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여여롭게 살아볼텐데...

섬돌 2011. 1. 6. 09:57

       夫忠臣與孝子  不爲昭昭信節  不爲冥冥惰行

      부충신여효자  불위소소신절  불위명명타행

충신과 효자는 환한 대낮이라고 해서 자신의 예절을 남보란 듯이 펴는

일을 하지 아니하며,  어두운 밤이라고 해서 행실을 느슨하게 하지 않는다.

             <<小學, 稽古第四  소학 계고 제4>>

 

마음이 아프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 어우러져 가는 삶이 아름다운 것인데.......

 

세상사람들은 모두 자기만 옳다고 버티고, 우기고 , 상처받으며 아파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를 내려놓으라고......

생각을 내려놓으라고.....

모두 비우라고......

그리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걸림없이 가라고.....

 

헌데, 공허한 말은 허공에 떠돌고 마음은 늘 나를 채우기 위해 매달려 있음을 안다.

그런 나 때문에 아프고 슬프다.

 

어느날 밤- 대궐앞에서 수레 굴러가는 소리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덜컹거리며 가는

소리를 듣고, 누가 보던 보지 않던 임금이 계신 궁궐앞에서 예의를 갖추고 지나가는

거백옥을 두고 이른 소학의 예가 아니더라도....

굳이 충신과 효자만 밤과 낮을 구별하지 않고 행실이 바르겠는가!

 

범부의 삶도 남의 눈치를 떠나 곧고 바르게 예의를 갖추어 살수 있으련만.......

 

아직도 나를 옭아 맨 질기고도 모진 아집의 덩어리!

미련을 버릴 수만 있다면 충신의 길보다도... 효자의 길보다도......

눈밝은 세상에서 보다 더 여여롭게 살아 볼텐데....

 

겨울날 자신을 비워 낸 나목에서 봄이 꿈틀대며 잉태하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