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민회관 앞)9월의 정기산행(청계산)
일시 : 2006. 9. 17.(일) 09:30
산행지 : 청계산 종주(양재동 화물터미널에서 출발)
산행코스 : 화물터미널 -
옥녀봉 - 매봉 - 이수봉 - 국사봉 - 이수봉 - 옛골
참석회원 : 김성권회장, 이제만 총무, 신하호 원로, 임순만,
이장원(이혜리)
박찬정(양여사), 탁윤호, 김종권, 장흥기, 정승수, 이경환, 김세봉,
최재헌, 김영진, 김형수, 김진혁(이상 18명
+ 김성기)
홍콩에서 이름 붙여진 산산 태풍이 남해안을 휩쓸고 지나가는 일요일 아침!
비 소식을 접하면서도 약속된 양재동으로 가야만 하는 운명들(?)이 있었다.
용두팔 정기산행!
오늘 산행을 마중(?)나온 김성기가 잘 다녀오라며 산에 가서 사용하라고 각자에게 과일
깍기 선물까지 준비해 왔다.(칭구야! 고마버~~~~)
낮게 깔린 구름이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듯 한 날씨인데도 많은 친구들이 함께했다.
9시30분 모든 친구들이 다 모였다.
그러나 오늘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던 상현이가 보이지 않아 우린 10시까지 기다려야 했고....
결국 전화기도 꺼진 채 배신을 때린 그를 원망(?)하며 8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길가에 노란 가을의 전령사 은행을 털어 주어 담는 어느 부부의 바쁜 손길을 뒤로하고 청계산 입구에 모여 마트에서 사온 쌀, 더덕, 인삼 막걸리등과 소주를 몇 명의 배낭에 나누어 메고 산행을 시작했다.
(청계산 초입에서)
울창한 산림속으로 몸을 묻고 그 속에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우린 걷는다.
아카시아 잎부터 노랗게 물들어 가는 가을초입, 무성한 잎새 사이로 하늘이 언뜻언뜻 보이는 길을 따라 삼삼오오 사내들의 수다가 이어진다.
첫 번째 봉우리가 옥녀봉!
변강쇠눈에만 옥녀가 보인다는데......아무도 옥녀를 본 사람이 없었다. (다들 부실한 겨?)
이곳 코스는 맨발로 지압을 하며 걷는 황톳길이어서 성권이와 흥수등 몇몇은 등산화를 벋고 올랐다.
그래두 오래는 살고 싶어서....ㅋㅋ (하루해서 건강해 지냐? -발바닥 좀 아플께다.)
(맨발의 청춘-흥수/// 맨발로 오르면 변강쇠되냐????ㅋㅋ)
(못내 경마에 돈을 걸어야 하는데 서운해 하는 순만)
산아래 과천 경마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역산(순만)이 경마에 내기를 하자는 말에 에궁~
오늘은 내기당구 못하니 경마라도 해서 살림에 보탤려구???.....ㅋㅋ
아내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찬정이 손을 잡고 애정표현을 하고 오르는데......(샘난다)
(오늘의 옥녀? 찬정 옆구리)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제2목표 매바위와 매봉을 점령(?)하기위해 힘찬 발걸음을 띄었다.
이름모를 가을 보라색 꽃들이 빙긋이 웃으며 나그네의 발길을 유혹하건만 우린 이를 뿌리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팔각정까지 성급히 올라야만 했다.
오직 내 배낭에 빼꼼히 얼굴 내민 막걸리의 맛이 그리워 달려 올랐는데....ㅠㅠ
채 배낭에서 나와보지도 못하고, 어느새 뒤쫓아 온 순만이 눈을 부라리며 갈길을 재촉한다.
정상에 올라서 먹자는 말에 대꾸도 못하고 경환과 나는 입맛만 다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얼마를 올랐을까?
고인돌처럼 바위를 포개놓은 듯한 돌문바위에 다달아 오른쪽으로 세바퀴를 돌며 소원을 빌었다.
이곳에서 청계산의 정기도 받고...(소원이 뭘까??? -용두팔 이름을 용미팔로 바꾸게 해달라는 소원?)
(청계산 돌문바위)
드디어 매바위 바로 아래 18명의 전사가 모두 모였다.
제일먼저 내 배낭의 막걸리를 시식으로 세봉이 배낭을 가볍게 해주었다.
서로 먼저 꺼내려고 배낭을 내민다....ㅋㅋ
(그렇다고 다 먹고 오를 순 없잖아~~~~~~~~~~~)
검단산을 돌아나온 한강이 굽이 굽이 서울을 휘감아 서해로 빠지고....
빼곡한 빌딩숲 사이로 곧게 뻗은 경부고속도로가 남북으로 미끈한 각선미를 자랑한다.
왼편엔 서울 대공원 호수가 호젓이 가을빛을 머금고 건너 관악산을 품었다.
오른편엔 저 멀리 하남을 감싸안은 검단산이 마치 좌청룡 우백호를 연상케한다.
매바위에서 잠시 산아래 시름을 모두 벋어 던지고 기를 주어 담는 용두팔 전사들!
(좌청룡 우백호 매바위의 정기를 받아)
배에서 꼬로록~ 신호가 오고 우린 바로 매봉을 지나 넓은 명당을 잡아 둘러앉았다.
풍수를 보는 성권이 잡은 자리는 완죤히 뺀찌(배척)를 당하고..... 그옆으로 둘러앉은 우리 일행은 행복한 점심을 시작했다.
김밥, 볶음밥, 햄버거, 불고기, 갖가지 밑반찬에 복숭아, 포도, 참외등의 후식까지....
그리곤 마지막은 형수가 가지고 온 와인으로 분위기 UP!
이제부터는 취중산행이다.(말로만)
능선을 타고 산허리를 돌아 망경대에 이르고 보니 엊그제 세봉이가 쓴 청계산과 조윤에 관한 글이 생각난다. 멸망한 고려의 옛 수도 개경(송도)를 바라보며 눈물지었다는 그곳의 빼어난 경관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쉼을 청했다.
아득히 서해가 잡힐듯한데 고약한 산산태풍 때문에 희미한 형체만 느낄뿐......
하늘과 맞닿아 지나는 구름도 잡힐 듯한 이곳- 우리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바람에 풀풀 날린다.
망경대에서의 제1 포즈
(망경대에서 제2 포즈)
오늘 산행코스가 너무 멀게 잡혀져 고민하던 친구들이 하산을 결심하고 우린 양분되었다.
찬정이 내외, 경환이, 재헌이, 진혁, 종권이 일차로 하산하고 우린 이수봉을 향했다.
이수봉은 연산군때 유학자인 정여창이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이 산에 은거하면서 생명의 위기를 두번이나 넘겼다는 데서 생긴 지명으로 그곳에 오르면 우리의 수명도 늘어날래나(?)
이수봉정상을 지나 이번엔 하호와 윤호가 호호거리며 내려간단다.
(이수봉 돌탑)
이제남은 인원은 성권이, 순만, 제만, 장원부녀, 김영진, 장흥기, 세봉이, 흥수 그리고 나!
틀림없이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돼지 갈비를 뜯으며 용두팔 산악회 (용의 머리:산악회 회장단이 너무 팔팔한 산악회)를 씹으며 즐기고 있을게다.
앞으론 용미팔산악회(용의 머리보다 꼬리<용성회>가 팔팔한 산악회)로 바꿔야 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않을까?
(뒤늦게 내려간 하호는 점잖은 원로라서 국사봉까지 간 우리일행을 욕하진 않았겠지?)
국사봉 역시도 조윤이 나라를 사모하는 마음을 나타낸 봉우리이고 보면 청계산은 조윤과 많은 인연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수봉에서 국사봉을 잇는 능선엔 수목이 울창한 아래로 키작은 철쭉들이 손을 내민다.
하늘은 더욱 어두워졌다.
금방이라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질듯한 하늘!
바람의 세기도 거칠어졌다.
거친 바람에도 점잖게 흔들리는 푸른 솔 옆으로 잘 생긴 굴참나무 이파리들이 방정맞게 촐랑대며 나부낀다.
빗줄기가 한 두 방울 손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멋모르고 쫒아온 오늘의 산행코스! -누가 여기를 산책길이라고 했어?
이젠 세봉도 우리가 올라야하는 봉우리처럼 느껴지네...ㅋㅋ
완죤히 풀6시간을 넘긴 고단하고 힘든 산행이었다.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먼저 내려가 심신을 주신(酎神)과 함께 즐기고 있을 친구들이 보고 잡아진다.
누가 그랬는데......산은 정복하는게 아니라 즐기며 안겨야 한다고????
앞으론
산도 즐기고
술도 즐기고
친구도 즐기는 산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산길- 오늘 산행코스는 분명 청계산(淸溪山)인데 도무지 맑은 물을 볼 수가 없었다.
차라리 청곡산이라고 하지??
그런데 아!~~
옛골로 내려오는 골짜기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오늘 산행을 무사히 도와준 두 발에게 맑고 시원한 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들 세족에 동참하였고 발이 즐거우니 눈도 입도 모두 즐겁기만하다.(에궁~ 이렇게들 철이 없어서야....기둘리는 친구들도 생각해야지.....눈빠지겠다)
산과 시냇물!
우리의 마지막 만남의 장소도 산하(山河).
눈이 다들 십리는 빠져있을줄 알았는데......술에 취해 눈만 벌게져있다.
그래도 오늘 하루 모두들 건강하게 함께 마지막을 할 수 있어 좋지 않은가!
친구야!
산이 좋아 산에 취하고
술이 좋아 술에 취하고
친구가 좋아 여흥에 취하니
가을 산도 취해 붉게 달려들겠다.
(산하에서의 만찬)
취기가 온몸 젖어 들듯 우리의 우정도 온몸가득 녹아들기를 바라며.......
오늘 이 마음 고이 간직해 두자!
빗방울이 굵어졌다.
어둠의 잎이 주위를 온통 검게 물들이고 ........
그 어둠을 가로질러 또 내일을 향해 우린 옛골에서 서울로 걸어 나왔다.
즐겁고 행복한 만남은 늘 아쉬움을 남기며.........
2006년9월17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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