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子挺:김시습의 친구 안세응의 字)이 죽은 뒤 3년이 되는 임인(壬寅)년의 일이다.
친구 고생(高生)이 꿈에서 자정을 만나 서로 시를 지어 주고받고 하기를 평소와 같이 하였다.
자정이 "백공(伯恭:남효은)은 잘 있는가"를 묻기에,
친구 생이 말하기를,
“이미 절에 들어가 학문을 익히고 있다.” 하니,
자정이 별로 기뻐하지 않고 곧 시 한 수를 지어 생에게 기탁하여 두 사람에게 주었다.
“문장과 부귀가 모두 구름 같은데, 文章富貴摠如雲 (문장부귀총여운)
무엇 때문에 애써 글 읽기에 힘쓰랴. 何須勞苦讀書勤 (하수노고독서근)
돈이 있으면 술을 사 마실 것이요, 但當有錢沽酒飮 ( 단당유전고주음)
세상 인사는 말할 필요가 없도다.” 世間人事不須云 (세간인사부수운)
생이 깨어나서 그것을 나(남효온:추강)에게 적어주고 얘기해 주었다.
<< 秋江冷話 ,추강냉화 >>
생육신의 한분인 추강 남효은의 저서에 나오는 글이다.
누구나 행복이라는 열차를 타기위해 부지런히 돈벌고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나, 정작 행복이 무엇인가?
옛말에 '사람나고 돈난다'는 말이 있다.
자신과 이웃, 모두가 건강하게 함께 웃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의 시작이올 수 있음이리라.
글 쓰는 재미와 부귀영달을 꿈꾸지 않으리라.
책읽을 시간에 하늘 한번 더 쳐다보고 구름흘러가는 세상을 구경하리라.
친구와 더불어 술한잔 기울이고 , 사랑스런 가족과 어우렁 더우렁 맘편히 살으리라.
속절없는 삶의 한 모퉁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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