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두팔 계룡산 산행기 20230917

섬돌 2023. 9. 18. 11:05

산행 일시 : 2023년9월17일 일요일 날씨 맑음

산  행   지 : 계룡산 ( 천정 탐방로 입구 - 남매탑~삼불봉~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

참   석  자 :  조병국,황기수,강홍렬,박창현,송재혁,이명철, 이제만,김용회, 이문호.김세봉,박찬정,이용복,김석종,박종걸,

                   이구용,이장원,백종대, 김주형, 최인규,송필만,김규일,용명원,이재민, 정승수 (총 24명)
  
엊그제까지 때 늦은 폭염과 호우 경보로 이번 산행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까 모두의 걱정속에 드디오 산행당일!

새벽에 눈뜨자 마자 날씨 앱으로 계룡산의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이 비소식이 물러나 있어 안심이 되었다.

아내가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고 화정역까지 손수 운전해 배웅해 주어 고맙다고 손 흔들어 주고 역사로 내려가 석종이 타고 올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괜히 마음이 설레인다.

친구란 자주만나던 오랜만에 만나던 설레고 반가운 감정은 어쩔수 가 없다.

잠실 운동장역 8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15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지하철을 탔는네, 파업때문인지 약속된 시간보다 약 10분정도 늦게 도착했다.

장거리 여행으로 새벽부터 잠을 설치며 나왔을 노원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는데, 모두가 반가운 얼굴로 손내밀어 반겨주는 모습에 감사와 배려의 마음이 교차했다,

이내 우리를 태운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 죽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향해 달려갔고, 그곳 친구들을 빠짐없이 태우곤  계룡산으로 출발!!!

 

계룡산 주차장에 내린 우리 일행은 스틱도 준비하고 신발끈도 동여매고ㅡ 천정 탐방로 입구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잠시 오늘 산행코스에 대한 조병국 회장의 설명을 듣고 들머리로 들어섰다.

산길로 접으들자 이내 공주의 자랑 - 씨알이 굵은 밤나무들에 주렁주렁 굵은 밤송이들이 탐스럽다.

숲은 푸르름이 더욱 짙어지고 하늘은 언듯언듯 청명한 가을하늘을 내 비친다,

아직은 무더위가 다 가시지 않았지만 풀내음 가득한 숲에 드니 힘이 솟는다.

울창한 나무들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사이사이로 길을 내어주고 그곁으로는 계곡의 함성소리 - 숲의 싱그러움을 더해주니 우린 그저 해맑은 미소로 화답하며 오를 수 밖에......... 

멀리서나 가까이에서나 미소와 웃음소리로 가득한 친구들의 표정에서 우린 이미 산과 하나가 된 듯 싶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표정이 절로 묻어 나오고 있지 아니한가!

우리들 웃음소리에 계곡물도 더욱 신이 난듯 조잘조잘 반갑다고 야단이다.

이제 자연을 벗삼아 앞서거니 뒷서거니 만나지 못했던 서로의 근황도 물어가며 따뜻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걷는다.

걷다보면 힘들고 땀도 비오듯 쏟아지지만, 오히려 우리 몸 안에 축적되었던 노폐물들이 빠지고 행복과 기쁨들로 몸과 마음이 힐링되고 있음에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숲에 동화되어가는 느낌 -  물소리 바람소리 ,숲속 정령들의 심장소리 하나까지 귀를 쫑긋 열어놓고 엿듣고 싶다.

정상을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큰 나무들 사이로 키 작은 어린 나무들과 온갖 산야초들까지 오손도손 어우러져 살아가는 소박한 살림살이도 엿보고 싶다.

그 속에 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아름다워 질 수 있다면 .......

아낌없이 주는 숲에 우리가 지금 들어있다.

벌써 이마에 땀들이 송글송글~~

앞서 갈 공비팀과 이쯤에서 그들에게 자유를 줘야 할 듯 싶다.

남매탑 (오누이탑)에서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그들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릴 들으며 걸을 수 있을게다.

 내 능력으로 그들을 잡아 둘 수 없음에 나는 후미팀들과 거북이 걸음으로 보조를 맞추며 걸어 올라야 할 것 같다.

드디어 첫번째 휴식처!

에전 같았으면 여기저기 곡차가 꺼내어졌어야 하는데, 오늘은 국립공원이라 다들 조심조심~~

준비해온 물들로 목을 축이고....

천천히 걸어 오르는 친구들을 기다린다.

오늘은 승배가 없어  "기수왔다~~  출발~~~"

이렇게 외치면 다시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 뒤늦게 따라오르는 친구들은 어쩌라고.....ㅎ

 

그래도 친구들의 우정이 오늘은 돋보인다.

진득이 후미팀들을 기다려 주고 함께 쉬어가는 여유와 배려가 돋보인다.-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친구들이 보기 좋다.

두번째 큰배재 나들목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여지없이 기수가 "여기 오늘 온 친구들 중에 누가 가장 큰배재????" 말장난에 모두들 웃음꽃이 피고.....산행으로 힘든 친구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는다.

갑자기 오늘 아침 공주 공산성 근처를 지날 때 쯤 기수가 "공주가 나은 인물로 박찬호(Mr. Park)과 박세리(Ms. Pak) 두분 성씨의영문 표현이 서로 다르다고 한다 (사실여부는 확인안됨)" 그런데 그 이유인즉슨 누군가 "R"이 없어서라나...ㅋㅋㅋㅋ

에궁~~

강을 건넜으면 배를 잊어야 하거늘 ~~~ 

아직도 사공과 배에 매달려 있는 어리석음이여!

그래도 그의 친구를 위한 윗트와 말장난으로 늘 우릴 웃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부럽다.

아직도 남매탑까지 오르려면 200미터를 더 걸어 올라야한다.

하나 둘 말수가 줄어 들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체력안배를 위해 말을 아낀

가파른 언덕 하나를 숨차 오를때마다 푸른 하늘을 가리고 있는 구름들이 하나둘 걷히고 푸르고 높은 가을하늘이 열리는 듯 마음은 한결 높고 푸르다.

오늘 산행기를 쓰며 친구들에게 양해를 바라고 싶다.

많은 친구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 올려주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을 옮기는 과정에서 사진이 사라지는 봉변으로 짜집기를 하다보니 사진들이 오르락 내리락,,,,갈팡질팡,,,

사진을 보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오를 수 밖에 없는 수고로움이 있더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드디어 남매탑에 도착! 

신나는 점심시간이다, 

오늘 비소식에 등산객들이 적어 다행이 우리를 위한 맞춤식 장소가 제공되었고, 다들 친구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해온

음식들이 하나둘 꺼내어 진다.

그곳에는 맑은 곡차도 간간히....(쉿!!!!)

이건 술이 아니고 차인 것이여~~

맛난 점심도 먹었으니, 호랑이가 스님께 은헤를 갚겠다고 업어 온 처녀와 부득이하게  의오누이관계로 비구 비구승이되어

불도를 닦았다는 절 곁에 상좌승이 그뜻을 받들어 남매탑을 세웠다는 전설 속 이야기는 뒤로하고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우리 친구들 모두도 두 스님처럼 득도하고 성불하길 .....^^*

 

 

이제 밥도 든든히 먹었겠다 ....걸망을 둘러메고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다. (다들 순례자들 같어~~ㅋ)

드디어 산등성에 올라서 앞으로 나아가면 갑사 ...다른 길로 가면 삼불봉으로 가는 길이다.

친구들은 값싸게(갑사) 산행하면 안되닌 삼불봉(금연, 금주, 금녀?)로 올라야 한다는데 ... 반기를 드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삼불봉(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로 정정하여 출발!!!!

득도의 길은 험하고 힘든 길인듯 싶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으련만~~~~ (어만데만 오르지 말고!!!)

다들 마음 단단히 먹고 땀 흘린만큼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보여 줄 삼불봉으로 우린 오른다.

중간 중간에 샛밥을 먹듯 .....

뒤돌아 보면 아득히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의 힘듦을 달래 주는 듯 하다.

한걸음 한 높이 오를 때마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거짓없이 보여주고 알아가는 우리들 삶의 모습을 닮아 있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걸음 늦은 친구가 있으면 기다려주고....

우리들 삶 속에 함께 하는 친구들이 함께 오르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드디어 삼불봉에 도착했다.

다들 깨달은 도인들처럼 지나온 힘든 산행은 잊고 밝고 힘찬 모습들이 보기 좋다.

허지만 나도 앞서간 공비팀들의 모습은 여기 사진으로 밖에 .....이 산행을 마칠 때까지 다시 보지 못했다.

그들 중에는 중간에 쉬면 지쳐서 포기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북이처럼 쉼없이 걸었다는 후문이 있었다.

허지만 모두가 건강하게 걸어 올랐고 또 아직 넘어야 할 고지가 더 있다  - 관음봉

여기부터는 후미팀들이다. 

나와 함께 하며  서로가  위로하고 감싸주며 오른 친구들이다.

더디게 올랐지만 여전히 표정들은 밝다.

삼불봉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고지 관음봉으로 향하는 길!

계룡산의 멋과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호흡할 수 있었던 길이 아닐까 싶다.

다리에 쥐가 나서 고생한 친구도 있었고, 무릎 통증으로 고생한 친구도 있었지만, 서로 격려해 주고 함께 걸어 오를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한 산행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여러 친구들이 모아 준 작은 앵글에 담겨진 사진들로 멋지고 웅장한 계룡산의 풍경과 기를 담아 낼 수 없다.

그래도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가능한 많은 사진을 올리고 싶다.

이제 정말 마지막 오르막 길만 남았다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저곳에 우리의 오늘 마지막 정상 관음봉이 자리하고 있다,

관음이란 불교의 관세음 보살을 줄여 관음봉이라 일컫는 듯 하다.

앞서 삼불의 경우 부처를 의미하지만, 보살은 -위로는 부처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한다는 큰 의미가 있다.

나 하나의 깨달음에 만족하지 않고 힘들고 고단한 중생들 모두를 구제하기 전에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서원를 세운 대승적인 서원을 세웠음에 그 고지가 더 힘드로 어려운가 보다. (요건 내 개인적인 생각 ㅋ)

아무튼 생각보다 힘들고 먼 길을 걸어 왔지만, 그래도 마지막 계단을 올라야 우리가 원했던 정상에 설 수 있음이다.

우리에게 빠르고 느림이 있을 뿐..... 우리가 걷고 가야할 길은 같다!

모진 환경속에서도 청초하게 웃음으로 반겨주는 야생 구절초들이 우리의 고단함을 잊게 해 준다.

반갑다. 그리고 고맙다.

풀섶에 고개 내밀어 웃어 주는 꽃들에게 눈맞춤이라도 해줘야 할 듯 싶다.

그렇게 그렇게 올라 선 관음봉!

우리는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관음봉에 섰다.

앞으로 또 이 친구들과 이곳에 함께 오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의 소중한 인연들처럼 우린 다음달도 그리고 또 그 다음달도 함께 걷고 웃으며 산에 들고 싶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그저 빈손으로 들어도 변함없이 반겨 주는 산에서 흉금을 털어놓고 울고 웃으며 떠들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관음 보살의 자비로운 미소를 친구들 얼굴에서 만나고 싶다.

산이 높으니 골이 깊다. 

내려서는 길이 예사롭지 않지만, 서로서로 의지하며 조심조심 살금살금 .....

계속된 비로 계곡마다 넘쳐나는 물소리가 반갑다..

산행에서 잠시 앉아 계곡에 발 담그고 쉬어가는 맛을 지나칠 수 없다.

오늘 산행의 고단함도 모두 씻겨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산을 할 수 있어 좋다.

깍아지른 절벽 사이로 세찬 물소리가 들린다.

은선 폭포의 비경이 눈앞에 든다.

물도 맑아 좋지만, 신선들이 숨어 놀며 피서를 즐겼을 아름다움을 멀리서나마 담아보고 싶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지고 숲은 어둠이 일찍 찾아든다.

아침 10시부터 시작한 산행의 끝이 보인다. 

 

부지런히 내려선 곳에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동학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힘들고 고단한 산행이었어도 대웅전에 들러 삼배의 예를 올리고 친구들 모두의 안전산행에 감사드리며,

친구들이 기다리는 식당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다들 정말 훌륭하다. 

젊은시절 올랐던 그 산이지만 어제의 우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들 안전산행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우리에게 조금은 벅찬 산행이었지만 이번 산행을 통해 우리의 체력과 건강을 생각하며, 산을 대함에 있어 좀더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다짐도 해 보았다.

저녁식사가  기수의 선창으로 "걸생안사" (걸으면 살고 앉으면 죽는다) - 맞는지 함께 한 친구들이 알려줘 얼릉 바꿀게!!

를 외치며 건배와 서로를 격려하는 박수소리로 멋진 산행을 마무리했다.

다시한번 하고 싶은 말은 식당 주인아주머님도 우리들에게 말씀하신 "정말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절대 잊지말고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고 자주 만나세요"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 건강하게 자주 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고맙다!   친구들아~~

만서서 반가웠고 자주자주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