)과 화백(畵伯)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고 읊어도 그 깊이를 다 표현할 수 없음을 ........
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이런 표정과 포즈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주변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요즈음 부쩍이나 산을 사랑하게 된 강홍렬과 배 뿔둑이 승배가 함께 산마루에 앉아 웃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보면
우리의 산행이 얼마나 느긋하고 즐기며 하는 산행인지 금새 알 수 있다.
예전에 빠짐없이 참석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모습을 감추게 되고...........
새로운 친구들이 빈 곳을 채워 가고 있는 용두팔!
새롭게 참가하는 친구들의 반가움 이전에 어러저러한 이유로 함께하지 못하는 많은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나이들어 함께 개구장이처럼 장난도 쳐보고......
함께 웃어 줄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용두팔의 친구들이 얼마나 좋으냐!
오히려 풋내나는 숫것들의 털털함이 풀풀 풍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육두문자가 오고가도 좋다.
친구들의 착한 눈빛과 따뜻한 미소가 함께 하는 산행이기에........
< 유순두>
가평읍내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 난간에 서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산아래 세상을 잠시 잊어보자.
내 주먹에서 내려놓은만큼 움켜쥘수 있듯이, 세상 욕심도 내려놓아 보자!
어쩜 내가 내려놓은 이상의 새로운 희망을 쥘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문로>
그리고 가끔은 날아보자.
닫힌 마음의 창을 열고 파랑새처럼 푸른 숲으로 산으로 파란 하늘 저 높이.....
<강홍렬>
그리고 가끔은 당신 품 저 밑둥에 잠들어 있던 그리움들을 흔들어 깨워보자.
오늘은 어릴적 친구와 함께 싱그러운 대지를 뛰놀던 그 때 그모습을 담아내 보자.
아직도 꿈틀대는 청춘이 느껴지지 않더냐!
<정승수>
누군가(?) 내 사진을 찍어 준 후로 카메라의 명암이 바뀌어 칼라화면이 흑백으로 바뀌게 되었다.
다들 기다리다가 떠난 자리........
마치 흑백사진으로 보는 옛풍경처럼 후미 친구들이 손짓하며 오른다.
오늘은 후미대장을 이동훈이 맡기로 했단다.
<윤우섭>
아무리 잘난 얼굴과 풍채도 흑백을 찍으니 잘 살지가 않는다.
나의 불찰임도 인정하며.......ㅠㅠ
그래도 후미대장 역할을 충실히 하며 오른 동훈이까지 찍고.......
다시 오르는 보납산 정상길!
헐떡대는 숨을 잠시 돌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사진이 계속 흑백을 찍힌 것을 알게 되었다.
선두그룹이 329m 정상도 정상이라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우리에게 산의 높낮이가 무슨 중요한 일이랴.
다함께 노닥이며 오르는 산행이면 그로 족하다.
이제 2진의 모습을 담아본다.
잠시 나도 한켠에 끼어서.................^^;;;
그리고 후미까지 모두 오르고서야 우린 다음장소로 이동을 시작했다.
산은 낮지만 빼어난 주변 환경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친구들의 흥얼대는 노랫소리를 담아가며 눈 마주치면서 함께 오르고 내리다 보면 우린 모두가 하나의 들꽃으로 풍성해 있음을
느낀다.
오늘 보납산은 온통 용두팔의 형형색색 들꽃 향기로만 가득해서 너무 좋다.
똑같이 서있는 가평읍내와 북한강 줄기이지만 보는 장소에 따라 이렇듯 다양한 모습으로 알알이 우리의 창문을 두드린다.
재혁이 자꾸 떠다민다.
약간은 수줍기도 하고.......멋적기도 하다.
그래도 잠시 귀요미 포즈를 취해 웃어주는 센스(?) 암튼 기분은 좋다.
이젠 재혁이를 찍어줄 차례다.
ㅋㅋ
쑥스러움 감추려고 썬그라스를 꼈는가보다.
그래도 자주 앵글에 접해봐서 그럴싸한 폼이 나는 재혁!
뒤돌아 보니 멀리 화악산과 명지산 자락이 평화스런 모습으로 길게 누워있다.
어렴풋이 고생했던 용두팔의 옛 산행기가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
그들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련한 추억일게다.
오히려 그리운 추억일 수도 있을 듯 싶다. - 다시가고 싶다는......
높이 오를수록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높이 오를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도 있다.
우리의 삶도 이와같이 높이오르고 나이가 들수록 잊고 살거나 보지못하고 살아 가는 것은 없을런지.........
더 많이 더 넓게 본다는 생각만으로 아프고 상처난 이웃들의 고된 삶이 보이지 않는것은 아닐런지.........
어쩌면 흙수저로 태우난 옛날 우리의 자화상일 수도 있는 모습들.
그래도 우린 힘들어 오르면서 지나온 발자취를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값진 발걸음이었음을 알기에 가끔은 보이지 않지만 기억하고 담아두며 살아가자.
하나 둘 친구들의 배낭에서 쏟아져 나오는 먹거리들..........
사진기 앞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빨리 찍어 달랜다.'
먹거리를 앞에두고 마음들이 바쁘다.
이곳은 벌써 한가득 차려진 상태로 사진을 찍는다.
순두가 가져온 5년산 오디주(뽕나무 열매)와 재혁이 가져온 소주를 적당히 혼합하여 맛좋은 칵테일을 선보인다.
쾌쾌한 냄새가 일품인 홍어에 다양한 술과 음식들로 점심이 풍성하다.
이른 아침 일어나 아내가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낱개 포장으로 쌓아준 야채 쌈밥과 계란말이 쌈밥.........
그리고 다양한 과일들을 깨끗이 닦아 다같이 먹도록 일일이 손질해 넣은 과일들......
우리 용두팔 친구들은 다들 좋은 아내들이 있어서 좋겠다. - 나도 다음에는 좀더 신경쓸께...ㅋㅋ
(그렇다고 이렇게 반찬 안 해준다고 등산 참석안하다고 하면 안되지 말입니다)
맛있는 점심에 적당히 술한잔 걸치고 나니 세상 부러운게 없다.
이런 기분이 나만의 기분일까?
병국이표 얼큰한 우동 국물이 속을 뜨겁게 덮혀줘서 더욱 좋았다.
보납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면서 점심을 먹고 다시 마루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 등성에는 여기저기 올곧게 뻗은 잣나무들로 숲이 빽빽하다.
배낭속에 남겨둔 가평 잣술이 자꾸 생각난다. 그래도 참아야쥐~~~~이 술은 마루산 정상주로 마실테니까...ㅋㅋ
그리 험하지 않은 산길을 꼬불꼬불 잘도 따라 내려간다.
숲길 한가운데 빼꼼이 뚫린 하늘로 따사로운 햇살이 한가득 빛이 난다.
우린 숨박꼭질하듯 그늘을 찾아 이리저리 숨어가며 산길을 걷는다.
그래도 밝은 햇살은 우릴 끊임없이 따라온다.
어느새 우린 친구가 되어버렸다.
하나 둘 도착하는 친구들!
이곳이 마루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후미 이동훈 일일 대장이 이끄는 3인(승배, 권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전화통화를 해 보니 오는 길목에 길을 잘못들었다는 핑계(?)로 보광사길로 빠져 일찍 하산을 하고
있는거다.(참고로 이들 셋은 당구 3구의 재야 고수로 피나는 가평전투에서 동훈의 승전보가......)
이제 다시 호젓한 산길을 조용히 지난다.
어쩜 오수를 즐기는 산나무들이 잠에서 깨지나 않을까 조심조심 걷다보면 그들의 숨소리도 들리는 듯 하다.
무질서한 가운데 각자의 자리에서 양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숲!
숲의 질서에 순응하며 내 아집도 양순해 지는 듯 하다.
조용한 산길에서는 우리도 숙연해 진다.
들숨 날숨을 거듭하며 어느새 우리의 심장도 풀물이 들었나 보다.
그래서일까? 산길을 걷다보면 겸손해지는 마음 . 유순해 지는 마음으로 가득함을 느낀다.
마루산으로 오르는 산모퉁이!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얼마남지 않은 마지막(?) 지평막걸리를 다마시고 난뒤에도 아쉬운듯 순두는 열심히 빈병을 치켜 세운다.
내 배낭에 남아 있는 잣술을 꺼낼까? ................참기로 했다.
숲의 이곳 저곳을 다 담아 보여 줄 수는 없지만.........
그윽한 숲의 향기를 품어 날려 보내줄 수는 없지만.........
숲의 마음을 가득 담아 그대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어찌 감추랴~~~~
이제 오늘의 꼭지점 마루산 정상에 다 오른것 같다.
작고 아담한 산행길이었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았던 산행!
비록 다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푸르른 윤기를 온몸으로 호흡하며 걸을 수 있었던 산행!
특히나 용두팔이 함께여서 더욱 신나고 즐거웠던 산행이었다.
<짓궂은 표정의 재원이와 온갖 멋진 포즈를 취하는 기수와 제만.>
< 나이가 들수록 멋진 젊은 오빠로 거듭나는 재득>
<언제나 장난가득 이동관>
<영원한 용두팔 총무 이문로>
<자상한 꼬꼬닭 할아버지를 닮은 윤우섭>
< 산을 많이 다니며 보다 점잖해지고 유순해 진 박찬정>
<언제나 땡땡땡~~~>
오늘 산행의 즐거움이 너무 컸나보다.
다들 하산을 서두르며 내려 마루산을 내려서는데........
그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아직도 숲에 대한 미련 때문에 사진 하나 더 찍어보려는 욕심이 앞섰다.
어찌보면 평범한 산행의 뒷 모습이거늘..........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옛말이 틀린게 하나도 없다.
이 사진은 싣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으로 찍혀있을줄이야~~~~~ㅠㅠ
내가 넘어지는 순간이 카메라에 담겨 있을줄 누가 알았을까?
오늘의 교훈으로 산에서는 보다 더 겸손하고 침착해야 함을 되새겨본다.
많은 친구들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감사하며......
약간의 흉부에 실금과 함께 약2주 정도의 치과 치료를 받으면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아무튼 모든 친구들의 격려에 힘입어 오늘 늦은 산행기를 올린다.
다들 다치지말고 건강하게 다시 산에서 만나고 싶다. 나의 바램이 우리 모두의 바램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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