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20231217 용두팔 -서울 둘레길 1코스와 정기총회

섬돌 2023. 12. 18. 15:38

일    시 :  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날씨 맑음 기온 영하 -12도

장    소 : 도봉산역 2번 출구 - 창포원 - 수락골 - 노원골 - 당고개  약 6km 서울 둘레길 1코스

 

모처럼 늦잠을 잤다.

눈을 떠 보니 이미 8시가 다되어가는 시각!

아내가 차려준 우거지 국에 밥을 말아먹고 추위에 떨지말라며 옷가지를 단단히 챙겨입고 문밖을 나서니, 고맙게도 아내가 손수 운전을 해서 도봉역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런데 보여야 할 친구들은 보이지 않고 을씨년스러운 찬바람만 매섭다.

그때서야 스치는 생각 - 혹시 도봉산역이 따로 있나????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도봉산 역에 도착하니 다행이 용두팔 친구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서울시민이 아니다보니 나처럼 여기저기서 헤매는 친구들과 통화를 하고 드디어 창포원에서 합체가 되었다.

 

 

오늘은 산행길은 서울 둘레길로 그리 험하지 않아 다들 편안히 걸을 수 있는 곳이란 말에 마음이 편하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멀리 춘천에서 부터 새벽밥을 먹고 달려와 준 진탁이와 늘 후미에서 가뿐 숨을 내쉬며 따라오던 승배도 오늘 컨디션은 매우 좋은 듯.........

다들 단단히 옷을 잘 챙겨입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가벼운 아침 인사도 잊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높고 파란 하늘이 우리들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두팔 두팔 용두팔!!!~~~~

힘찬 구호와 함께 출발~~~

시작점부터 갈대 숲과 어어러진 푸르른 하늘.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 둘레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삼삼오오 나눠어 함께 걷다보면 친구들의 숨소리도 살아온 인생길도 함께 느끼게 된다.

휭하니 찬바람이 마른 가지를 스치고 지나는 소리에도 왠지 그리움이 커지는 나이가 되고 나서야 친구들의 소중함도 더 알아가는 듯 하다.

잘걷고 건강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친구들을 곁에서 가까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서 추운날 호~호~~ 언 손을  녹여가며 이렇듯 함께 길을 나서는 거다.

그렇게 걷다보면 개울도 만나고 돌계단도 오르고 서로의 안전을 걱정하며 조심조심 그리고 재미나게 걷는다.

앞서가는 창현이와 동관이를 먼 발꿈치에서 바라보며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혹시나 일행을 놓칠까봐 기다려주는 따뜻한 마음을 보게 된다.

찬란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 햇살이 겨울 나무들을 깨운다.

수락골을 타고 내리는 계곡의 차가운 물소리에 늦잠 잔 소나무도 기지개를 편다.

그 길위에 용두팔 친구들이 걷는다.

걷다가 숨이차면 쉬었다 간다.

텁텁한 막걸리 한사발로 마른 목을 축이고......

친구들을 위해 따뜻한 순대를 보온그릇에 담아 식지 않도록 마음을 써준 강홍렬 전회장.....

배즙을 갈아 정성스럽게 골뱅이 무침을 만들어 남편의 산행에 신경을 써준 김재원 전회장 마나님!

춘천에서 손수 담가 수년을 보관해서 가져온 오가피주??? 그리고 온갖 과일등 ...... 

자신보다 함께 하는 친구들을 위하고 아끼는 마음들이 하나 둘 배낭에서 꺼내어진다.

고맙고 감사한 친구들.....복 받을게다.

얼굴엔 하나 둘 주름이 늘고....

머리는 백발이 성성해졌지만, 살아있는 날 중 가장 젊은 오늘!

함께 웃고 떠들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마음만큼은 언제나 고딩 때 젊고 패기넘치던 그 마음들인 듯 하다.

근대 막걸리를 마시다보나 슬러시가 되어 마실 수가 없네????

기온은 떨어져 춥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니 마음은 훈훈하고 덥네.ㅋ

다들 떠나간 자리!

뒤늦게 후미대장과 기수 홍렬 종권이 도착했다.

기수의 말장난에 길을 잘못들어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는 중이라는데......

"완죤히 기수가 황되었네.."

그래도 즐겁고 웃음이 가시지 않는 것은 곁에 좋은 친구들이 함께여서일게다.

하얗게 눈 쌓인 북한산인수봉이 멋스럽다.

늘 우리들 곁에 있는 산이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그 자태가 웅장하고  절경을 이루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후미는 나와 함께 ..... 앞서간 친구들은 병국회장과 동관 용회등이 카톡방에 올려 놓은 사진을 짜집기 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다들 잼나게 웃고 즐기며 걸었으려니......

멋진 포즈와 어우러진 바위산과 빛나는 햇살!

작품 사진들 속에 친구들의 위풍당당한 모습들이 믓지다~~~

그러게 웃고 떠들며 걷다보니 당고개 공원으로 내려서게 되었다.

오늘 트레킹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이젠 오늘 산악회 정기 총회가 있는 곳으로 출발!

다들 다치지 않고 안전산행을 해서 감사!

약간은 비좁은 감자탕집에서의 정기총회!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문 밖에서 회비를 챙기고 비로소 입장할 수 있는 엄격함 속에 치뤄진 총회~~ㅋ

조병국 산악회 회장님 인삿말과 용두팔 김용범 회장의 인사 .....그리고 .... 수년간 산악회를 위해 수고해 준 이동관 감사에게 감사패까지......

친구들이 왁자지껄 순서에 관계없이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그래도 할 건 다해지 ㅋㅋㅋ

오늘 졸업 후 처음 산악회를 찾은 5반 손우진이 깍듯이 인사를 하고....

다음부터는 자주 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박찬정, 오진탁, 박준호를 불러 세운 황기수.....앞서 전임 회장들을 일으켜 세워 소개와 감사의 박수까지는 다들 정숙하고 들어 줬는데......

이 네분을 불러 세운것은 답십시초등학교 동문이라나?????? 암튼 잼나고 멋진 정기 총회로 기억될 듯 하다. 

그렇게 만나서 즐겁게 마시고 떠들었는데,,,,,,,,,

아직까지도 헤어짐이 아쉬워 2차로 자리를 옮긴 친구들 .....

아래 일산팀도 석종이와 도식이 그리고 재원이와 내가 문어 숙회에 막걸리 한잔 더 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언제가 우리의 인사는 " 건강하게 다음에 또 만나자"

2023년 용두팔 산악회의 정기 산행은 정기총회를 끝으로 2024년 새로운 다짐과 기대를 가져본다.

다음 만남까지 다들 보고 싶을게야~~~~~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