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청계산 야간산행(2)-비젼교무

섬돌 2008. 9. 28. 11:25

장소 : 청계산 매바위

일시 :2008.09.26 (금) 오후7:00~ 11:00

인원 : 박동성, 김주선, 하경훈, 이은순, 허현도, 이종찬, 황태호, 문중국, 정승수

 

금요일 늦은7시

양재동7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비젼교무!

 

퇴근시간과 맞물려 예정보다는 늦게들 도착하였지만 모두들 얼굴가득히 행복이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

 

아침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더니 저녁날씨가 꼭 얼어죽기 쉽상이다.

혹여 옷가지들은 여유있게 가져왔을려나.......

 

주선법우가 회사에서 바로 오는 바람에 옷가지가 추워보인다.

그러나 경훈이 차량트렁크에서 두툼한 옷가지를 꺼내어 입혀주고....(은순씨 질투 않하려나???ㅋㅋ)

 

인천에서 오는 현도 법우가 늦어지는 바람에 우선 1진을 출발키로하고...

동성과 종찬 그리고 나 ! 셋이 남아 기다리기로 했는데......

 

 날씨가 영완법우의 악담(?)처럼 받쳐주어 동태가 될듯 싶었다.

 이대로 그의 고소함을 선사해 주고 싶지않아 굶주린 배와 썰렁한 마음은 달래려고  얼른 주변 가게에 들려

소주한병과 소세지를 사서 나누어 마셨다.

 온몸에 온기가 퍼지고 입에는 침이 고이기 시작할 무렵 도착한 그에게도 따끈한 소주한잔을 남겨주고는

부지런히 청계산으로 향했다.

 

 야간산행이기에 먼저 오르지 않고 기다려준 동료들과 어둑해진 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로등불이 어둠을 밝혀주는 윈터골을 지나 산행을 시작한 모두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

  어둠은 한낮으로부터의 단절이 아니라 덮어주고 감싸안은 또 다른 세상의 모습이다.

  고요함 속에 평온이 깃들어 있음을 보고....

  적막한 가운데 고독을 맛볼 수 있음을 안다.

 그믐을 앞둔 밤이어서 달빛조차 없는 칠흑같은 어둠이 산을 덮고 내려와 내 호흡을 통하여 내 뱉어질 때

자연과 하나되는 묘한 희열도 맞볼 수 있다.

 앞서가는 이는 길을 인도하고.....뒤 쫓는 이들은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며....

 한 마음으로 조심조심 오르는 산행!

 어둠을 밝히는 랜턴의 불빛은 자신과 이웃의 바른 길잡이가 되어주는 불법(佛法)과도 같아 서로의 길을

밝혀주며 함께 오른다.

 

 숨소리들이 거칠어짐을 들으며.....쉬어가는 지혜와 이웃에 대한 배려도 나누며.....

 끼워 입었던 옷가지들은 풀어제쳐지고.....

 반팔에 외투들을 벗어 던진 우리는 갈증을 곡차로 달래었다.

 땀과 갈증으로 부터의 곡차한잔!

 목줄기를 타고 내리는 싸~한 느낌이 온몸 구석구석을 자극시키고..  풀린 다리에 힘이 되어준다.

 또한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기에도 이보다 나은게 없다.

 온 몸이 뜨거워짐을 느끼는 순간 너와 나, 우리는 하나가 된다.

 그 속에 말이 필요치 않다.

 눈빛만으로도 우린 이미 하나이기에 행복하다.

 오감이 멈춰진 곳!

 육계가 하나된 세상!

 이 마음처럼만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저 아래 세상에서도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 갈 수

있을텐데......

 인생의 길을 걷다보며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음을 산위에서 익힌다.

 가끔 쉬어가기도 하고......

 이웃도 돌아보며, 노닥노닥 수다도 떨어가며 살아가듯이......

 힘들고 어려우면 잠시 목한번 축이고 쉬어가는 지혜도 이곳에 있다.

 자!

 이제 또 가야만 한다.

 목적지를 향하여....

 꿈과 희망을 향하여 달려 가듯이.

 부부의 애정이 묻어나지 않는가!

 함께 땀흘리고 오르는 산길에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는가.

 무엇이 좋은지 싱글벙글.......^^*

 이 웃음 잃지않고 함께 가야만 한다. 

 싱글(?)들은 싱그러워야하는데 왜들 이렇게 후즐그레 하냐?

 인생은 결국 혼자여서일까?

 고독을 맞보기 위함일까?

 자기성찰을 위해서 무소의 뿔처럼 철저히 고독해 보려고 폼 잡아 보려고.......

( 사실은 어쩔수 없어 혼자 온 불쌍한 중생들이당....ㅠㅠ)

 

 그래도 친구가 있어 좋은 밤.

 말동무가 있어 덧없이 아름다운 밤이다.

 드디어 돌문바위 앞에 다다랗다. 

 누구랄 것도 없이 바위를 세바퀴 돌며 각자의 소원을 기원한다.

 죽어도 돌지 않겠다던 경훈도 왠지 찜찜했던 모양인지 마지막으로 돌고 있다.

 모두들 무슨 바램이 그리도 많은지......ㅋㅋ (나도 일심으로 기원한게 있긴 있는데....)

  불빛 창연한 서울의 밤거리가 눈아래 펼쳐져 있다.

  어느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심의 불빛이 그날 그날 색깔을 바꾸어가며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

 어둠과 빛!

 서로 상반된 얼굴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리석은 중생이 만들어가는 자만과 아집에서는 화합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나를 버리고 그 안에 승화되고 녹아들 때만이 진정한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 지듯......

 

 우리는 어둠에서 또다른 지혜를 배울 수 있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뭐니뭐니해도 먹는 재미를 빼 놓을 수 없다.

  풍랑을 헤치며 잡아올린 서해안 대명포구의 싱싱한 전어와 야생 생선회!

  정릉의 자랑거리 진흥족발과 상추쌈, 그리고 중국이표 삶은계란 한판!

  뜨끈한 컵라면으로 산위의 추위도 데우고......

  막걸리에 소주를 더하니 즐거움 또한 후끈 달아 오른다.

 " 못오신 분들~~~ 담에는 꼭 함께 해여~~"

 내 찐한 곡차한잔 꼭 두손으로 따라 드리리다.

  비바람이 불어도...

  폭풍우가 몰아쳐도 산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산을 따라 배우는 인생이 즐겁고.... 삶이 풍요로워 질 수 있음을 느껴야만 한다.

 

  체감온도 0도의 추위에도 하산길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모두들 탁족을 했다.

  체 일분도 되지않아 깨질듯한 발을 동동거리며...... 아껴둔 막걸리를 받아 마시는 이 기분!

  뼈속을 파고드는 시원함에 오늘 하루의 모든 피곤이 풀리고.....

  이심전심!

  헤어짐이 아쉬워 허름한 양재동 순대 타운에 들렸다.

  새벽3시까지 영업을한다며, 너스레를 떠는 주인장에게 맛있는 순대국밥과 모듬순대를 시키고....

  아직도 걸식드린 사람들처럼 침을 꼴깍 삼키며 애궂은 깍두기에 손이 간다.

  술이 술을 부른다해도.......

  술술 들어가서 술이요, 떡떡 걸려서 떡이라 하지 않았던가!

  취하여 실수하지 않고, 이렇듯 즐겁게 하나되어 마실 수 있다면......(?)

  제일의 음식임에 틀림없다.

  과하면 부족한만 못하다 하였던가?

  적당히 즐기며 마실 수 있는 먹거리에 홀라당 내 마음을 다 벗어 놓을 수 있어 좋다.

  가식과 허세가 없어서 좋다.

 

  밤은 깊어만 가고.....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 

  밤2시가 다 되어서 일어섰다.......그래도 아쉬운듯 서로의 옷깃을 잡아본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지???????? 잘들 들어갔으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