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마음에서 생겨지고 없어짐으

섬돌 2010. 6. 25. 10:45

 

 

고불 맹사성이 일찍이 온양에서 조정으로 돌아올 때, 도중에 비가 와서 용인의 한 여관에

들어가니 한 사람이 많은 말과 하인을 두고 먼저 누각에 올라 있었다.

 

그는 맹사성을 불러서 더불어 웃고 이야기하며 장기를 두며, '공(公)'자와 '당(堂)'자를

운(韻)으로 하여 말의 마지막에 넣고 묻고 답하기 게임을 하였다.

 

공(맹사성)이 물어 말하길,

“어찌하여 상경하려는<공>?”

그가 말하길,

“벼슬을 구하러 올라간<당>.”

 

맹사성 말하길,

“어느 벼슬인<공>?”

그가 말하길

“녹사 시험(의정부와 중추원 하급관리)을 치르러 간<당>.”

 

맹사성이 말하길

“내가 시켜주면 어떻겠는<공>?”

그 사람이 말하길

“허! 당치도 않소이<당>.”

 

뒷날에 의정부의 자리에 그 사람이 시험을 치르려 들어와 알현하였다.

맹사성이 말하길,

“어떠한<공>?

그 사람이 비로소 깨닫고 급히 말하길,

“죽여 지어<당>.”

하니 한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이 놀라 괴이하게 여기더라.

        << 公堂問答 ,공당문답 >>

 

 맹사성은 평상시 중국의 노자처럼 소를 타고 다닐만큼 소탈한 성품으로, 이는 <공당문답>

에도 그의 해학이 잘 나타나 있다고 하겠다.

또한 그의 호는 고불(古佛)은 고불심(古佛心)이라하여 순수하고 참된 도인의 마음을 가리키는데

연유한 듯 싶다.

 

 이런 그도 19세에 장원을 하여, 20세에 파주군수를 지내며 기고만장하고 거만하였으나, 무명선사를

만나, 백성을 다스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쁜 일은 말고 착한 일을 할 것이며, 지식이 넘치면 인품을

망치고 머리를 숙이면 부딪히는 일이 없다는 말을 듣고 크게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모든 것은 바로 이 마음에서 생겨나고 없어짐을 오늘도 되새겨보며......

 

 키가커도 맨날 부딪힌다는 경훈이 생각나 입가에 웃음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