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남기기(친구)

천보산 회암사를 다녀와서.....

섬돌 2009. 11. 29. 19:05

눈이 오려나.....

연무가  짙게 덮인 천보산 들머리를 돌아 드니, 나목들의 숨소리 계곡을 타고 내린다.

 

찬란한 푸르름을 접고 입정에 든 숲 한가운데 섰다.

 

서걱 서걱 낙엽밟는 소리에 산 짐승들이 놀라 지는 않았을까?

 

고요를 깨는 가뿐 숨소리들......

속세에 찌든 흑혈을 토해는 듯 하다. 

 

세속의 터럭을 내려놓듯 스스로 떨구고 비우는 나목들을 보며.....

늘 채우려고만 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남김없이 버림으로해서 영원히 사는 지혜를 일깨워 주는 가을산!

 한 잎, 두 잎

 뒹구는 낙엽.

 자신은 버려야 할 망상과 집착의 잎새를 버리지 못한 채 이직도 모든 걸 움켜 쥐고 있지는

않은지.......ㅠㅠ

 

정상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창공을 나르는  어미 솔개가 새끼에게 비행연습을 가르친다.

혹여 힘들면 넓은 어깨위에 어린 솔개를 태우고 여유롭게 날개 짓을 한다.

어미의 사랑이다.

 

내 엄마가 그랬듯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도 아낌없이 자식에게 사랑을 베풀었으리라.

 

머잖아 아기 솔개는 넓고 험한 세상을 홀로 헤쳐나가는 지혜를 터득하겠지?

부디, 세속에 물들지 않고 눈 밝게 살아갔으면........

 

 세상 모두의 간절한 바램을 하나 둘 정성스럽게 담아 써 내린 기왓장 마다의 소망들....

 금생에 얻지 못한 보리의 지혜를 내생에는 꼭 이루어 달라는 발원을 담아,  쌓아올린 돌탑마다의

기도가 절절하기만 하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고목에서 무상함이 묻어나고......

 세월의 덧없음은 지공과 나옹, 무학선사의 부도에서 눈물을 뿌린다.

 봄 날, 오롯이 피어나는 새순의 반가움도....

 여름날, 녹음이 우거진 푸르른 숲속의 속삭임도....

 가을날, 애틋한 그리움 안고 붉게 물들어가는 애틋함도....

 소리없이 다가오는 겨울을 막지 못함이여.

 

 

 달도 차면 기울 듯, 아침에 뜬 저 태양도 어느덧 서쪽하늘로 기울고 있다.

 

 삶을 돌이켜 볼 때다.

 금강송처럼 사계절을 푸르게 살아가는 지혜를 얻어 가야겠다.

 자신을 버려 영원을 얻는 지혜를 천보산 회암사 부처님은 알고 있으려나???

 

 대웅전 부처는 오늘도 말없이 빙긋이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