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서울 성곽을 찾아 -용두팔

섬돌 2008. 8. 31. 23:05

 

일      시 : 20088월31일  일요일

모임장소 : 혜화문 

산행 코스: 혜화문-말바위 전망대-숙정문-촛대바위- 곡장 -청운대-백악마루- 돌고래쉼터-창의문

산행목적 : 민주산악회 3주년 자축

참  가  자:  전시호, 박찬정, 김종권, 곽형근, 김세봉, 김영진, 원창연, 유광수,  정승수 

 

 

 일요일 아침!

 관상감의 예측은 여지없이 빗나갔고, 파랗게 열린 하늘엔 흰구름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혜화문에서 만나기로 한 일행들이 모두 모인 시각은 9시 5분!

 오늘 모임이 내심 무산되기를 바랬다는 시황의 말 속엔 뜻밖에 많이 모인 친구들의 모습에 흡족함이

 묻어난다.

 서울의 4대문(동대문-흥인지문, 서대문-돈의문, 남대문-숭례문, 북대문-숙정문)사이로 4소문(남동-

광희문, 북동-혜화문, 남서-소덕문, 북서-창의문)이 있는데, 그중에 만남의 장소가 혜화문이다.

서울 도심속 수많은 빌딩과 건물사이에 묻혀 한 구석에 비켜선 채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기억속에서도 잊혀져가는 성문을 택한 시황의 마음과 닮아 있음을 본다.

  그렇지만 친구들의 마음은 하늘처럼 맑고 푸르기만 하다.

 민주산악대장 형수도 없었고, 동북아 국장 송재혁외 많은 동지들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정감

넘치는 또다른 새동지들의 모습에 시황의 얼굴이 밝아졌다.

 결코 혜화문은 외롭지 않았고....

 때를 기다리듯 언제나 그자리에 우뚝 서 있다.

 성문 우측으로 성벽이 우뚝서 있고, 석벽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가을 꽃이 환한 웃음으로 우릴

맞는다.

 백옥처럼 하얀 속살을 내보인 꽃망울....

 여름날의 따가운 햇살을 먹고 영글어 가는 가득한 그리움같다. 

시황이 자기네 동네라고 50점 먹고 들어가듯, 제일 앞장서 걸었고...오히려 우리가 헐레벌떡 따라

오른다.

 그러나 그의 오기는 성북동을 벗어나면서 한계를 들어내기 시작했고......

 우리는 오늘을 기념하기위해 기념사진을 박는다. 

 저 모퉁이를 돌아 삼삼오오 추억을 더듬어 가며 또다른 추억을 엮어가기위해 산을 오르는 친구들! 

 허공을 가르는 매미의 애틋한 울음소리에 놀란 꽃들이 고개를 내밀어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더위먹은 해바라기는 긴 목을 떨꾼 채 오가는 행인을 물끄러미 바라다 본다.

 숲에서 보는 국화꽃 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지럽히는데......

저 높이 죽은 아카시아 나무가지엔 까치 한마리 여여롭게 푸른 하늘을 인채 세월을 낚고 있는듯 하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듯 아름답고 고요한 숲과 자연과 성이 있음을 난 모르고 살아왔다.

 만리장성보다도 더 아름답고 정다운 성곽도로를 따라 탄성과 환희에 벅차 오르는 친구들.

 결코 민주산악회가 아니었다면 와보지 못했을 곳!

 용두팔 산악회에 불수도북이 있다면, 민주산악회엔 서울성곽걷기가 있음에 결코 서글프지 않다.

 다들 그 아름다운 풍광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내와 함께 오겠다고 아쉬워한다. 

 성문 안과 밖을 넘나들며 오르는 길!

 성밖으로는 멀리 보현봉과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이 보이고...

 성안으로는 옛 한성의 중심지 서울의 모습이 위용도 당당히 남산을 이웃하고 서있다.

   쉬며가며 오른 숙정문!

   옛 북문으로 음의 기운이 세어서 조선시대에는 평상시에 문을 걸어 잠갔다으며, 비가 안올때는

 오히려 문을 열어 비가 올 수 있기를 바랬다고 한다.

   이때, 광화문 앞 해태가 두마리 있는데, 그중에 어느것이 숫놈이냐는 시호의 문제에 모두들 난감해

 하는데, 시호 왈

  " 봉알 달린넘이 숫넘"이란 말에 모두들 자지러지게 웃는다.  

  이 성벽 축조법은 우리나라 전통양식에 관심이 많은 성권이를 위해 찍었다.

  곡장을 지나 청운대로 가는 길목에서 북한산을 바라다 본다.

  이곳의 경치는 설악의 공룡능선을 보듯 산세가 빼어나게 아름답다.

  향로봉,비봉, 사모바위, 보현봉, 문수봉등......

  민주산악궁은 쉬엄쉬엄가야만 한다.

  가다 힘들면 쉬면서 목도 축이고 ...(사실은 맥주먹다 들켜서 채 한모금도 못먹었슴)

  과일도 먹어가며 수다도 떨어본다.

  남자나이 오십이 넘으면 양기가 위로 올라온다고 하였던가?

  해설자의 재촉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조선시대의 수도에 대해 북악산(백악산)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듣다보니, 서울이 새롭게 들어온다.

  경복궁을 중앙으로 뒷쪽으로는 외산에 북한산과 내산으로 북악산(백악산)이 자리하고, 좌측으로

 낙산 우측으로 인왕산, 앞으로는 남산이 있고.....

  좌로는 종묘와 우로는 사직을 모셨으며, 앞으로는 청계가 흐르고 멀리 한강이 자리한 임산배수의

 자리!

 아름다운 서울의 사방을 한눈에 바라보며 느끼고 공감할 수 있어 행복했다. 

  꽃길을 바로돌아 창의문으로 내려서서 비로소 여장을 푼다.

  배낭속에 담아온 정성들을 모아 놓고 정다운 담소를 나누며, 민주산악궁의 모임을 자축하기위해

 와인으로 목을 축인 뒤 체부동 음식점으로 장소를 옮겼다. 

 쭈꾸미 볶음에 닦모이집으로 안주삼아 배도 채우고, 건배도 했다.

 "시황! 시황! 전시황! ~~"

 충성을 다짐하는 힘찬 건배소리에 시황과 모두의 얼굴엔 웃음 가득하다. 

 민주산악궁이여!  영원하라~~

 민주 산악궁이 있음으로 해서 용두팔 산악회가 있음이여!!!

 뒤늦게 합류한 승배와 함께 당구장에서 뒷풀이를 가지며......

 2008년 민주산악궁 서울 도성 순회모임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