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2020 칠월 하계산 산행기 - 용두팔

섬돌 2020. 7. 20. 10:00

폭우가 쏟아지는 아침!

오후에는 더 많은 비가 예보된 상태에서 지하철 역까지 바래다 주며 걱정하는 아내에게 안전산행을 약속하며

달려온 양수리역! - 함께 지하철을 타고 오며 석종이 똑같은 말을 했다.

"아내가 이 장맛비에 등산을 하겠다는 약속 때문에  배낭을 짊어매고 나가는 남편과 그 친구들이 이해가 안된다.'라는 

걱정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전송을 한다.

모든 친구들도 다같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함께 빗속을 걷는다는 설레임과 보고 싶다는 마음들을 가득담아 빗길을 달려 온 친구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물소리길 1코스 - 약수터 - 부용산 - 하계산을 돌아 오는 길이다.

춘천에서 달려 온 진탁이까지 모두 23명

폭우로 인해 아마 산행은 안할거라는 생각에 양수리길이나 걸으며 맛 난 장어구이로 체력보강이나 하고 갈 거라며 단촐한 차림에 운동화차림으로 함께 한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정말 믿어지지 않게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양수리 역 우측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따라 한적한 산행을 시작했다.

배낭에는 흠뻑 비를 맞고 갈아입을 옷가지와 신발들로 가득한데.......

비가 그친 뒤 습기를 머금은 숲과 대지는 활기차 보인다. 우리들 발걸음에도 힘이 붙는다.

약수터를 지나 숲길로 접어들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나무들 사이로 오솔길이 나있다.

야트막한 고개를 걷노라니 동네 뒷산을 오르는 듯 마음이 한결 가볍다.

숲 속에서는 여기저기 매미소리가 쩌렁쩌렁 목청을 높여 울어댄다.

옛날 어린시절 이렇듯 매미가 울어대면 비가 오지 않는다는 할아버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빼곡이 줄지어 선 나무들이 서로 곁를 내어주며 함께 공존하는 산길을 걷다 보면 우린 어느새 마음 부자가 된 듯, 다들 발걸음이 여유로워 보인다.

산책로같던 길이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친구들의 호흡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산행을 많이 하지 않았던 재성이는 처음부터 숨이 차 보인다.

그래도 친구들고 함께 걷는 길이어서 열심히 걸음을 따라 옮긴다.

맨 앞에는 박준호 대장이 오늘 산행을 이끌고...... 뒤를 이어 재혁이 한 무리를 이끌어 오른다. 

 물 안개 자욱한 산길을 걷다보면 마치 꿈길을 걷는 듯,  저편 아득이 손짓하던 나뭇가지가 어느새 내 앞에서

반갑게 손 흔들며 반긴다.

여기저기 더위에 쳐져있던 숲들이 꿈틀대며 일어나고, 까칠했던 나무들도 한결 부드럽게 몸단장을 했다.

다정한 눈빛들로 가득한 숲 속 - 상큼한 속삭임들로 행복한 숲 길을 걷는 우린 행운아들이다.

부용산 고갯길로 나뉘는 지점 - 그곳에 누군가 시를 지어 오가는 산객들에게 잠시 쉼을 준다.

야트막한 산책로로 생각했는데, 한고개 넘으면 또 한고개......

깍아지른 산길을 숨가쁘게 기어오르면 또 다른 깔딱고개가 우릴 지긋이 내려다 본다.

전 산악대장이었던 순만이 ' 산은 다같은 산이요, 결코 쉬운 산은 없다'고 한다.

결코 얕잡아 볼 산은 없으며,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들으며, 모든 산 앞에서 겸손해야 함을 거듭 느낀다.

그래도 한명의 낙오자 없이 놀며 쉬며(?)오른 오늘의 목표지점 - 하계산 정상!

비소식에 우리팀과 또 다른 한팀만을 만났을 뿐.......

한적한 산행길에 친구들 숨소리와 수다소리가 보다 더 가까이 들리는 듯 했다.

여름에 올라야 하는 산 - 하계산, 가을에는 추계산에 갈건가???

암튼 다들 땀 흘려 오른 하계산 정상에서 잠시 포즈들을 취해본다.

<,김용회>

 

<용명원>

 

<김재영>
<박준호>
<송필만>

 

<정승수>

드디어 각자 준비해 온 점심 상이 차려지고.......

배낭마다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었던 음식과 곡차가 쏟아져 나온다.

쉽게 맛볼 수 없는 노봉반주를 나누어 주는 강홍렬회장님, 뒤이어 본회 김재원회장님께서 야관문주를 꺼내든다.

이어서 김석종이 공장을 처음지을때 땅속에 묻어 두었던 삼학소주도 선을 보이고......

복분자 주에......지평 막걸리와 온갖 주님들을 영접하려니..... 먹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취해버렸다. 

이어서 순만이표 날치알 새싹 비빔밥이 선을 보이고..... 찬정이표 전복해물 물회물회가 산위에서 그 향을 돋군다.

그외에도 각각의 마음과 정성들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통 물안개로 드리워졌던 산과 강에

안개가 걷히고 숨겨두었던 멋진 풍경을 드러내 보이시작했다.

 

멀리 강건너 운악산과 예봉산이 멋진 자채를 보여줄 듯 말듯.....

서서히 걷히는 그 경치를 어찌 다 담아낼 수 있으랴~~~

주색이 꼭 술과 여자가 아니라, 술과 어우러진 경치에 그저 다들 탄성을 내뱉는다.

<김세봉>

식사를 마치고 다들 돌아가며 사진을 찍는다.

 

3학년 6반 친구들의 단합대회인듯???

이에 질세라 강남-분당소재 갑부(?)들도 모여서고.....

<김재원>

 

여기는 경기도 양주 주변 친구들끼리 찍어야겠단다.

에궁~~~~ 3학년 5반 친구들도 질 수 없다나~~~

<송재혁>

 

드디어 다들 한자리에 모여 오늘 산행을 기념하여 단체 사진을 찍는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들 밖에 없어서

순만이와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멀리 양수리 세미원이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먹고 나서도, 다들 서둘러 하산하자고 성화이다.

얼릉 내려가 민물장어에 몸보신을 하겠다는 3살박이들의 투정과 땡깡이 하산을 재촉한다.

<이동관>
<박준호>

 

다같이 서서 안개가 걷힌 양수리 풍경을 만끽도 해 보고..... 함께 어우러져 정감어린 말을 나누는 친구들의 모습이 마치 실루엣처럼 참 보기 좋다.

그 모습을 당겨보면 바로 이렇듯 해맑게 웃는 표정들이 아닐까?

<김재성>

 

하산을 시작하며 산아래 모습들도 볼 수 있을만큼 여유도 생겼다.

높고 웅장한 산도 좋지만, 이렇듯 올망졸망 작은 산들이 어깨동무하며 띠를이루며 형성된 곳들도 숨겨놓은 비경과

아기자기한 이야깃거리들로 보고 들을 것들이 많아 좋다.

천하를 호령하던 장원이도 힘들어 하고.....

옛 백두대간을 내달리던 찬정이의 숨소리도 거칠다.

ㅎㅎ 나이앞에 장사가 없다고 하였던가? - 이젠 순응하며 다함께 느끼고 즐기고 쉬엄쉬엄가야한다.

어느 스님의 "결코 멈추어 서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말씀처럼 버릴 것은 버리고 담을 것은 담아가며

자연을 벗삼아 함께 가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내린 비로 흙탕물이 되어보린 넓은 냇가도 건너고.....

 

빨강색으로 옷을 입은 작고 예쁜 카페도 지나고......

세미원 연꽃가득한 연못길을 끼고 걷노라면....

루드베기아 노란 꽃잎이 예쁜 뚝방길도 거닐게 된다.

두물머리 양수리 맛집- 정무네 장어집을 찾아 가는길!

오늘은 산행은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거리를 걸을 수 있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았고, 이어 강을끼고 산책하듯

좋은 친구들과 걸을 수 있어서 색다른 하루였다.

철길위로 달리는 열차도 보고....

강위를 나르는 해오라기(?)의 힘찬 날개짓도 보고....

막 세수를 마친 아이의 얼굴처럼 맑고 빛나는 산과 들의 모습도 보고....

꽃과 나무들의 해맑은 미소와 웃음소리도 들어가며 걸을 수 있어 고맙고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적단풍 아래 콧노래도 불러보고.....

친구와 나란히 서서 시원한 강바람도 함께 쐬며.....

도라지꽃 가득한 정원앞에서 오늘 산행에 대한 에피소드도 함께 나누며.....

곧 차려질 맛난 장어를 생각하며 침도 삼켜보고....

정무네 장어집 이곳 저곳도 우리들 추억 한켠에 담아본다.

잘 차려진 장어구이를 맛나게 먹어가며, 김재원회장님의 앞으로 다가올 본회 9월10월 행사와 회비 독려요청도 들었다.

다가올 총 동창회장과 관련해 다함께 힘을 모아 28회에서 좋은 회장이 선출 되고 밀어줄 수 있는 용두팔

산악회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도 있었다.

이어서 8월 보신산행에 대한 안건도 함께 나누며 보다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산악회가 되길

다함께 바래보며....두팔! 두팔! 용두팔!도 힘차게 외쳐보았다.

 

장어집 차로 운길산역까지 편안히 온 우리 일행은 강홍렬 회장님께서 하사해 주신 멋진 선물도 감사히 받아 챙기고,

다들 열심히 산행기 써 달라는 압박과 함께 박수도 받았는데.........

뇌물(?)을 받아서인지 평상시보다 더 글이 써지질 않는다. ㅋㅋㅋ

 

언제나처럼 헤어지기 아쉬운 친구들을 모두 모아 회장님께서 도농에 내려 한잔을 권했다.

맛난 미니족발 -쫄맹이 구이를 곁들인 대포한잔! - 그 쫄깃한 식감에 텁텁한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며 우린 또 다음 산행을 약속한다.  그때까지 항상 건강하고 많이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하며 헤어져야만 했다.

다들 잘 들어갔으리라 믿으며, 담에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