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두팔 소양강과 봉의산

섬돌 2023. 7. 17. 09:42

산행일시 : 2023년 7월16일 일요일    날씨; 흐리고 비

산행 코스 : 춘천역 - 소양강 스카이워크 - 처녀상 - 번개시장 - 봉의산 - 강원도청앞 -  다락 숯불닭갈비 - 남춘천 역전당구장 - 남춘천역

참석인원 : 조병국, 박찬정, 이제만, 박기철, 박준호, 박창현, 이장원, 이규완9,  김종권, 송재혁, 이동관, 김재원, 김상현,

                  박종걸, 김재영, 오재득, 오진탁, 김세봉, 강홍렬, 김영진, 이문로, 정승수 22명

장마전선이 전국에 걸려 많은 비를 뿌리며 전국이 물날리로 어수선한 아침 - 그래도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어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용산역에 도착하니 이미 상현과 재원이 커피를 마시며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ITX 청춘열차 (청량리와 춘천)가 용산역으로 들어오고 우린 당연히 2층에서 차창밖의 경치를 즐기려고 했는데. 아불싸~~

우리가 예약한 좌석은 모두 지하층이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젊은날의 경춘선 여행을 떠올리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

옥수와 청량리에서 친구들이 하나 둘 타며 다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재원이 산삼주를 꺼내며 시작한 해장 술 - 남편의 산행을 위해 마른 안주를 가득 담아 보내 준 상현이 마나님의 마음씀씀이가 빛났다.

어느덧 청춘열차는 설렘으로 가득한 친구들의 마음을 싣고 춘천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는 진탁과 재득........

그저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다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오늘 산행은 오봉산 - 청평사와 소양호를 거쳐 하산하기로 계획되었으나, 많은 비로 친구들의 안전을 걱정해 즉석 찬반거수를 해  소양호를 따라 걸으며, 봉의산 산행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아쉬움은 크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걷는 트래킹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동쪽의 소양강, 서쪽의 자양강(북한강).
설악산 북천과 오대산 내린천이 모여 흐르는 소양강과  금강산 물이 화천을 거쳐 흐르는자양강이 춘천 우두동 봉황대에서 만나 의암댐에 머무르다 양수리에서 남한강(태백에서 발원)을 만나 서해로 흘러 내린다.

봄내 춘천의 봉의산은 두 강이 세운 산으로 오늘은 용두팔이 올랐으니 용봉산이 되어야 해야한다 (이상 송봉환 글)

산바람이면 어떠하리.

강바람이면 어떠하리...

친구들과 어울려 걷고 또 걸으면 건강은 배가되고, 행복은 덤이런가 하노라~~

소양강 처녀상에 제일 관심이 많았던 장원이 가 보이지를 않는다.

처녀상 뒤로돌아가서 치마가 들춰져서 각선미가 더 예쁘다느니....어쩌느니 하느라고 아직도 힐끔대고 있는가 보다.ㅋㅋㅋ

아무튼 비는 오지 않고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며 호반의 도시 춘천을 만끽하는 친구들!

이제 발길을 돌려 봉의산으로 출발!

곳곳에 예쁜 입간판들이 참 보기 좋다.

번개시장 - 소근소근 카페 - 소통공작소 등등....

춘천시민들의 정서와 따뜻한 마음들이 만들어낸 예쁜이름들이 지나는 이들에게 미소를 짓게한다.

봉의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다다랗다.

진탁이 아침운동코스로 자주 오르내린다는 산이지만 춘천시내를 두루 둘러볼 수 있는 깔딱고개 수준의 가파른 산으로

습도가 높은 오늘같은 날에 준호를 비롯해 많은 친구들이 땀으로 샤워를 해야만 했다.

드디어 춘천의 명소 소양정에 올랐다,

봉의산 중턱에 춘천의 소양강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보며 지나는 나그네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곳 

소양정 한켠에 다산 정약용의 시한수도 마음에 담고, 산들산들 산바람에 땀을 식히며 한참을 쉬었다가 오른다.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면 산아래 고단했던 일상들은 푸르게 푸르게 동화되어가고......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마다에 검게 응어리졌던 시름들이 흘러 내린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가끔 들려오는 새들의 웃음소리도 맑은 청량제이다.

떼어놓는 발걸음마다 새록새록 삶이 건강해짐을 느낀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걸어주는 친구들은 삶의 활력소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나이들어가는 멋진 삶 속에서 오늘 우린 또 보이지 않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며 걷는다.

정상 20M 전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마음 바쁜 친구들은 벌써 정상에 올라 추억을 담아내고 있다.

박창현, 김재원, 박기철, 조병국회장만 정상에 찍었다는 슬픈 전설을 남긴채 우린 한림대가 내려다 보이는 길을 따라 맛난 점심을 재촉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산을 시작했다. 

 

드디어 오늘 점심을 먹을 장소로 안성맞춤인 중간 전망대에서 다들 배낭을 내려놓고 도시락을 펼친다.

어젯밤 깨뜨린 인삼주생각이 간절했는데, 창현이 준비해 온 장뇌삼주와 오가피.... 제만 사돈이 선물했다는 금문 고량주와 

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다는 한산소곡주등 ....여기저기 친구들을 생각해서 준비해온 온갖 주님들과 먹거리들로 행복이 가득한 밥상이 차려졌다.

일주일간 독수공방해야하는 나를 위해 재원이 두릅장아찌가 곁들여진 김밥에 한결업그레드된 찬정이의 골뱅이 무침....

그리고 수북수북 남편의 건강을 챙겨 준 마님들의 정성이 가득한 점심시간.....

값비싼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음식들로 모두가 힐링힐링~~~~~ 

즐겁고 맛난 점심을 먹고 난 자리 - 창현이 손수 싸리나무를 꺾어 빗자로로 우리가 앉았던 자리를 깨끗히 빗질하고 있다.

용두팔의 친구들의 멋진 마음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하산이다.

구봉산 카페 거리에 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에 오늘 더위를 식히며 눈호강을 하자는 친구들의 의견들도 있었으나,

강원 도청길을 따라 공지천을 걷기로 했다.

저녁 7시 기차를 예매해 두었기에 충분히 걷고 난두 맛난 춘천의 자랑 닭갈비를 먹을 계획이다.

소양동 동사무소를 지나 건널목에 다들 앉아 잠시 쉬면서 마음들이 분분하다.

더운데 얼릉 닭갈비집으로 가자는 친구들과 공지천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려보자는 친구들....

선두로 조병국회장이 나서며 일단 공지천을 향해 걷기로 했다.

춘천의 명문 춘천고를 지나 건널목을 만날때 마다 마음이 오락가락 .....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더위에 더는 못걷겠다는 친구들을 달래며 잠시 CU 판매점에 들려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들려주며 달래보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많은 친구들의 닭갈비 사랑에 동력을 잃고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났다.

그래 먹는게 남는거다.

상마다 푸짐하게 올려지는 닭갈비에 술잔들이 오가고.....

20년 넘은 오가피 주를 개봉해서 준비해온 오진탁 친구의 친구 사랑에도 고개가 숙여진다.

비록 오봉산 산행을 다음기회로 미뤘졌지만, 춘천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을 맘껏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오진탁 오재득 친구들의 안내도 도움이 되었지만, 닭갈비집 식대로 찬조금까지 두둑히 내주었다.

특히 오늘 산행에 참석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고향이 춘천이라는 6반 김준태 동문이 20만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해줘서 분위기가 더욱 훈훈하지 않았나 싶다.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다들 고마운 친구들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스마트 폰을 잃어버린 친구가 있다.

여기저기 우리가 지나온 길을 전화를 해서 마지막 남춘천까지 태워다 준 닭갈비집 기사님께서 폰을 찾아 직접 남춘천 역까지 와 주셨다. 사례금을 드리려고 했지만 한사코 뿌리치시는 고마운 마음에 여기 그 연락처를 남긴다.

다음에 춘천에 들리며 꼭 다시 찾겠다며...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춘천을 뒤로하고 7시 청춘열차를 타고 귀경!

나머지 시간들은 남춘천 근교에 있는 역전 당구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들을 뽐내며 당구장 한켠에 차려진 호프집에서 생막주를 곁들인 수다 삼매경에도 빠졌었다.

다음 만날때까지 다들 건강하게 다시 만날것을 기약해 본다.

하루종일 그렇게 아웅다웅 웃고 떠들며 보냈건만, 아쉬움이 남은 용산팀들은 뒷골목들러 수육에 소주한잔을 더 기울였다는 전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