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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 부 (村婦)
- 섬돌 정승수-
겨우내 울다 메마른 갈대의 설움사이로
갓난 아기의 속살처럼 여린 새싹이 돋고
고개 내민 복사꽃 맑은 눈망울 속엔
벌 나비 꿈꾸며 날개짓 접은 한가한 오후.
황혼의 고갯마루에 앉아 잠시 나를 내려놓고
구름뜨락 뛰놀며 파란 하늘을 날아보고 싶고
풋사과처럼 떫지만 상큼한 사랑노래도 떠 올리며
망각의 늪을 헤집어 찾고 있는 삶의 편린.
꼭 껴안긴 품안에서 영글어 가던 어린 꽃씨
실바람에 마음뺏겨 홀씨로 풀풀 날아 새터에 앉았는데
아직도 출가한 자식생각에 서러운 한숨만 풀풀 날리고
잘린 세상에서 맞는 소소리바람에 새록새록 시린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