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그리고 나
- 섬돌 -
흐릿한 기억 속을 비틀거리는 눈동자
잃어버린 날들을 매달고
나팔꽃 가지를 따라 푸른 하늘로 오른다.
샛별처럼 반짝이던 철부지 어린 날
나풀대는 봄바람에 웃음꽃 가득
어깨 춤추며 한손가득 움켜쥔 꿈이 있었지.
목마른 사랑 불타오르는 청춘
스러지지 않을 것 같은 푸르름으로
짙고 뜨겁게 술잔을 기울여도 보았지.
깊고 맑은 눈빛과 열린 마음만 들여다보고
달콤한 향기 속에 곱게 익어가리라 다짐도 하며
순하고 여린 마음 하나로 다독이며 살아왔었는데.
문득 찾아올 하늘이 까맣게 내려앉는 날
얼마나 많이 잃어버리고 매달린 채
땅을 향한 그리움으로 흔들릴까 내 눈동자.
노인의 머리위로 바람이 나고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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