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판 최혜길이 예쁜 첩을 얻었다.
그런 그가 오랫동안 동부승지로 숙직을 하게되어 밖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우승지인 조찬한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조찬한이 말하길,
"내게 감편을 먹여준다면 그러지요."
최혜길은 집에 연락하여 감편을 쪄 왔는데, 눈 깜짝 할 사이에 모두 먹어 치웠다.
승정원 아전이 신시가 되자, " 우승지께선 퇴청하시지요." 라고 하자, 화들짝 놀란 최혜길이
"오늘 숙직에서 빼준신다고 약속하시고, 그냥 나가시면 어쩌십니까? 그다지도 신의가 없으십니까?"
그러자,
"가져다 준 떡이 너무 적어서 그렇소이다."
그 말을 듣고 승정원에 있는 사람들이 배꼽을 잡았다.
<< 菊堂排語, 국당배어 >>
조선조 인조 때 문신으로 있던 최혜길의 이야기 이다.
요즘세상에야 첩을 얻었다고 하면 몰매를 맞을 일이지만.........
그 옛날 예쁜 색시를 얻어 놓고 가까이 할 수 없었으니, 그 또한 능소화 꽃처럼 얼마나 속이 탔을까?
그렇다고 해서, 동료끼리 부득이 사정을 이야기 하고 바꿨으면 좋으련만.....
상사에게 아첨하여 숙직을 빼려고 하였으니, 주위의 우스개밖에 되질 않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다보면 자칫 남에게 누가 되고 해가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하거늘.......
마땅히 해야 할이거든, 내가 하지 않으면 남이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치를 어찌 모를꼬!
목우재 회원들을 보면, 힘들고 어려운일 일수록 서로 나서서 하려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
"나만 아니면 돼."라고 말하는 1박2일팀의 하찮은 개그에서 이기주의를 엿볼 수 있다면,
"내가 아니면 안돼."라며 앞장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의지를 가진 목우재의 건전한 생각들.
나는 그곳에서 늘 해맑은 웃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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