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220505 용두팔 산행 및 모임

섬돌 2022. 5. 6. 09:04

일 시 : 2022년 5월 5일 09시 30분~

장 소 :  불광역 2번출구 - 북한산 둘레길(구름정원길, 마실길) - 삼천사 입구 토속정

참석인원 :  김재원, 정재민, 김영진, 이명철, 윤우섭, 김용회, 조병국, 이웅, 이제만, 김상현 

               강홍렬, 이장원, 김석종, 피갑원, 박도식, 이성근, 김동욱, 성연욱, 김주형, 김종완,

               김상남, 전용덕, 백종대, 정승수 (24명?)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푸르름 가득한 오월의 하늘이 열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보고픈 용두팔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집을 나서는데, 길가에 철쭉들이 줄지어 

활짝 웃으며 반깁니다.

너무 서두르다보니 마스크도 챙겨오지 못해 아들녀석에게 부탁을 해서 부리나케 차편으로 전달받아 전철역으로

달려갑니다.

 

멀리서부터 달려와 기다려주는 친구들의 눈빛에서 모두가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우째 이렇게 반갑고 따듯한 친구들과의 만남을 마음 저 밑둥에 담아두고 살았는지.........

보고픔이 크면 클수록 만남의 기쁨은 배가되는 듯 합니다. 

불광역 2번출구를 출발하여 구름정원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지 못해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올망졸망 이어진 산길을 따라 풀향기에 젖어 듭니다.

빨리 걷는다기보다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며, 오월의 숲에서 맑고 싱그러운 산내음을 맘껏 호흡합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불광동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지나는 국립공원직원분의 도움으로 여러 컷 

추억의 갈피를 만들어 봅니다 

친구들을 따라 걷는 길가에 - 인간세상의 어지럽고 고단한 세상사를 한뼘 비켜서서 무심한듯 고요히 오월의 햇살을 즐기고 있는 산 속의  바위와 초목들이 평화롭게 다가옵니다

눈길하나 주지 않고 바쁘게 걷는 산객들에게도 묵묵히 그들의 향기를 온전히 나누는 숲에서 낮아지고 겸손해 짐을

배우기도 하며 걷습니다, 

 

산그늘이 더위를 식혀주는 쉼터에서 막걸리 한모금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배낭에 담아 온 음식들은 나누어 먹을때면

친구들의 정과 사랑을 느끼고 배웁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과 그 친구들을 위해 정성껏 담아준 아내들의 마음도 읽힙니다.

한가롭게 길게 누운 산 능선의 아름다움도......

한적한 비닐하우스의 여유로움도 더 담아내고 가고 싶지만, 오랜만에 용두팔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에 컵도 준비하지 못해 큰길가 슈퍼까지 달려갔다 왔는데, 앞서간 친구들을 잃어버려서 마음이 급합니다.

 

앞뒤로 두리번거리며 부지런히 인적드문 산길을 달리고 뛰다보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산길에 이정표도 쉽지않아 마음만 조급합니다,

그래도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낭만을 누려보겠다는 바램이지 않을까요?

길가에 덩그마니 걸린 글이 눈에 듭니다.

오늘 우리 친구들 마음마다에도 싯귀처럼 밝고 향기로운 꽃이 필겝니다.

겨우 친구들을 만나 다시 느긋한 마음으로 함께 걷다보니 소풍나온 장끼 한마리가 무서움도 타지않고 오히려 우리를 

빼꼼이 내려다보며 신기한 듯 쳐다봅니다. 

구름정원길에서 만난 산아래 진관내동의 풍경과 하늘과 나무가 맞닿은 푸르고 싱그러운 풍광들.....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나눠주고 싶은 아름다운 오월의 풋내음과 빛나는 햇살...

어느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자연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넓은 아량으로 함께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곳저곳 셔터를 눌러봅니다.

이제 넓고 그늘이 있는 곳이면 잠시 쉬어가기를 바랍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여유로워진 친구들이 보기 좋습니다.

풀섶마다 애기똥풀이 노란 꽃들을 내밀며 인사를 나눕니다.

봄과 여름을 잇는 민들레 꽃과 애기똥풀 ....금불초 노란 꽃들이 지천에 가득한 길을 친구들과 정답게 걷는 다는 것 또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벌써 마실길로 내려서서 한옥마을을 지나 진관사 입구를 거쳐 커다란 마지막 느티나무 쉼터에서 땀을 식힙니다.

오던길에 맨뒤에 걷던 자신만 찍어주지 않았다며 투정하는 백발 성성한 용회를 위해 단독 샷도 찍었습니다. ㅋ

드디어 오늘 모임장소인 삼천사 입구 - 토속정에 도착했고 이어서 일산 일용회 친구들이 구파발에 내려 산길을 따라 걸어 도착합니다.

팬데믹 이후 처음갖는 용두팔 본회에서 주관하는 모임이어서일까?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가운데에도 함께 자리해준 친구들이 고맙다는 회장님의 인사말에 이어 다같이 건강하게 오래살자는 구호와 함께 맛난

음식과 곡차로 점심식사를 함께 했읍니다.

한살 두살 더 나이들어 갈수록 우리의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보고 싶으면 일어나 걸어 나와보세요. 

당신이 떼어 놓는 그 발걸음 위에서 언제나 활짝 웃으며 반기는 친구가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오늘보다 훨씬 더 많은 친구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웃고 떠들며 함께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 봅니다. 

오늘 모임을 기획하고 추진해 주신 회장단과 더불어 함께 해준 전임회장님과 산악회 회장님 그리고 친구들 - 모두모두 고맙고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길 빕니다. - 섬돌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