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돌 2009. 8. 27. 13:58

          

 

인조반정이 일어나던 날, 광해군은 북문 밖으로 달아나고 중전 유씨는 후원 어수당으로

숨었다.

군사들이 어수당을 포위하고 이틀이 지나자, 유씨가 말하였다.

“ 내 어찌 숨어서 살기를 바라겠느냐?”하고는 궁녀를 시켜 중전이 여기 있다고 알리라

하였다.

모든 궁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한씨 성을 가진 궁녀하나가 섬돌로 나아가

말하였다.

“중전께서는 여기 계시옵니다.”

대장이 의자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군졸들을 약간 뒤로 물리도록 명하였다.

궁녀 한씨가 중전을 대신해 물었다.

“ 주상께서 이미 나라를 잃으셨으니, 새로 주상이 되신 분은 누구시더냐?”

대장이 말하기를,

“선조대왕의 손자 되시는 분이옵니다.”

한씨가 자기 생각으로 물었다.

“오늘 이 계획은 종사를 위한 것이요, 부귀를 위한 것이요?”

대장이 답하길,

“종사가 망해 가는 까닭에 우리들이 어쩔 수 없이 새 임금을 받들어 반정을 한 것인데

어찌 부귀를 위한 것이겠소?“

한씨가 말하길

“ 이미 의리로써 명분을 삼았다면, 어찌 전왕의 왕비를 굶겨 죽게 할 수가 있소?”

대장이 그말을 듣고 인조에게 보고하여 먹을 음식을 후하게 제공하였다고 한다.

                         << 公私見聞錄, 공사견문록 >>

 

 '말 한마디로 천량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가 내뱉는 말이 누군가에게 약이 될 수도 있거니와, 자칫 잘못 내두르면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입은 마음을 담아 내는 그릇으로 혹여 생각없이 내 뱉는 말 속에 자신의 인품이 드러나

보일 수 있음을 명심하고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다.

 

 궁녀 한씨의 충정도 높이 사려니와 그녀의 지혜와 더불어 기개 또한 그의 평상시

품성에서 나왔으리라 생각된다.

 

 늘 일희일비 하지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덕을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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