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1년 11월21일 일요일 10시~16:00
장 소 : 당고개역 - 덕릉고개 - 수락산 도솔봉 - 수락산역
인 원 : 강홍렬, 김재원, 박준호, 송필만, 이동관, 정승수 (6명)
당고개 역에 도착해서 창문너머 보이는 불암산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그래도 참으로 오랫만에 산에서 용두팔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1번 출구로 향했다.
너무 일찍 도착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서성이다가 근처 마트에 들러 막걸리 두통을 배낭에 담았다.
10가 되어서 하나둘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친구들 모습에 왠지 가슴이 설렌다.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 - 언제나 내가 한발짝 내딛기만 하면 볼 수 있는 친구들이었건만..........
코로나라는 무서운 역병으로 너무 움추리고만 있지 않았나하는 반성도 해 보았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따끈한 오뎅 한꼬치씩 입에 물고 출발~~~~!!!
덕릉고개에 우리를 떨구고 버스는 휭하니 떠나버리고, 우린 첫발자국부터 깔딱고개를 차고 올라야만 했다.
미세먼지 속에서도 이슬에 젖은 산내음과 흙내음이 상쾌하기만 하다.
단촐한 참석이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용두팔의 따뜻한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늘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더 반갑고 정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럴지.......
코로나 이후로 용두팔 산악회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쉬지않고 노력해 준 회장단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친구들의 안위가 걱정되서 꼭 참석해 달라는 말한마디 시원하게 내뱉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둔 채, 그저 한명이라도 더
보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 낸 회장단들이 있었음을 우린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가까운 친구들이기 전에, 어제 저녁 늦게까지 용두팔 산악회 회장님과 함께 대방어 벙개모임까지 참석하고도,
오늘 산악회 정기 산행까지 찾아 준 용두팔 회장 김재원의 정열과 노력에도 항상 감사를 느낀다.
(대방어 벙개에서 만취되어 오늘 산행 펑크내신 분들은 누꼬???ㅋ)
인생길에도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 길이 있듯이, 우리 산악회도 나라 전체가 온통 역병으로 몸을 사려야 하는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참석인원들의 급격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다독이며, 묵묵히 전진하며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최선을 다하는 산악회가 있어 마음 뿌듯했다.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는 곳.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 맞아 주는 곳.
나이들어가며 추억을 나눌 수 있고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곳.
내가 쉬고 등 돌렸을 때도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곳 - 용두팔!!!
오늘 그들과 함께 걷는 것이 참 좋다.
그리고 이런 소소함들이 행복이 아닌가 싶다.
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불암산이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울긋불긋 곱게 익은 단풍들로 가득했을텐데.........
발밑은로 수북이 쌓인 낙엽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한발 한발 밟고 오를때마다 서걱이는 낙엽들의 읊조림이 마치 우리들의 내일을 보는 듯해서 가슴 시리다.
바람에 흔들리는 마지막 잎새의 바램처럼 어쩜 이 시간이 살아 숨쉬는 동안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며,
간절한 삶의 시간이 아닐까 싶다.
어제까지의 삶도 중요했겠지만, 그 또한 지난 과거일 뿐 살아 숨쉬는 오늘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내일을 멋지게 설계하며 가꾸어 가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호젓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길가에 철잊은 진달래와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린 채
나 몰라라 먼산을 바라다 보고 있다.
철부지 객기같기도 하고, 가는 세월을 잊은 듯 무심한 그 모습에 오히려 눈길이 머문다.
이순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 내가 나를 모르겠거늘........
한참을 오르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어가기로 했다.
강회장이 내놓은 활력 보충제 - 초코렛을 한입씩 물고, 박대장이 준비해온 과일로 잠시 갈증을 식힌다.
언제나처럼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배낭 마다 친구들을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 배낭에 담아온 정성들이 참 고맙다.
11월의 중턱을 넘으며 낙엽처럼 떨어져 자연으로 돌아가는 가을.
내 인생의 가을에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홀연이 버릴 수 있을까.
비로소 비워낸 그 자리에 툭 열린 세상이 보이 듯, 내가 붙들고 있는 집착을 놓아버리면 난 어떤 모습일까?
조금 더 산을 오르다 불암산이 훤이 보이는 산 중턱 너럭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사발과 아귀포 .......
그리고 이번에는 송총무의 배낭에서 또 다른 과일들이 한가득 펼쳐진다.
이제 간식타임도 지나고 굽이 굽이 산길을 돌고 돌아 이정표도 지나서 오르고 내려서길 반복하며 산길을 걷는다.
김재원회장이 산양처럼 성큼성큼 바위산을 이리저리 차고 오르면, 그뒤로 박대장과 송총무....그리고 강회장이 뒤따라
오르고, 나는 그동안의 꾀피움으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멀찍이 쉬엄쉬엄 후미대장을 자처한 이재무가
나를 챙겨 주며 오른다.
멀찍이 장군봉(?)인 듯 수락산 정상(?)인 듯 뾰쪽한 암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우린 약속된 도솔봉 아래 자리를 잡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하기전 막간을 이용해서 사진들로 오늘의 추억을 담아 본다.
오늘 산행의 시작점 당고개는 조선시대 미륵당이 세워져 있는데서 옛날 당현(堂縣)이라는 마을이름으로 불리웠던 곳이고, 산행의 기착지인 도솔봉 또한 미륵보살이 상주하고 있는 불교의 33천(33개의 하늘나라)중 하나로 미래의 극락세계
를 염원하는 모든 중생들의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잠시 극락세계 - 상락아정(常樂樂我淨); 영원히 변치않은 행복과 고요한 참 나로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본다.
야! 점심시간이다.
새벽에 따근하게 구워 온 고구마, 김장 채김치에 쌈과 미박 삼겹살,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으로 돌돌 말아 낸 김밥,
그리고 바위틈에서 막 삶아 낸 속풀이 라면국물 - 이 모든 음식들이 남편과 그 친구들을 위해 새벽에 일어나 쌓아 준
아내들의 정성이 아니겠는가 - 다들 그 정성에 감사하며 맛나게 신나게 먹어주면 되는거다.
그리고 동관재무는 친구들 앞에서 아내와 너무 진한 스킨십은 자제해 주고.....ㅋㅋㅋ
점심으로 은행주와 추억 소주 그리고 막걸리를 걸치고 나니, 여기가 곧 도솔천이요 극락세계가 아닌가 싶다.
옛날 같으면 객기를 부리고 수락산 정상으로 가자고 우겼을 친구들도, 약속한 장소까지 산행을 하였으니 쉬엄쉬엄
내려가서 간단히 회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 또한 멋진 마무리이며, 용두팔의 새로운 비젼을 제시해 가는 첫걸음일 수
있음에 공감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 멋진 친구들

수락산 역 근처 상점에 들러 송총무가 손수 주물러 만들어 준 골뱅이 국수와 통닭 그리고 계란탕을 안주삼아
각자 취향대로 막거리와 생맥주 소주로 입가심을 하고 룰루랄라~~~~~~
다음 달 정기 총회때 다시 보자는 약속과 함께.......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총회가 되도록 명석한 두뇌(?)들을 굴려가며 많은 궁리를 하였으니, 곧 그 해답을
기대해 본다. ㅋ
오징어 게임으로 몰아주기???
기다려지는 다음 달 총회.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다들 잘 들어갔겠지. 항상 건강하자. 화이팅!!!
'산행기(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두팔 석룡산 조무락골 산행 및 야유회 (2) | 2022.07.21 |
---|---|
220505 용두팔 산행 및 모임 (0) | 2022.05.06 |
2020 칠월 하계산 산행기 - 용두팔 (0) | 2020.07.20 |
사패산 산행기 -용두팔20200621 (0) | 2020.06.22 |
용두팔 2020년2월 선자령 눈꽃산행기 (0) | 2020.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