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0년 8월 22일 08:30~17:30 맑음
장 소 : 1사단 일월성 부대(150~160명) 및 전진평화사 (20명)
인 원 : 박동성, 김주선, 정형옥, 허현도, 정상옥, 장경희, 정승우, 정유진, 이종문, 윤효중, 정승수 (총11명)
아침 9시 - 자유로 휴게소!
모두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여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아침부터 작렬하는 태양 때문에 햇볕이 무섭다.
그래도 표정을 매우 밝다.
언제나 느끼는 마음이지만, 봉사를 가는 마음들은 모두의 마음을 환희에 들뜨게 하는 모양이다.
커피와 호도과자들을 나누어 먹고 부대로 출발!
오늘은 냉국수를 주기 위해 여자법우들은 오이와 당근을 썰고 남자들은 찌는 더위에 국수를 삶느라 여념이 없다.
어느 누구하나 한눈을 파는 이 없이 다들 부지런히 각자 맡은 바 일에 열중이다.
열심히 당근을 채치시는 허현도 법우!
아낙들은 오이를 썰고 있다.
장병들에게 줄 계란도 반씩 잘라주고......
손길이 바쁘다.
오늘 법회는 야외법회다.
말 그대로 야단법석을 차렸다.
우거진 숲속에 야외 교장이 있어 그곳에 마이크 시설을 준비하고, 법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늘 마음 아픈 것은 마땅한 법당이 없어.......
도서관으로, 식당으로.....
여름에 이렇듯 나무 그늘에서 법회를 갖는다.
그래도 무더위에 150여명의 장병들이 빠짐없이 법회에 참석해 주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지.....
법회시간에는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조용해 졌다.
마치 강의를 들으려는듯......
"그래, 부처님 법음을 듣고 얼른 깨우쳐 다시는 매미의 몸으로 태어나지 말기를 ......" 마음속으로 기도해 본다.
야외에서 하는 법회는 여기 저기 자기들 편한 곳에 자리하고 앉아 들을 수 있어 좋고.....
산그늘 아래에서 법석을 열게 되니 조는 장병들도 거의 없다.
그나마 시원 나무그늘아래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하는 법회가 오히려 좋은 모양이다.
내가 법회를 갖는 동안 장병들에게 청결한 음식을 제공해 주기위해 일행들은 그릇을 씻고 있다.
국수도 얼추 다 삶아 졌고.....
벌써 시간은 11시를 넘기고 있는데......
법회장소까지 국수와 준비한 그릇들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150명의 국수를 삶아 내놓으려고 하니.....
부득이 취사식당의 설겆이 하는 곳이 식수가 풍부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국수를 삶고 찬물에 헹구어 내오는 것이다.
무사히 법회도 끝이나고 드디어 간식시간!
끝이 보이지 않는 줄서기......
나무 그늘에 쉬었다가 차례로 내려가 먹으라고 해도.... 군인들은 늘 배고 고프다.
예나 지금이나, 군복을 입으면- 먹고 뒤돌아 서면 배가 고프단다.
그래서 듬뿍 듬뿍....특히 계급장을 보고 이등병이면 한 웅큼 더 퍼 담아준다.
아이스 박스에 담아온 시원한 국수 냉국이 이직도 얼음이 동동.....
뙤약 볕도 아랑곳 않고 줄을 설 만큼 맛있는 냉 국수에 장병들의 마음이 설레이는 것은 당연지사!
먼저 담아서 나가는 장병들은 국물이 맛있다고 다시 내려와 더 달랜다.
멈추었던 매미들이 세차게 울어대다.
아마도 자기들 국수도 남겨 달라는듯.......
군종병도 오늘만큼은 얼른 줄을서서 먼저 한그릇 뚝 딱~~~
무더운 여름날 장병들에게 있어 시원한 냉 국수가 이리도 인기가 좋으리라곤 아무도 생각치 못했다.
달마다 바뀌는 메뉴 덕택에 우리가 오는 매달 마지막 주엔 그 어떤 법회보다도 장병들이 많이 모인댄다.
굳이 부처님 법음을 듣지 않아도 좋다.
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군생활을 하는 너희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초병을 나갔다가....미처 철모도 벗지 못한채 달려와 법회를 보고 국수 한그릇 뚝 딱 해치우는 장병도 있다/
속까지 시원하다며.....
한그릇 더 먹겠다고 내려가는 친구도 있고.....
상황실에서 고생하고 있은 부관에게 가져다 주겠다며 한그릇 더 담아 달라는 장병도 있다.
야외 법회라고 방송이 나가고....
사제 방석까지 준비해 온 준비성 있는 (?) 장병들도 눈에 띈다.
맛있게 먹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떠나는 장병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흐뭇하다.
커다란 밥통 두개 가득이 담겨져 있던 국수가 모두 동이 났다.
더 달라고 찾아온 장병들에게 남은 국수 한가닥까지 톨 톨 털어 줄만큼 대 성공이었던 오늘의 간식!
난 뭐했냐구???
난 법회하고.......사실 국수 배식 담당하고......
그리곤 틈내서 이렇게 또 사진도 찍어주고........
부지런을 떠는 법우들의 모습을 예쁘게 담아주는 것도 행복이기 때문이다.
장병들의 간식시간이 모두 끝나고.......
예전엔 장교식당이 있어 그곳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도라 전망대 전진 평화사로 갈 수 있었는데.....
이제 그마저 여의치 않아 창고 앞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쌀을 앉혀 밥을 짓고.....
한쪽에서는 다시 국수를 삶아 취사병들에게 한그릇 씩 가득히 담아주고.....
남은 국수를 각자의 그릇에 담아....
다시 꺼낸 육수 국물에 나누어 담는다.
이제사 우리의 점심을 챙기는 것이다.
오늘도 어른 몫 한사람분을 톡톡히 해낸 초딩 승우가 젊잖이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주선법우와 경희 법우님께서 준비해온 음식들!
열무김치에 오이지, 김치볶음,.......그리고 고구마 순 김치까지......
어느집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국수를 먹고 싶은 이들은 냉국수로.....
밥을 먹고 싶은 이들은 밥으로.....
여기 군대 안에서도 입맛에 따라 먹고 싶은 것을 골라먹을 수 있어 좋다.
이젠 식사도 모두 마치고 다시 음식 만들 식자재를 싣고 일월성 부대 출발! - 임진각 건너 전진평화사로 간다.
이곳은 전진 평화사 법당!
도라산 전망대 - 최 전방을 지키는 장병들에게도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좋다.
늘 경계근무를 서느라 힘들기도 할텐데.......
부처님 법을 듣고 배우고 믿겠다고 찾아온 장병들이기에.....
혹여 후회 되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나보다 더 우수하고 명석한 장병들도 있을게다.
장교분도 늘 빠짐없이 법회에 참석해- 한마디 말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 필기까지 해가며 듣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곤에 지쳐 잠든 병사도 있다.
그런데 고마운 것은 ...... 서로가 다리를 두드려주며 끝까지 경청하려는 노력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고 졸리울때면 부처님 법보다 더 달콤한 낮잠 한번 편히 법당에서 자는 것도 좋으련만.........
혹시 알아?
꿈속에 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 것을 깨달아 단숨에 부처가 될지???? ㅋㅋㅋㅋ
버너에 불을 붙이는 동안 잠시 한가한 틈에 뒷짐을 지고 있는 이종문 법우!
남은 열심히 법당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준비해온 케익으로 주선법우의 생일 축하 파티도 조촐히 열리고.....
남편몰래 자기들끼리 먹는 케익이 얼마나 맛있으면 요리도 천진스럽고도 얄밉게 웃음을 짓는 마눌과 일행들....
결국 난 한조각의 케익도 맛보지 못했다...ㅠㅠ
이젠 국수도 어느정도 삶아 진듯 싶다.
다들 눈들이 국수에 머물고......
잘 삶아진 국수는 다시 찬 물이 있는 도라전망대 쪽으로 달려가 찬물에 식혀와야만 한다.
남정들이 아니고는 실제 하기 힘든 봉사다.
그사이 아낙들은 또 그릇을 닦아 준비를 하고....
남은 냉 육수를 꺼내어 적당히 얼음을 녹이며 준비에 여념이 없다.
법회도 잘 마치고....
지난번 왔을 때 다들 서서 먹거나, 법당 처마밑에 쭈그리고 먹는 모습이 안스러웠던지.......
이번엔 커다란 돗자리도 2개나 가져와 펼쳐놓고 편히들 앉아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한 상옥부부의 마음이 참 곱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가 알아서 준비하고 배려하는 마음들......
어느 누구하나 꽤부리지 않고.....
일을 찾아가며 해주는 법우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그 마음을 아는지......
장병들은 맛있게 한그릇을 해치우고, 또다시 손을 내민다.
혹여나 더 달라고 하는 장병이 있을까 싶어 다들 맛있게 먹는 그들을 기다려 준다.
다 먹고 남은 마지막 2그릇!
승우가 한그릇을 매점 아줌마에게 가져다 줘야겠다고 해서 한그릇 담아주고.......
남은 한그릇은 잔돈을 거슬러주는 분에게 가져다 주자고 하자 딸 유진이 앞장서 따라 나서는 상옥이네 가족들...
나와 우리 가족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 볼줄 아는 마음이 얼마나 고우냐!
부모를 따라 배운다는 말을 새삼 여기서 또 배우게 된다.
오늘도 이렇듯 군 포교의 하루가 잘 마무리 되었다.
누가 시키면 이렇게 선뜻 달려와 줄까?
모두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함께하는 시간 - 이 작고 아름다운 마음들이 엮어져 젊은 장병들에게 옳게 보고- 옳게 생각하며 - 옳게 군대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면.......
그리고 비록 부모가 해주는 음식같이 맛있지는 못할지라도 늘 먹는 군대음식이 별식을 준비해 주고 싶은 법우들의 마음을 그들도 알것이다.
다음달 또 우리가 올 때를 수첩에 적어 놓겠다며 웃으며 인사하던 장병이 자꾸 생각이 난다.
그래 이것도 아름다운 인연아니겠니? ...............나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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