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나는 누구인가?

섬돌 2010. 2. 5. 16:02

          

 

평정공 이약동은 키가 작고 못생긴 인물로, 남들이 그를 보고 아무리 벼슬에 올라봐야 별 볼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약동이 일찍이 성균주부(성균관의 종6품 벼슬)가 되어 고향에 돌아가다가 어느 역원에 쉬면서

누각 한 켠에 앉아있으려니, 어떤 건장한 이가 의기양양하게 다가와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이 쓴

'육조문물초연공(六朝文物草連空)'이라는 시를 읊었으나, 그 뜻을 알지 못하여, 조(朝)를 삭(朔)

이라 읽고  연(連)을 달(達)이라 읽었다.

 

이약동은 그의 말을 배척하고 싶지 않아 작은 소리로"육삭(六朔) 육삭(六朔)"이라고 외우자,

 

"이건 자네들이 보초를 설 때 쓰는 육삭(6개월만에 교대하는 제도)이 아니야.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

말하지 말게."

 

점심때가 되어 구운 꿩고기를 내왔는데, 그가 말하기를

"이건 자네 손 재주라야 나누어 먹을 수가 있겠구먼."

 

이약동은 웃으며 꿩고기를 그에게 주었다.

 

그 고을에 이르자 교생들이 모두나와 반겨주는데, 그들의 우두머리가 아까 그 사람이었다.

아약동이 수레에서 내려 땅에 발을 내딛이려 하자, 그는 이미 달아나 버리고 없었다.

                                << 搜聞瑣語 ,수문쇄어 >>

  인물이 못생겨 이약동처럼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허우대는 멀쩡한데도

이웃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이도 있다.

 

 그가 바로 자신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

 

 사람이 너무 약아도 따돌림을 당하지만, 때론 너무 어수룩해도 따돌림을 받는세상 !

 현재의 나는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까?

 

 색깔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해도, 둥글 둥글 크게 모나지 않도록 살고 싶은데......

 아픔을 당하거든  침 한번 꿀떡 삼켜 버리듯 참아 내야만 한다.

 

 어쩌면 못보고 안본 척, 담담하게 대처해 가는 여유도 배워야한다.

 

 언젠가 그런 자신을 이약동처럼 알아 볼 날이 올테니까 말이다.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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