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시 : 2023년2월19일 일요일 11시30분 대동문
참석 인원 : * 우일동 만남의 광장 / 조병국,박찬정,강홍렬,황기수,송필만,박기철,
* 이제만,송재혁,김세봉,이동관,김상현,김주형. 박준호 13명
정릉 탐방소 / 박창현, 김종권 2명
* 북한산성입구 / 김석종,김재원,정승수,윤우섭 4명 총 19명
새벽까지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는 일요일.
코로나 이후 약 3년여동안 보고 싶었던 용의 눈물이 빗물이 되었나 보다.
동쪽 우이동에서 용두팔 산행을 알리고....
남쪽의 정릉 탐방소에서는 창현과 종권이 오붓한 출발을 시작했다.
북쪽에서 출발하는 친구들은 서로 약속장소를 잘못알아 9시30분이 되어서야 완성체가 되어 오늘 산행을 할 지도들
훑어보고 있다.
새벽에 내린 비 때문이었을까?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에 스미는 바람이 매우 차다.
나이들어가며 체온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기에 앞집 포장마차집에서 뜨끈한 어묵탕에 막걸리 한사발씩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출발!
진달래 능선을 타고 오르는 친구들은 멀리 운무가 드리운 백운대의 풍경을 눈에 담아 솔향기를 들이키며 북한산의 기를
마음껏 받아 올랐을게다.
북쪽 산에는 겨우내 움추렸던 두룹나무 끝에도 물이 차 오르고, 개울가에는 얼음장밑으로 녹아내리는 몰소리에
생기가 가득하다.
봄기운이 벌써 계곡 가득이 웃고 떠들며 내려온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마에는 구슬땀들이 맺히고,겹겹이 끼어 입은 옷들을 하나둘 벗어 배낭에 넣는다.
(절대 술기운은 아님을 밝혀둔다 ㅋㅋ)
앞서가는 친구들을 따라 산길을 따라 오르며 여기저기 시선이 닿는 곳마다 제각각 봄 기운이 가득하다.
방구석에서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 나에게 함께 산에 오르자고 불러내준 용두팔 친구들!
볕이 적어 아직은 스산할것같은 북한산성의 나무들과 계곡들 그리고 풀섶에서 조차 겨울을 몰아내는 아우성들로
걸어 오르는 우리들 마음이 따라 벅차오른다.
물가에 비친 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산영루(山映樓) 물가에는 봄나들이 나온 청둥오리 한쌍이 호젓한 데이트를 즐기며 기지개를 편다.
소리내지 않아도 소리소문없이 성큼 다가선 봄기운처럼 우리들 마음에도 코로나 내내 닫혔던 마음의 창을 열어 젖히고
그리움을 만남의 기쁨으로 녹여 낼 때가 된듯 싶다
산너머에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오르는 산행이라 조금은 천천히 놀며 쉬며 오른다고 천천히 대동문에서 만나잖다.
석종이 준비해온 참나무 숯불에 구워 온 숯향 가득한 고기 한점과 보고싶던 친구들과 들이키는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이 주는 행복감을 어찌 사진한장에 담을 수 있을까?
그저 그들의 눈빛과 숨소리를 들으며 술잔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이 아닐까 싶다.
건강할 때.......
아니 더 걷기 힘들어지기 전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과 곁을 내어주며 웃을 수 있다면 그 소박한 행복을 위해 기꺼이
게으름을 떨쳐내고 나서고 싶다.
본진이 늦어진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지 정릉 탐방소 팀의 종권이 먼저 올라 외롭게 뒤따라 오를 친구들 기다린다.
그래도 창현의 배낭안에 가득한 먹거리들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았을 듯 싶다.
드디어 하나 둘.....짝을 맞이 맞춰지는 듯 싶다.
세방향에서 오른 친구들이 드디어 대동문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한다.
배낭마다 친구들을 생각하며 담아 온 정성들이 펼쳐지고........
함께 나누어 먹고 마실 수 있는 순수의 시간!
내가 담아올 수 있을만큼의 정성이면 된다 - 그것도 어렵다면 함께 곁에 앉아 먹어 줄 마음만 가져오면 또 어떠리~~
웃고 떠들며 3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난 달 ....아니 지난주와 어제의 이야기를이 노래가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안다.
아침에 석종이와 함께 지하철 오는 길에 제7회 선배님께서 함께 갈 친구가 지난해에 마져 저승길로 떠나 홀로 매주 소요산을 찾는다는 그 말 속에 우리의 오늘이 더 절실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삼삼오오 함께 오르기도 하고, 힘들면 뒤쳐져서 세봉이 케어를 받으며 걸어도 되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너무 너무 맑고 푸르다.
작은 숨소리마저 방해가 될 것같은 고요!
그 하늘과 눈맞춤하며 바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여유를 대할 수 있는 산행!
이제 우리의 경륜만큼 산을 대하는 모습들도 여여롭기만 하다.
앞서 간 친구도 없고, 뒤 처진 치구도 없이 오늘 산행의 합체가 여기 동장대에서 이루어졌는가 같다.
기다려 주는 여유와 하나로 뭉쳤을 때 더 크고 멋져보이는 용두팔 - 멋지다!!!
얼마전에 치뤄진 생전 예수제 (살아생적에 자신이 선업으로 쌓은 공덕으로 극랑왕생을 바라는 의식)으로 도선사 경내에는
연등들로 가득하다. 착한 일 바른 일 많이 하겠다는 의지들로 연등을 밝히는 중생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인 듯 싶다.
나도 잠시 쉬는 틈을 내어 석불전에 삼배를 마치고 내려서는데 지장보살 상 앞에도 합장을 하는 분들이 많다.
봉긋이 고개 쳐든 나뭇가지 틈새로 한적한 도심이 한가롭게 느껴진다.
세속에 묻혀 살때는 뭐가 그리 매일 바쁘고 힘든지....
우린 그런 곳으로 내려 선다. 그리고 그곳에 기대어 살아간다.
생노병사의 삶 속에 희노애락에 젖어 살아간다.
오랜만에 용두팔을 찾은 기수가 술판을 좌지 우지하며 쥐락펴락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그칠 새가 없다.
첫번째 건배사!
천신만고!- 천천히 마시자! 신나게 마시자! 만나서 반갑게 마시지? 고0000 마시자 - 술취하고 머리가 나빠 잊었네 ㅋ
빠삐용 ! 빠지지말고.....삐치지 말고.....용서하며 만나자??몰러 댓글에 달아주면 바꿀게 ㅋㅋㅋ
전현직 산악회 임원들이 건배사를 하고 ...
두팔! 두팔 ! 용두팔~~~~
언제나 정감가는 용두팔이 우이동에도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박씨성을 가진 친구들이 네명이라서 다함께 건배하면 사박사박~~~~
앞으로는 머리나쁜 나를위해 어려운 건배사는 안하기로 하자~~~ㅋㅋ
그래도 이렇듯 많은 친구들이 함께 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하고.....
술과 음료수로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임을 갖을 수 있음에 너무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다.
한명의 친구라도 다치거나 힘들까봐 조심하며 산행 거리도 단축해 주는 배려로 다같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에도 박수를 보낸다.
오늘보다 더 편하고 즐거운 산행이 기다려지는 용두팔 산악회!
다음 산행에서는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해를 맞아 수락산에서 있을 시산제 모임에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해주었으면
싶다.
산에 오를 수 없다면, 해마다 갖는 시산제 터에서 얼굴 한번 보고 함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마음만이라도 보고 싶다/
"우리 칭구 아이가~~~"
그리고 이건 또 뭐여~~~
워딜 간겨?????
아주 회포를 찐하게 풀어 버렸구먼!!!
아무튼 고맙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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