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아야 할텐데...

섬돌 2010. 8. 11. 10:15

           

 

조선조 성종 때 문신인 용재 성현이 젊은 시절 교외로 놀러 나갔다가 시냇가에 앉아

말을 쉬게하고 있었다.

그 때 한 나그네가 아침을 먹으려고 하인가 음식을 차려 내 놓는데, 그릇 두 개에

담긴 것은 붉은 올챙이와 푹 삶은 어린 아이가 가득이었다.

기겁을 하고 있는데, 나그네가 나누어 먹자고 권하기에 구역질이 나서 사양하였다.

잠시후, 하인에게

“저분이 누구냐” “ 언제부터 따라 다녔느냐”라고 물으니,

“누구인지는 모르겠고, 천보14년부터 지금까지 따라다닙니다.”라고 답하였다.

“그럼 그릇에 담긴 것이 무엇이냐?” 재차 물으니,

“한 그릇은 붉은 지초요, 한 그릇은 인삼입니다.”

그말에 성현은 깜짝 놀랐는데, 나그네는 노새를 타고 가면서 함께 온 하인에게

“오늘 중에 새재를 넘어야 하느니라.” 하며 채찍을 휘두르니, 마침내 그 오간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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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이 젊은 시절 신선(진인)을 만났을 만났음에도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기묘한 일들을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다.

 

 아주 오래전 우리 외가쪽으로도 젊은시절 용문산에 등산을 갔다가 한밤중에 길을 잃어

헤메다가 산신령을 만나 서책과 환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손에 책은 쥐어져 있었는데

신령은 온데 간데 없고, 밤새 비가 왔었는데 노천에서 비한방울 맞지 않아 기이하게 생각하고.......

 

산을 내려와 용문사에 들려서 밤새 있었던 얘기를 하니, 스님께서 깜짝 놀래며 하시는 말씀이

"어제가 산신제를 지낸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라고 하시며...

그 절에 머물러 함께 공부하자고 하셨다고 한다.

 

 그뒤 대학을 졸업하시고, 교직에 몸을 담았다가 결국 스님이 되었었던 분이 계신데......

 

이를 어찌 이해 해야 할까?

 

 이렇듯, 세상에 신기하고, 믿기 어려운 일들이 있지만, 그에 앞서 바로 내 옆에 그런 신선과 진인이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하고 사는 어리석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수염을 기르고, 도술을 부려야만 진인이 아니다.

 

평범한 우리의 삶속에 나와 함께 숨쉬며 울고 웃는 이들중에 부처가 있고 보살이 있음을.......

혹여 먼 시간이 흐른 뒤 후회하지 않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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