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4월18일 일요일......
그날도 참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우리가 결혼을 서약하고, 새출발을 시작한 날이다.
보잘것 없었던 나를 남편으로 받아 준 아내가 고맙다.
30년이 훌쩍넘어버린 세월 속에 ....
이젠 머리에 허연 서리가 내리고, 얼굴엔 굵게 패인 주름이 삶의 흔적을 말해주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겨울을 이겨낸 푸르른 보리의 새순처럼, 어려운 고난을 잘 이겨내고 함께 호수 공원을 걷는다.
굳이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줄 나이가 되었다
붉은 튜울립처럼 뜨겁고 강렬하지는 않아도 어떤 추위와 어둠 속에서도 견뎌낸 보리순처럼 강하고 질긴 사랑이
있지 않은가!
바람에 서각이는 대나무 숲길을 걷는다.
사시사철 푸르른 마음을 배운다.
하얗게 핀 매화 꽃 곁을 지나면서 아내의 향기를 생각하고.....
적막한 호숫가 정자를 지나칠 때면 그처럼 고풍스럽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도 한다.
그저 고즈넉한 오두막처럼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 주기만 한다면 좋겠다.
아직도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은 참 멀다.
하나 둘 물위에 가득한 연닢들처럼 우리 둘이 만들어 가야할 추억들도 수없이 많을거다.
푸른 하늘에 피고 지는 구름처럼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겨나고 지워질까?
이젠 어디에도 얽매이지 말고 바람에 나풀대는 봄 버들처럼 유연하고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Forget-Get-Me-Not 나를 잊지 말아요......수선화의 꽃말처럼 서로 고운 마음 잊지말고 사랑하며 살아가자.
곧게 난 메타스퀘어 길처럼 우리 남은 인생 반듯하게 그리고 푸르르게 많이 웃고 건강하게 살아가자.
늘 곁에 함께 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 - 내 아내 한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