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청계산 -금요산행은 찬란했다

섬돌 2006. 4. 24. 12:18

 

                          <청계산 매봉>

늦은 저녁 6시30분

우리는 양재동에서 만났습니다.

 

김밥4줄

삶은 계란20개

소시지 두꾸러미...

그리고 미국산 육포와 막걸리 두통.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흑미로 만든 찹쌀떡과 맑은 이슬 5병(1홉짜리로).

 

그리고 이들을 쥑여줄 5명의 악당들이 있었습니다.

 

7시40분이 되어서야 청계산 입구에 도착!

 

누구랄것도 없이 시작된 야간산행은

말없이 부지런히 앞만보고 걷고 또 걸으며...

비오듯 흐르는 끈적한 땀방울의 느낌을 자족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를 올랐을까?

 

어슴프레한 구름사이로  초승달빛이 교교히 흐르고

별빛 또한  우릴따라 흐르는밤!

 

팔각정 정자에 둘러앉아 배낭속에 나오고 싶어하는

막걸리의 부글거림을 거부할 수 없어

간단히 그의 바램을 달래주었습니다.

                                                <팔각정>

이젠 우리들의 배고픔도 다소 달래어 진듯...

 

각자가 준비해온 랜턴을 끊채

달빛 닿는대로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우린 또 걸었습니다.

 

어디선가 소쩍새 울음소리

어둠을 뚫고 가는 가쁜 숨소리만이

적막을 깨뜨릴 뿐....

 

우린 그동안 저 아랫동네에서 쌓아 놓았던

흑혈의 육신과 더러운 노폐물들을

내 뱉고 있었습니다.

 

                                             <야간 산행>

얼마를 올랐을까?

청계산 구멍바위에 도달하여서는

모두가 각자의 소원을 빌며

우로 3바퀴를 돌고서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이 웃음을 지었지요.

 

세상이 어렵고

모두가 어려운 요즘

각자의 소원들이 꼭 성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얼마남지 않은 정상을 향해

우린 또 갈참나무 숲을 지나

바위를 올라

비로소 매바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곤 발아래 펼쳐진 서울의 야경에 도취되어

마치 세상을 모두 가진냥

가슴을 편채 크게 웃어보았습니다.

                                       <청계산 매바위>

이젠 남은 마지막 맑은 이슬들의 소원을 들어줘야 할 시간!

잠시 근처 정상인 매봉에 가서 다녀가노라고 인사를 하고

우린 비로소 여장을 풀었습니다.

 

야심한 밤에 휘황찬란한 야경을 눈아래 바라보며

물안개 감싸도는 바위 끝에 좌정한 뒤

들이키는 술 한잔이야말로.....(완죤히 쥑입니다요)

신선이 따로 없슴이요

이곳이 바로 선계인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린 이렇게 읊조렸죠

 

좋은 친구들이...

좋은 생각으로...

좋은 만남을 갖고...

좋은 자리에서...

좋은 술한잔 기울이니...

이 또한 좋지 않은가!!!

 

이 좋은 인연과 좋은 추억을 또다시 맹글어 보자구....ㅋㅋ

 

이렇게 그날밤은 우리들 마음속에 녹아 내리고 있었습니다///

 

 

                               <청계산 매바위와 매봉에서>

동참해 주신 박동성, 이종찬, 허현도, 문중국 법우님들 정말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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