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북한산행

섬돌 2006. 4. 24. 12:13

아침 7시 !

부시시 눈을 뜨고 오늘 만날 비젼 교무들을 생각하며 등산준비를 한다.

괜히 준비도 없으면서.....

졸린 눈 비비적거리며 쇼파에 파묻혀 잠시잠깐 꿀잠을 잔다...ㅋㅋ

 

구기터널로 갈까?  구기매표소로 갈까? 무척이나 갈등이 많았던 산행.

집에서 출발하려고 나서는데 벌써 청산으로부터 전화가 와 있다.

 

9시30분 약속을 모르고 넘 빨리 나와 기둘리는 법우를 생각하며....

불광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매표소 입구까지 올랐다.

 

근데 암두 보이질 않고 늦잠 잔 동성법우는 이제사 안국역이란다.....ㅠㅠ

청산과 도사양반은 저 밑에서 우릴 기둘리고 있느라 눈이 십리는 나와 있었는지.....

한걸음에 쫒아 올라와 방가이 인사를 나누었다.

 

오랜 기둘림에도 함께 해야할 산행이 즐거워 모두가 마음이 풍족한듯 하다.

 

암튼 우린 표를 끊고 동성법우와 승가사에서 만나기로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언제나처럼 가장 느린 울마눌님과 내가 젤 뒤에서고

커플티(?)를 한 청산과 청운도사양반이 앞장서 걸었다.

이 광경을 출근하느라 못본 하말은 이 글을 보면 쬠 열받을끼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정말이지 눈부시도록 푸르른 하늘에 숨이 막힌다.

굵은 얼음장밑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 또한 정겹고 아름답다.

 

오랜만에하는 산행이라서인지 힘은 들지만 우직한 바위를 덮고 있는 하얀 눈밭이

반짝이며 웃고 반겨주는데 우린 모든 피곤을 잊을수 있었다.

 

어느덧 승가사 약수터앞  나와 청운도사는 대웅전에 올라 삼배의 예를 올렸다.

마치 경천사10층 석탑을 연상케하는 커다란 대리석 석탑과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산사의 정원과 요사채등을 보면서 잊었던 어머니의 품안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크진 않지만 언젠가 점심공양시간에 맞춰와 꿀맛나는 공양을 같이하고픈 공양간!

오고가는 비구니 스님들의 정갈한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자꾸 정이 가는 사찰이다.

 

근데  난 아무래도 돗자리를 펴야 할듯 싶다.

동성법우가 이 추운날에도 틀림없이 반팔차림으로 올거라는 예언이 딱 맞아 떨어졌으니 말이다.

함께오르는 다른 등산객들조차 눈이 후둥굴~~~~~~~~~

 

늦게 오르기 시작하였지만 우린 점심시간에 맞추어 사모바위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린 이곳에서 조껍데기 막걸리에 포항에서 올라온 과메기와 초고추장 그리고 김

으로 찐하게 한잔 걸쳤다!

그리곤 김밥과 삶은계란...... 청양고춧가루로 담근 얼큰김치에 모두부한점

올려 놓고 또 걸쭉하니 한잔!

술기운이 오르자 속을 달래려고 왕사발 컵라면에 밥말아 후루룩~~

이젠 배가 남산만하다.

배부르니 모두가 귀찮고 한숨 자고만 싶다.

그래도 우린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법우가 있다!

귤로 입가심을 하고 우린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근데 도사도 눈앞에선 설설긴다......그래서 눈설인가보다.....ㅇㅇ)

문수봉을 끼고 돌아 청암 부암문을 거쳐 대남문을 향해 걸었다.

10여년전 현리 운악산 겨울(이른 봄?)등산때 밧줄을 잡아주고 당겨주며

함께 했던 법우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아직도 북쪽그늘속은 눈이 곱고 서걱거린다.

 

모든 욕심이 덮여버렸다.

나의 아집도 어리석음도 모두 눈 눈속에 덮어버리고 싶다.

눈으로 보이는 욕망을 덮는 순간 세상은 이렇게도 희고 아름다운것을!

저 눈이 녹아 추함이 드러날지라도...

그속에 새로이 움트는 또하나의 인연이 있다면 ....

맑은 영혼으로 돋아났으면............

 

우린 문수봉과 대남문 사이 하늘 가까운곳에서 휘날리는 태극기를 뒤로하고

대한 남아의 기상을 사진에 박고 싶었다.

 

아니~~ 오늘 못온 법우들에게 자랑해주고 싶었다.

다들 기쁘고 행복한 얼굴들이다.

모처럼 마음을 풀고 심호흡을 해본다.

 

근데 아직도 동성법우 배낭속에 남은 조껍데기 술이 눈에 어른거린다.

빨랑 먹고가자~~~

우린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대남문을 향해 쏜살같이 내려갔다(꼴깍~).

절대 침안삼켯당.

얼마전 동성법우 수술한후 하말과 현석이 함께 했던 그자리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오늘 산행을 위한 건배를 했다.

그때 출근한 하말이 정능에서 기둘린다는 전화벨이 울렸다..

마음이 바빠져 우린 주성을 따라 산행의 마지막 코스를 향해 걸었다.

등성을 타고 도는 주성이 너무도 아름다워 함께한 두 왕비와 견주어 주고 싶어

한장 꼭 찌고 가야만 했다..(절대 아부아님!)

이 얼마나 밝고 청순한 웃음이냐!

주성이 아름다운들 이 둘만의 미소에 비길소냐........^^*

 

이틈에 우리둘도 꼽사리로 한장씩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산이 좋고 우리가 좋고 모두가 행복했던 겨울산행!

오늘의 이 웃음을 기억하고... 기억해 내며....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싶다.

모두들 건강하고 아끼며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하말님께서 가지고 오겠다던 그 진흥왕족발집에

들려 뒷풀이로 한잔더 기울렸다.

동성법우가 우진이 대학합격기념으로 몰래 나가서 계산을 해버렸다.

우린 그냥 앉은채 축하만 해주면서 말이다...

 

헤어지는 발길이 무거웠지만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오늘 함께하지 못한 모든 법우들이 다음 산행에는 꼭 동참할 수 있기를

은근히 기둘려 본다.

모두들 새해 힘찬 약진을 위해 화이팅!!!

비젼 교무를 사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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