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유명산행

섬돌 2006. 4. 25. 11:36

곡우가 낀 4월의 일요일!

용산고등학교 총 동문회 60회 정기 산행일이다.

맑고 상쾌한 아침공기를 느끼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백석역까지 마눌님의 차로 이동! 이미 하호와 동욱이 기다리고 있었고, 조금 지나서 계택이와 함께 온 연욱이의 차로 우린 신사동을 향하여 한강북로의 길을 달렸다.

엇그제 곡우가 지나서인지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 무거운 구름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래도 마음은 학창시절 소풍가는 날 아침처럼 설레고 .....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강의 아침도 부시시 눈뜨며 오늘의 산행을 함께 맞아 주는듯 했다.

  하나둘 모여든 친구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조용히 못다 잔 아침잠에 빠져보려 했건만

여느때 처럼 연욱이의 풍자와 해학이 곁든 달변으로 유명산에 도착할때까지 웃음바다를 이루며

달려갔다.

  자! 이제 박아야지...ㅋㅋ(뭘 박어?)로 시작하는 유명산 산행!

약 1000여명이 넘는 많은 동문들의 동참으로 시작하는 조금은 북적 될만도 한데..... 나이드신 선배님들이 오히려 더 잘 오르신다..

우리도 쌀쌀한 날씨에 챙겨간 옷들을 꺼내 입고 시작했지만 얼마 오르지 못해 한꺼풀 두꺼풀

양파껍질 벗듯 거추장스러운 옷가지들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이마를 타고 내리는 땀방울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아직은 봄이 일러서일까(?) 푸석이는 풀섶과 나목들 !

그래도 봄은 여기저기 숨어서 푸르른 새순과 싹을 움티우고 있었다.

여기 저기 뒹굴고 있는 고목등걸들과 낙엽을 밟고 또한번 박는다고 소리치는 순만!(암튼 엄청 박는거 좋아해요~)

근데 난 또 왜 여기저기 그리도 많이 박혔어?

 

암튼 유명산은 우리의 산행을 시험하려는듯 처음부터 가파르게 우뚝 서있다.

그래도 우린 도심에 찌든 오욕의 육신을 땀방울로 씻어내며......

힘차게 발길을 옮겼다.

 

여기 저기 힘에 부친 많은 동문들이 쉬며 가며......

 

얼마를 올랐을까?

빨리 오라는 손짓에 고개를 들어 보니 운무가 춤추는 능선을 끼고 또한번 박자는 것이 아닌가!

 

다들 힘들게 오르는 산행이지만 마음 만큼은 행복이 가득했음일까(?) 얼굴들은 평온해 보였다.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를 하던 중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고 산악회 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현재의 유명산!

오직 봄의 전령인 진달래 꽃이 그래도 우릴 반기며 웃고 있었다.

드디어 유명산 정상! 팻말앞에서 또한번 박아야만 하는 운명....ㅠㅠ

(근데 왜 이리 많이 박아도 기분은 좋지????)

다들 좋단다...ㅋㅋ

웃음도 가득한 지금의 마음만 가지고 우린 또 하산을 준비해야만 했다.

힘들고 어려운 세파속에서도 두주먹 불끈쥔 우리 모두의 힘찬 모습만을 기억하며....

웃으며 살아가자는 은연중 약속이었을까?

우린 순만이 준비한 잣동동주 와  보드카 한모금씩을 나누어 먹으며 몇몇이 준비한 안주와 더불어 정상에서의 어수선하면서도 화기애애한 정상회담(?)들을 가질 수 있었다.

조금은 싸늘하게 느껴지는 바람과 지난 겨울에 무너져 내린 갈대숲을 뒤로하고 우린 바로 산을 내려가기시작했다.

높이 862M정상! 《동국여지승람》에는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있어서인지 넓은 구릉이 자리잡고 있었다.

갈대밭 저 만치에서 나이드신 동문 부부가 다정히 커피를 나누어 마시는 모습에서 노부부의 사랑을 힐끗엿보며 잠시 아름다운 삶의 여정을 그려보았다.

내리막길은 험하고 잔돌들로 무릅에 무리가 갔다.

첩첩 계곡을 타고 내리는 물소리가 늦게 찾는 봄을 서두르는듯 소리치며 달려내려가고....

얼마만큼을 달려 내려 갔을까(?)  잠시 우뚝선 봉우리 사이로 열린 하늘과 맞다은 소(沼)에서 쉬고 있는 물들이  여여롭게만 느껴진다

잠시 모든 시름 내려놓고 세류에 발담가가며 쉬고 있는 동훈이 부럽다.

잠시 여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멋!

우리들의 나이에 자연을 품어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깍아지른 계곡을 타고 오르는 진달래꽃들이 너무도 장관이다.

아!~

물소리 바람소리 꽃들의 웃음소리까지도 모두 하나되어 봄을 아름답게 피워내고 있다.

생명의 소리이다.

신선은 사람이 산속에 있는것과 다름아니다(仙신선 선)라는 세봉이의 말이 떠올라 빙긋이 웃으며

자연과 더불어 하나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푸른 솔이 바람에 기웃거리며 함께하고 싶어한다.

이렇듯 2006년도 유명산 산행 또 우리들 가슴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점심도시락에 백세주와 별들을 나누어 마시며 정담을 나누고 있는데....

후두둑 빗소리와 함께 부산하게 움직이는 본부석임원들!

서둘러 오늘 행사를 마무리하며 우린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

그래도 이렇게 헤어지기 아쉬운 우리는 신사동 뒷골목에 모여앉았다.

한잔 두잔~~

볼그레한 얼굴만큼 우리의 수다(?)와 정들이 타오른다.

 

술이 익어간다.

우리의 우정이 익어간다.

친구들의 가슴이 열리고......웃음꽃이 열리고....행복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높이 쳐든 술잔만큼 우리의 우정도 높게 오랫동안 지속되길를 바래본다.

 

칭구덜아!

항상 건강하고 멋지게 살자~~~

 

뱀발: 그래도 아쉬워 당구장에 들린 넘덜 (나두 포함) 정말 멋있고 잼나는 하루를 있게 해준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함께하지 못한 동문들에게도 다음엔 꼭 같이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용두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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