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풍류라는게 별개이던가

섬돌 2007. 8. 10. 12:18

      

                                                    *** 흰 국 화 *** 

 신용개는 신숙주의 손자로써 고령사람으로 문경공, 호는 이요정으로 성품이 호탕하고 술을 좋아하였다.

 때로는 집안의 늙은 종을 불러 술을 마셨다으며 취하여 쓰러져야 그만 두었다고 한다.

 

 일찍이 국화를 무척 좋아하여 언제나 여덟 개의 국화를 재배하였는데, 가을이면 국화분을 집안에 들여놓고 그윽한 향기에 도취되어 술잔을 기울여 시흥을 즐겨하였다.

 

하루는 하인들에게 "오늘 여덟명의 귀한 손님이 나를 찾아 올 것이니 마땅히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공손히 손님을 받도록 하여라"고 말한다.

 

그러나 해가 저물어 가는데도 적막할 뿐 아무 손님도 오지 않았다.

달이 떠오르자 국화의 꽃빛이 흐드러지게 희고 깨끗하였다.

그제서야 술을 내오라 하고, 여덟 개의 국화분을 가리키며 말 하였다.

"자네들이 오늘 나의 귀한 손님이시니 내 어찌 손님대접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느냐"면서 차례로 은도배에 술을 두잔씩 따라 붓고난 후에는 스스로 취하도록 마셨다.

 

진언이 통하지 않던 연산군 재위시의 암울한 시대에 친구다운 친구를 찾지 못한 신용개는 국화와 벗을 삼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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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장마와 무더위로 심신이 지쳐가는 요즈음 산이나 바다로 피서를 가고 싶어도 마음뿐 여건이 닿지를 않아 쉽지가 않다.

 습도도 많아지기 때문에 자칫 불쾌지수가 높아져 짜증과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 있음이다.

 

 여보게!

 신용개를 닮지는 못하더라도 비오는 날 부침개라도 하나 부쳐놓고 막걸리 한사발로 더위를 식혀 봄이

어떻할지......

 풍류라는게 별개이던가!

 주어진 여건에 맞추어 마음을 열면 될 듯도 한데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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