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때 서울에 원각사(圓覺寺)를 창건하고 선 부처[立佛]를 만들어 모셨는데, 어느 일본
사신이 그것을 보고 말하기를,
“대개 부처는 모루 앉아 있는데 이 부처만은 서 있으니, 이것은 걸어 다니는 형상이므로, 절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그후, 연산군 때에 이르러 이 절이 허물어지고 부처는 밖으로 내쫓기어 서너군데 절을 돌아
다녔으니 걸어 다닌다는 말이 과연 맞았다.
<< 稗官雜記, 패관잡기 >>
지금의 파고다 공원이 옛 원각사지 터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원각사지 10층석탑과
비각만 남아 있다.
누가 조계종의 본찰이었던 커다란 사찰이 없어질 줄 알았을까만은 예나 지금이나 앞일을 내다
보는 선지력이 있는 이들을 보면 가끔 섬뜩할 때가 있다.
자신의 앞날을 훤히 내다 볼 수 있다면, 한편으로는 살아갈 재미도 없을지 모른다.
앞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노력도 하게되고 열심히 땀흘려 일하기도 하는데.......
난 아직 부족함이 많기에 스피노자처럼 "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
를 심는다."고 여유있는 말을 할 수 없을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오늘을 부지런히 가꾸는 범부의 삶만이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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